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분석] 영풍제지, '통큰' 배당 결정...왜?

영풍제지가 대규모 배당을 결정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영풍제지는 배당금 총액으로 36억9200만원을 결정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은 2000원이고, 시가배당률은 무려 11.97%다. 영풍제지의 이번 배당은 이 회사 금액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이며, 시가배당률은 세 번째로 높다.

배당성향(순이익 대비 배당금 비중)은 44%로 과거와 큰 차이가 없다. 영풍제지의 배당성향은 최근 10년간 10~71% 사이를 오갔다. 일반적으로 배당성향을 통해 그 회사의 배당정책을 판단할 수 있지만, 영풍제지의 경우 원재료 값에 따라 순이익이 크게 변동하는 특성이 있어 판단이 어렵다. 지난해 배당총액이 최대 규모임에도 배당성향이 44%인 것은 순이익 또한 10년간 최대 규모를 달성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영풍제지의 경우 배당성향보다는 배당금 총액을 보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영풍제지의 이번 대규모 배당은 증여 이슈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영풍제지의 창업주인 이무진 회장은 지난달 3일 보유 주식 전량(113만8452주, 지분율 51.82%)을 노미정 부회장에게 증여했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노 부회장은 보유 지분율이 종전 4.36%에서 55.64%로 대폭 늘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에 따라 노 부회장은 증여세를 내야 한다. 업계에 따르면 노 부회장이 내야 하는 증여세는 약 100~13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이번 폭탄 배당은 증여세 납부를 위한 최대주주 측의 자금 조달 목적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노 부회장은 이번 배당으로 약 20억원을 갖게 된다. 이를 전부 세금 납부에 사용한다 하더라도 세금 100억원 가량을 더 내야하기 때문에 당분간 지난해와 동일한 규모의 배당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만약 주당 배당금 2000원이 유지된다면 전일 종가 기준 예상 시가배당률은 10.8%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영풍제지는 현금성 자산 189억원과 단기금융자산 19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사업환경에 큰 이변이 없는 한 향후 배당금 지급엔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 증여세 계산은 어떻게?

증여세를 계산하기 위해선 먼저 증여재산가액을 산출해야 한다. 증여재산가액은 증여일 전후 2개월 평균종가에 수증주식수와 할증률을 곱해 계산된다. 할증률은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지분 50%를 초과로 보유 하고 있는 경우 30%가 적용된다. 여기에 부부간 증여 시 6억원이 공제된다. 이렇게 계산하면 과세표준 금액이 나온다. 과세표준에서 세율 50%를 곱하고, 누진공제액 4억6000만원을 빼면 산출세액이 나온다. 여기서 자진신고 시 10%가 공제된다. 이렇게 계산해서 나온 금액이 납부할 세액이다.

영풍제지의 경우 증여를 발표한 지 2개월이 되지 않아 아직 평균종가가 산출되지 않는다. 최근 3개월 간 주가는 1만5000원에서 2만원 사이를 오갔는데, 중간값 1만7500원을 적용할 경우 예상 증여세는 약 109억원 정도로 산출된다.



노 부회장은 오는 3월 말까지 증여세 자진신고를 해야 한다. 만약 연부연납을 신청할 경우, 매년 4%의 이자를 더해 향후 5년간 나누어 낼 수 있다. 아니면 증여받은 주식으로 물납을 신청할 수도 있다. 만약 전자를 가정한다면, 매년 23억원(4% 이자 포함) 가량을 납부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