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 불닭’, ‘00 매운 짬뽕’ 매운 맛 집의 대표적 브랜드다. 화려한 색깔과 자극적인 맛에 사람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혀가 아릴 정도로 맵지만, 미각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하다. 먹고 나면 속이 쓰려 고생을 하지만, 잊을 만하면 어김없이 다시 찾게 만든다.
반면 천연 식재료로 만든 웰빙 푸드는 어떤가. 화학조미료를 넣지 않아 감칠맛이 덜하다. 자극적인 음식에 비해 싱겁고 식감도 덜해 입에 잘 맞지 않는다. 하지만 먹고 나면 속이 편안하다. 꾸준히 섭취했을 경우 몸이 가벼워지고 건강해짐을 느낀다.
식생활에서 나타나는 현상이 주식시장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발 빠른 투자자들은 자극적인 테마주를 찾는데 분주하다. 테마주란 어떤 이슈가 생길 때, 이와 관련된 사업을 하고 있거나 기업의 오너가 연관돼 있어 주가가 크게 움직이는 종목을 말한다. 실제로 테마가 기업 가치에 큰 영향을 주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의 경우도 많다.
반도체장비 업체인 디아이가 좋은 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전 세계적으로 흥행몰이를 하며 미국 빌보드차트 2위에 올랐다. 이 가운데 기업의 오너가 싸이 아버지란 이유로 디아이 주가는 약 한 달 만에 6배 넘게 올랐다. 그러나 강남스타일이 인기를 끈다고 해서 반도체장비가 잘 팔리는 것은 아니다. 결국 디아이 주가는 1만3100원까지 올랐다가 5000원선까지 추락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이 같은 실체 없는 테마주에 매력을 느낀다. 단기간에 자신의 자산이 두 세배 오르는 꿈을 꾸며 소위 ‘몰빵’ 투자를 감행한다. 당장은 수익을 낼 수도 있다. 그러나 머지않아 큰 손실을 보는 경우가 대다수다. 자극적인 음식에 매료돼 폭식을 하고, 다음 날 쓰린 속 때문에 고생하는 것과 흡사하다.
이와 배치되는 것이 가치투자다. 가치투자란 본래 가치보다 싸게 거래되는 종목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수익성, 성장성, 안전성 등 다양한 항목을 점검해보니 가치가 1000원이란 계산이 나왔는데, 실제로 이보다 싸게 거래되는 종목이다. 그 만큼은 가치주는 대부분 시장에서 소외된 종목이다.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가치투자는 건강식처럼 딱 봐도 호감이 가지 않는다. 사람들의 관심 밖임은 물론이다. 맛은 또 어떤가. 싱거운 데다 식감 또한 뛰어나지 않다. 투자해도 단기간에 큰 수익을 내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란 얘기다.
그러나 속에 담겨 있는 영양분은 뛰어나다. 기업이 시장에서 평가받는 것과 달리 꾸준히 이윤을 창출하고 있으며, 재무 안정성도 우량하다. 경영진의 마인드도 훌륭하다. 주위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고, 분할 매수관점에서 접근하면 언젠가 제 가치가 인정받아 만족할 만한 수익을 안겨줄 수 있다. 몸에 좋은 음식을 장기간 섭취하면 우리 몸이 건강해지는 것과 같은 원리다.
‘천하를 얻어도 건강을 잃으면 헛일이다’라는 말이 있다. 우리 삶에 있어서 건강은 최고의 가치란 뜻이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올바른 식생활도 그만큼 중요하다. 이런 관점에서 투자자를 위한 건강식은 무엇인지 생각해 본다. 자극적인 테마주보단, 기업 가치 대비 저평가 돼 있는 종목에 투자하는 가치투자가 답이란 생각이다. 당장은 맛이 없어도 꾸준히 섭취하면 건강해지는 음식처럼,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방법은 바로 가치투자다.
이래학/ 한국투자교육연구소(KIERI) 아이투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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