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아내) 2013-06-30

2012년 말과 비교할 때 2013년 2분기 마지막 날인 6월말 현재의 시장 평균 지수 변화율은 다음과 같습니다.

5월말 Kospi 지수는 작년 말 지수 대비 + 0.2% 마감함으로써 시장 전체적으로 상승할 수 있겠다는 희망을 주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6월 주식시장은 지난 5월을 편안하게 보낸 데 대한 시샘을 하는 것처럼 많은 투자자들을 힘들게 하였습니다. 잔인한 5월은 아마 음력으로 5월이었던 모양입니다.

제가 운용하는 펀드는 6월 중 3월 결산법인인 증권주의 배당금 입금이 있었고 현금 비중 덕분에 Kospi 시장이 – 6.9% 하락한 것에 비해 선방한 – 2.4% 평가이익 감소에 그쳤습니다. 덕분에 펀드 전체 투자금액은 작년 말과 비교할 때, 평균 + 25.7% (공개하는 펀드(아내)는 + 25.5%) 평가이익이 늘어났습니다. 비교 기간 동안 – 6.7% 하락한 Kospi 지수에 비해 무려 32.4% 나은 성과를 얻었습니다.

상반기 결산인 만큼 지난 1분기와 비교해서 돌아봅니다. 주식을 늘리기 보다 현금을 늘리는 데 주력하였습니다. <동서>, <부국증권(우)>는 전량 매각하였고 <한국기업평가>는 펀드(법인) 계좌 보유분만 두고서 모두 매도하였습니다. 3월 결산법인인 <한국주철관>을 신규 편입하였고, <경남스틸>, <동일기연>, <신영증권>은 비중을 늘렸습니다. 주가 하락에 따른 물타기성 매수였고 <신영증권>의 경우 <부국증권> 매도에 따른 증권주 & 3월 결산 기업 비중 늘리기 차원의 매수였습니다.

지난 1분기에는 <대신증권(우)>와의 이별을 아쉬워했었는데, 이번 분기엔 그 만큼 오래 보유했던 <부국증권(우)>와의 이별이 있었습니다. 둘 다 장기보유에 따른 배당소득세 감면 조항이 폐지되지 않았더라면 보유비중을 줄였을 망정 보유 대상이었을 것입니다. 한 때 포토의 50% 정도 비중을 차지했던 증권주는 이제 <신영증권>과 동 우선주만 보유하게 되었는데, 투자비중 15%로 은근히 느꼈던 부담감은 완전히 덜어냈습니다.

<동서>의 경우 음식료주에 한정해서 본다면 여전히 비싼 가격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동사와 친했던 저로선 올해 들어 많이 오른 가격은 2년 후쯤 다시 만나야 할 가격으로 여겨져 잠시 이별했다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몇 차례 재회에서 동사는 한 번은 이전 매도가 보다 비싸게 매수했고 2번쯤은 싸게 매수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현금 비중을 유지하기 위해 일부 투자금을 CP에 투자하면서 가져간 현금 비중은 3월말 17.4%에서 현재 29.2%까지 늘어났습니다. 최근에 만난, 시장을 나쁘게 보는 짐 로저스나 이종우 등의 글에서 어쩌면 막연한 공감을 찾게 됩니다. 주식 투자한 이후 현금 비중을 거의 갖지 않았었는데, 나이 탓인지^^ 현재의 현금 비중에서 편안함을 느낍니다. 현재 마음은 지금보다 현금 비중을 좀 더 늘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상반기 실적을 반성하는 만큼 운용하는 펀드 전체의 평가손익을 살펴 보았습니다. 공개하고 있는 펀드(아내)와 비슷한 종목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자금 용도에 따라 나눠 운용하고 있는 데 펀드 별로 수익률 차이가 나는 것은 99% 각자의 운이 아닐까 싶습니다.

