[미리분석] 극동유화, '안정성' 부각될까?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에 우리나라를 포함한 신흥국 증시가 야단 법석이다. 미국 투자자들이 투자했던 돈을 거둬갈 것이라는 우려에 증시가 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일각에선 지난 6월 이미 버냉키의 발언으로 매를 한 번 맞았던 터라 양적완화가 시행된다해도 그 파급효과가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같은 혼란의 시기 투자자에게 간단하면서도 매우 유용한 접근법이 있다. 바로 거시 경제 변동성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꾸준히 실적 성장세를 유지하는 기업에 집중하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극동유화는 체크해볼 여지가 있는 기업이다. 

극동유화는 공업용 윤활유, 유동파라핀을 만드는 회사로 경남 양산시에 본사와 공장이 있다. 주로 기계, 공업용 기어 등에 필요한 윤활유를 생산한다. 2011년 6월에는 현대오일뱅크와 경기지역 LPG 충전소 임차 계약을 체결해 사업을 확장했다. 이 밖에 방수용시트와 아스팔트도 전체 매출의 10% 정도 차지한다.
 
▷ 5년 평균 ROE 12.1%

극동유화는 지난 2008년 이후 거의 매년 10% 이상(최고 15.5%, 최저 9.9%)의 ROE(자기자본이익률)를 기록했다. 지난 2분기 연환산 기준(최근 4개 분기 합산) ROE 11.8%, 최근 5년 평균 ROE는 12.1%다. 이는 극동유화의 순이익이 ROE 수준으로 꾸준히 성장했다는 의미다. ROE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본이 늘어난 만큼 순이익이 늘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5년 내에는 2008년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 그리고 그 여파로 이어진 경기 침체기가 포함됐다는 점에서 극동유화가 녹록치 않는 경영 환경 속에서 안정적인 성장을 해왔다고 볼 수 있다.

극동유화의 매출액은 지난 2007년 이후 연평균 21% 늘어 지난해 3332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연평균 26% 늘어난 지난해 177억원을, 순이익은 연평균 30% 늘어난 지난해 11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같은 꾸준한 실적 성장은 주력 제품인 윤활유의 특성과 수출 증대, 신사업인 LPG 부문에 힘입은 결과로 풀이된다.

윤활유는 기계가 원활히 작동할 수 있도록 해준다. 쓰이는 곳, 기계가 작동하는 조건에 따라 종류와 품질이 다양하다. 시계와 같은 작은 정밀기계에서 비행기 엔진에 이르기까지 폭 넓게 사용된다. 윤활유 수요는 산업 전반의 가동률과 연관이 깊은데, 소모적인 제품 특성상 수요가 비교적 꾸준하다는 특성이 있다. 극동유화는 윤활유의 일종인 유동파라핀(무색, 무취의 순수한 기름)도 만든다. 유동파라핀은 화장품 원재료, 식품첨가물 등 경기 변동에 둔감한 제품의 원재료로 쓰인다. 

이러한 윤활유 시장에서 극동유화는 수출을 기반으로 성장해 왔다. 극동유화의 윤활유 부문 내수 판매량은 지난해 19만5800 D/M(드럼)으로 2007년 대비 10% 느는데 그쳤다. 하지만 수출 판매량은 지난해 39만5240만 D/M를 기록해 2007년 대비 69% 늘었다.  

또한, LPG충전소 사업에 신규 진출한 것도 안정적 성장세에 힘을 보탰다. 극동유화는 지난 2011년 6월 현대오일뱅크와 4개 LPG충전소 임차 계약을 맺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LPG 부문 매출액은 전년보다 40% 급증한 1027억원을 기록했다.

▷ 10년래 최저 시가배당률 3.4%

극동유화는 지난 10년간 최소 3% 이상의 시가배당률을 주주에게 제공했다. 10년래 최고 시가배당률은 지난 2004년 기록한 10.2%, 최저치는 지난 2009년과 지난해 기록한 3.4%다. 만약 올해도 지난해와 같은 주당 700원의 배당금을 지급하면 예상 시가배당률은 3%다. 이는 전일 기준 국고채 3년물 금리인 2.97%보다 0.03%p 높은 것이다. 극동유화가 지난 2004년 이후 계단식으로 배당금을 올려온 점을 고려하면 올해 배당금이 늘어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안정적이고 꾸준한 배당은 주가 하락의 안전판이 될 때가 많다. 주가 하락시 배당매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 자동차용 윤활유 매출이 없는 점은 리스크

경쟁사와는 달리 자동차용 윤활유 매출이 없는 점은 리스크다. 경쟁사인 한국쉘석유와 미창석유는 각각 미국, 일본 기업과 기술 제휴를 맺고 자동차용 윤활유를 생산한다. 자동차용 윤활유는 기계, 금속가공 등에 비해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다.

대규모 윤활유를 소비하는 자동차용 수요가 없어 윤활유 부문 물량도 경쟁사보다 적다. 이에 가격 경쟁력도 다소 약한 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 주식MRI 분석 결과, 상장사 상위

아이투자가 개발한 주식MRI로 분석한 극동유화의 투자 매력도 종합 점수는 25점 만점에 17점으로 전체 상장기업 중 118위(상위 7%)를 차지했다.

중장기적으로 이익 성장률이 높아 고성장주에 속하며 재무 안전성은 높아 안전한 편이다. 또한 소비자 독점력이 높아 경기 변동에 관계 없이 현재의 수익성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밸류에이션 점수가 1점으로 낮다. 2분기 연환산 기준(최근 4분기 합산) 현재 주가수익배수(PER)가 6.3배로 과거 5년 평균 5.5배보다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 점 등이 반영됐다.

주식MRI는 아이투자에서 자체 개발한 실시간 종목분석 도구다. MRI 종합 점수는 수익성장성과 재무안전성 뿐만 아니라 기업의 이익 지속성을 가늠할 수 있는 사업독점력과 적정주가 수준까지 함께 고려해 판단한다. 주식MRI 종합 점수는 25점이 최고 점수이며 높을수록 저평가 우량 기업이다. 또한 종합점수가 높을수록 5각형 모양의 도형 내부가 가득찬 그물 형태로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