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분석] 일신방직, 신영에서 다시 사는 이유?

일신방직이 신영자산운용(이하 '신영자산')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아 관심을 끈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신영자산운용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까지 일신방직 주식을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 이 운용사는 지난해 12월 10일 일신방직 1.65%P를 매입해 보유 지분율이 9.8%로 확대됐다고 공시했다. 그리고 지난 지난달 10일엔 지분 0.27%P를, 전날엔 1.1%P를 추가로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현재 보유 지분율은 11.17%다.

신영자산이 일신방직 지분을 5% 이상 매입했다고 최초로 공시한 시기는 지난 2006년 1월이다. 2007년 지분율을 5% 이하로 축소키도 했지만, 이후 2년 간은 주식을 사들이는 데 집중했다. 그리고 2009년 3월엔 보유 지분율이 10%를 넘어섰다.

이후 신영자산은 주식 사고 팔기를 반복했다. 그러다 주가가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한 2010년 6월부터는 지분 축소에 들어갔다. 2011년 4월엔 지분율이 10% 이하로 떨어졌고, 2011년 11월엔 8.15%까지 낮췄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투자의 기본 원칙을 잘 지킨 셈이다.

그리고 1년간 별다른 매매가 없던 신영자산이 지난해 12월부터 다시 지분을 늘리기 시작했다.



신영자산이 일신방직을 다시 주목하기 시작한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첫째, 면화 가격이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점과 둘째, 고가 원재료 투입이 끝나가 적자 해소가 기대된다는 점이다.

일신방직은 원사, 가공사 등을 만드는 면방업체다. 면방업체들의 주요 특징은 원재료인 면화 가격이 오르면 이익이 증가한다는 데 있다. 일반적인 제조업체들은 원재료 값이 내려야 원가율이 하락해 이익이 개선된다. 그러나 원사 등의 제품은 면화 가격이 상승하면 즉각적으로 제품가에 반영돼 판매된다. 이 때 저가에 미리 사둔 원재료가 투입되면 제품가와 원재료 가격의 차이(스프레드)가 벌어져 영업이익이 급증한다.

면방업체들이 최근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건 면화 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010년 말부터 2011년 초까지 강세를 보이던 면화 가격은 이후 약세로 전환했다. 그리고 지난해까지 꾸준히 하락했다. 이로 인해 고가 원재료 투입과 제품가 인하가 겹치면서 실적이 악화된 것이다.



그런데 지난해 말 면화 가격이 반등을 시작했다. 파운드당 60~70센트에 머물던 면화 값이 지난달 25일(현지 시각) 80센트를 넘어서는 데 성공했다. 최근 3년간 가장 낮은 수준의 가격이다보니 더 하락하긴 힘들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만약 이 반등을 시작으로 상승세가 지속된다면 면방업체들의 이익은 턴어라운드 될 수 있다.

현 상태를 유지한다고 해도 과거와 같은 적자를 기록하긴 힘들다. 이미 고가로 사들인 원재료 투입이 끝나갈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신방직의 영업이익은 2011년 3분기 가장 큰 적자(-247억원)를 기록했고, 이후 적자폭은 점차 줄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20억원으로 2011년 이후 가장 적은 규모의 적자였다.

환율 약세도 긍정적이다. 일신방직의 경우 수출 비중이 65%에 달하지만, 원재료인 면화를 전량 수입하고 있어 원/달러 환율이 하락해야 유리하다.



단, 현 주가는 과거에 비해 싼 수준으로 보기 어렵다. 지난해 자본총계를 반영한 이 회사의 현재 주가순자산배수(PBR)는 0.43배다. 이는 5년 평균치인 0.38배보다 높은 수준이며, 최근 10년 중 최고값인 0.47배 근처다. 주가수익배수(PER)와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적자인 관계로 산정이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