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분석] 파인디지털, 경쟁사 앞지른 비결 있나?

파인디지털이 경쟁사 대비 주가와 실적이 양호한 흐름을 보여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네비게이션 및 블랙바스 전문업체인 파인디지털은 최근 1년간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1년 전 3000원 초반대였던 주가는 현재 8790원을 기록하고 있다. 무려 3배 가까이 급등한 것이다. 반면 경쟁사인 팅크웨어의 주가는 1년 전 1만원대 초반에서 지난해 4월 2만원 중반까지 2배 이상 급등했다가 하락세로 전환, 다시 1만원 중반대로 내려왔다.



동일한 사업을 하고 있는 두 회사의 주가가 엇갈린 것은 상반된 실적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파인디지털은 지난 12일 잠정 실적 공시를 통해 지난해 영업이익이 101억원으로 전년 대비 824% 급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37% 늘어난 881억원, 순이익은 450% 증가한 103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팅크웨어는 지난해 잠정 영업이익이 51억1500만원으로 49%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1793억원으로 7% 줄었고, 순이익은 47억3400만원으로 25% 감소했다.



두 회사 모두 블랙박스 시장 확대에 따른 수혜를 입었지만, 네비게이션 사업에서 명암이 갈렸다. 파인디지털은 매립형 네비게이션 사업을 신규로 시작하면서 네비게이션 시장 축소에 따른 매출 감소분을 방어하는 데 성공했다. 반면 팅크웨어는 네비게이션 부문의 매출 감소를 만회할 만한 사업이 없다보니 시장 축소에 따른 피해를 고스란히 입었다.

파인디지털의 매립형 네비게이션은 2010년 10월에 출시한 신제품이다. 사업 초기 네비게이션 매립 공업사가 10개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30여개로 늘어 판매량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파인디지털의 네비게이션 매출 중 30% 가량이 매립형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이 비중은 점차 올라가고 있다. 매립형은 단가가 거치형보다 비싸 매출 증대 및 수익성 개선에 유리하다.

▷ 블랙박스 성장 기대감...네비게이션 시장 축소 + 경쟁 심화는 리스크

파인디지털은 향후에도 블랙박스 시장 확대에 따라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 따르면 블랙박스 보급률은 여전히 10% 초반대로 성장 초기 국면이다. 관련업계는 ▲블랙박스에 대한 필요성 인식 확산 ▲지방자치단체의 블랙박스 장착지원 ▲보험료 할인혜택 ▲상용차의 블랙박스 장착 의무화 ▲스마트 기기 보급 확산 등으로 블랙박스 보급률이 빠르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

파인디지털은 자회사 맴퍼스를 통해 신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맴퍼스는 네비게이션 지도 전문업체로, 최근 해외 진출 및 위치기반서비스(LBS)를 검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2억원을 순이익을 올렸다.

지난달 15일 IBK투자증권은 파인디지털이 블랙박스 성장에 힘입어 올해 매출액이 1100억원(전년비 +25%), 영업이익이 150억원(+49%)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만약 순이익률이 11.7%로 지난해와 동일하다면 예상 순이익은 129억원이다. 이를 반영한 2013년 선행 주가수익배수(Forward PER)는 6.9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4%다. 지난해 전체 실적을 반영한 PER은 8.6배, ROE는 13%다.

단 네비게이션 시장의 축소와 블랙박스 부문의 경쟁 심화는 리스크다. 최근 네비게이션 시장은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대체 제품의 등장으로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 매립형 네비게이션이 매출 감소분을 방어하고 있으나,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에 급격한 판매 증가를 기대하긴 어렵다.

블랙박스 시장은 중소형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진입을 시작했다. 사업 초기엔 상위권 업체들의 제품이 주를 이뤘으나, 현재는 60~70개 회사들의 다양한 제품이 난립하고 있는 상태다. 경쟁이 심화되면 판매량 감소는 물론 단가 하락 압력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오히려 파인디지털이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