- 전년 대비 6월말 평가수익률 (괄호 안은 1분기 말 평가수익률)

Fund(1 호): + 25.4% (+ 14.5%)

Fund( B  ): + 25.0% (+ 14.4%)

Fund(법인): + 36.1% (+ 17.5%)

Fund(아내): + 25.5% (+ 14.6%)

Fund(아영): + 29.8% (+ 18.4%)

Fund(준영): + 24.4% (+ 13.6%)

매월 공개하고 있는 펀드(아내)의 6월 중 투자현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3월 결산법인이란 희귀성과 비교적 배당에 적극적인 편인 <한국주철관> 편입 역시 도움이 되었습니다. 상반기 마지막 날 주가 상승을 이용해서 일부 종목의 비중을 줄임으로써 현금 비중을 늘렸습니다.

보유주식 현황 (2013-06-30)

<한국주철관>을 매수했습니다. 증권주에서 많은 기업이 결산 월을 12월로 옮겼고 <한국기업평가> 역시 12월로 옮김으로써 12월 결산 아닌 기업의 희귀성이 있습니다. 자산가치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지지만 배당에 적극적인 점이 마음에 들어 매수했는데, 의외로 빠른 주가 상승으로 비중을 늘리기 보다는 오히려 월말에 일부 매도하였습니다. 10% 상승을 목적으로 한 것은 아니므로 추가 매수 기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경남스틸>의 경우 다른 운용 펀드에는 이미 편입되어 있었습니다. 기업 자체 저평가는 물론이지만 은행 금리수준 이상의 배당을 기대할 수 있고 우연히 오너 사장의 선행을 알게 된 것이 매수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2013년 상반기는 무척 운이 좋았습니다. 공부하지 않은 것에 비해 수익률이 좋았고 쳐다보지도 않는 기업들의 주가 하락으로 인해 상대적인 평가에서도 좋은 성적을 얻었습니다. 길게 보고 하는 것이 투자라고 누누이 되뇌면서도, 매일 매주 매월 매 분기 매년 따지며 희비를 논하는 것이 인간인지라 속을 끓이는 일이 적었다는 점에서 참으로 다행스러웠습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인생을 무거운 짐을 지고 먼 길을 가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투자 역시 다르지 않을 겁니다. 이왕 가는 길이라면 즐겁게 갔으면 합니다. ‘가치투자’를 추구한다면 그 길이 많이 편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나심 탈렙의 명저 [행운에 속지 마라]에서 배운 것처럼 겸손하게 하반기를 맞으려고 합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짐 로저스는 미국의 양적 완화 정책에 대해 1안이든 2안이든 좋지 않을 거라고 독설을 뱉습니다. 현재 가장 좋은 투자수단은 ‘현금’이라고 단정하고 있습니다. 제 마음이 끌리는 것을 느꼈습니다.

나심 탈렙을 언급하다 보니, 그의 책을 읽으면서 정리했던 내용 중 그가 제시한 Black Swan 시대를 살기 위한 방책 4가지를 옮기기로 하였습니다. 부실한 상반기 반성문을 보완해 줄 좋은 말씀이라고 생각됩니다.

첫째, 과거 데이터를 통해 만들어진 ‘모델’보다는 경험을 믿어야 한다

 - 데이터를 맹신하면서 생기는 오만은 파멸을 낳는 법이다

둘째, ‘무엇을 하라’고 하기보다는 ‘하지 말라’는 부정적 조언에 주목하라

 - 빚을 지지 말라는 전래의 금언이 있지만 대다수 비즈니스스쿨에서는 차입해서 투자해 이익을 내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현실이고 결국 전 세계를 위기로 몰고 갔다

셋째, 과도한 낙관을 경계하라

 - 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4 달러를 버는 것보다 보험에 가입하고 2 달러를 버는 곳이 훨씬 낫다

넷째, 이기는 것 보다는 실수를 피하는 것이 결국은 이익이다

 - 실수만 피해도 꾸준히 노력하면 일류보다 앞서가고 행운을 누릴 수 있다. S&P 500 상장기업들의 흥망사를 보면 큰 기업들은 사라지지만 작은 기업들이 위기 때 더 잘 버티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