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시분석] 대림제지, 코스닥 저PER 1위

코스닥 지수가 2% 가까이 급락하는 가운데 코스닥 상장사 중 주가수익배수(PER)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난 대림제지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8일 오후 12시 46분 현재 이 회사 주가는 0.3% 내린 4085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개장 전 아이투자가 코스닥 상장사의 PER를 집계한 결과 대림제지의 PER이 2.93배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PER은 개장전 시가총액을 최근 12개월 합산 순이익(연결 지배주주 혹은 지분법적용순이익)으로 나눠 구했다.



대림제지의 주가는 지난해부터 꾸준한 상승세를 나타내 지난달 28일 장중 4475원으로 10년래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후 조정를 받아 현재 최고가 대비 약 9% 하락한 상황이지만, 여전히 10년래 최고 수준에 머물고 있다.

양호한 주가 흐름에도 대림제지의 PER이 코스닥 상장사 중 가장 낮은 것은 지난해 순이익이 급증한 결과다. 지난해 대림제지의 매출액은 768억원으로 전년보다 2% 줄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304% 늘어난 136억원을, 순이익은 290% 늘어난 12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 감소에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급증한 것은 가격 스프레드(제품 판매단가 - 원재료 매입단가) 개선으로 수익성이 높아진 결과다. 지난해 대림제지의 국내고지 매입단가는 KG당 181원으로 전년보다 22% 하락했다. 반면 골판지용 원지 판매단가는 톤당 42만1400원으로 12% 하락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7.7%로 전년도 4.3%보다 13.4%P 상승했다.

대림제지는 1984년 설립된 골판지 원지 제조업체다. 골판지 원지는 골판지 상자를 만들기 전 종이 상태의 제품을 말한다. 대림제가가 만든 골판지 원지는 삼보판지, 동진판지 등에 납품돼 택배물품, 라면, 과자 등을 담는 포장상자로 최종 완성된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골판지 원지 출하량 기준'으로 대림제지는 시장점유율 4.5%를 기록했다. 국내 골판지 원지 시장은 신대양제지, 동일제지, 아세아제지, 수출포장, 대림제지 등 상위 8개 업체가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다. 나머지 30%는 생산능력 200톤 미만의 영세 기업들이 차지한다.

골판지는 부피에 비해 부가가치가 낮아 수출 또는 수입을 통해 이득을 보기 어렸다. 전형적인 내수 산업으로 경제 성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국내서 단기간에 수요가 큰 폭으로 늘기 어렵다. 반면, 국내 골판지 원지 업체들은 원재료인 고지(폐지)를 대부분 국내서 조달해 제품을 만들고 있다. 따라서 가격 스프레드(제품 판매단가 - 원재료 구입단가)에 따라 이익 규모가 결정되는 특징을 보인다.  

한편, 대림제지는 최근 분기인 지난해 4분기엔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4분기 매출액은 158억원으로 전년보다 20% 줄고, 영업이익은 28억원으로 3% 줄었다. 이는 고지 가격 하락분이 제품가에 반영돼 가격 스프레드가 축소된 결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