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분석] 서원인텍, 외인·기관 '쌍끌이'...왜?

서원인텍이 큰 손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아 관심을 끈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서원인텍은 최근 한 달 간 외국인과 기관이 모두 순매수했다. 지난달 13일부터 전날까지 외국인은 31만3706주를 사들였고, 기관은 31만9462주를 순매수했다. 이들의 전체 순매수 수량은 63만3168주로, 같은 기간 전체 거래량(775만주)의 8.2%, 상장 주식수(1860만주)의 3.4% 규모다.



큰 손들이 서원인텍을 주목한 것은 실적 개선과 성장 기대감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서원인텍은 삼성전자 휴대폰 부품 제조업체로, 과거 휴대폰 키패드를 주력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2000년대 후반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사업 환경이 악화되자 스마트폰용 부자재(볼륨키, 고무, 스폰지, 사출 등)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결국 사업전환에 성공하며 지난해 실적이 개선됐다.

전날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서원인텍의 지난해 매출액은 1759억원으로 전년 대비 6% 감소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75억8400만원으로 36% 늘었고, 순이익(자회사 손익 포함)은 105억원으로 5% 증가했다. 키패드 사업이 축소되면서 매출액은 줄었지만, 스마트폰 부품 비중이 높아지면서 수익성은 개선됐다.

스마트폰 부자재 비중이 커진 것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가 호조를 보인 덕분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판매량 기준으로 30.4%(2억1300만대)의 점유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가 연간 기준으로 스마트폰 점유율이 30%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2011년 점유율인 19.9%(9740만대)보다 10.5%P 늘어난 것이다.



증권가에선 올해도 서원인텍의 실적 개선을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태블릿 PC가 판매 호조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 기기의 목표 판매량을 늘려 잡기까지 하고 있다. 오는 3월 14일(미국 현지 시각) 하이엔드(고사양) 스마트폰인 '갤럭시 S4'가 공개될 예정인데, 삼성전자는 갤럭시 S4의 목표 판매량을 월 1000만대로 책정했다. 전 모델인 갤럭시 S3는 1000만대를 판매하는 데 50일 걸렸다. 삼성전자의 목표 판매량 상향은 제품 출하량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서원인텍에 긍정적이다.

서원인텍은 현재 신사업으로 2차전지 보호회로와 와이브로(Wibro) 단말기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보호회로는 과충전을 방지하는 2차전지의 필수 부품으로 LG화학을 통해 레노버, 델, HP에 노트북용으로 납품된다. 와이브로 단말기는 이동 중 초고속인터넷을 이용하도록 하는 휴대용 모뎀으로, 중동지역 사우디모바일리(Mobily)사와 이란 모비넷(Mobinet)사에 공급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해 와이브로 단말기 사업은 사우디모바일리향 매출이 감소하면서 적자전환했고, 2차전지 사업도 HP의 노트북 사업 철수로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지난 5일 한화투자증권은 와이브로 사업의 경우 방글라데시와 페루 등 거래처 다변화로 올해 흑자전환을 예상했다. 그리고 2차전지 사업 또한 중국 자회사로의 설비 이전으로 원가절감이 가능해져 소폭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정보 전문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증권가는 서원인텍의 올해 실적(별도 기준)으로 매출액 2750억원(+56%), 영업이익 179억원(136%), 순이익 235억원(+50%)을 전망했다. 이를 반영한 주가수익배수(PER)는 11배다. 지난해 실적(자회사 손익 포함)을 반영한 PER은 25배, 주가순자산배수(PBR)는 2.8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1%다.

한편 서원인텍에 투자 중인 큰 손으로는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지분율 7.68%), 국민연금(7.41%)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