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레터]원금 회수에 28년...사실래요?

어제 주식시장에 씁쓸한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수십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케이블TV 출연자·투자자가 검찰에 구속됐다는 뉴스인데요. 이들은 보유한 주식을 증권관련 방송에서 추천한 뒤 주가가 오르면 팔아서 수익을 냈다고 합니다.

이들이 추천했던 주식은 안랩입니다. 2011년 10월 "대선 관련 테마주로 부상했다"며 추천했습니다. 안랩의 2011년 9월 30일 주가수익배수(PER)는 28.6배였습니다. 이는 안랩이 이익을 유지할 때, 투자금을 이익으로 회수하려면 28년이 넘게 걸린다는 의미입니다. 스마트폰 성장이 본격화돼 매분기 이익 신기록을 경신하던 삼성전자의 당시 PER은 9.7배로 안랩의 1/3 정도였습니다. 안랩의 주가는 싸다고 보기엔 근거가 약했던 셈입니다.

급등하는 주가는 많은 투자자들이 기업은 보지 않은 채 주가만 보게 만듭니다. 조울증 환자인 '미스터 마켓'은 종종 투자자에게 이러한 기업의 주식을 사지 않겠냐고 물어봅니다. 이때 현명한 투자자는 욕심을 잠시 접고, 몇 가지 핵심지표를 체크한 다음에 미스터 마켓과 거래할 것입니다.

잊을만 하면 발생하는 주식 관련 사기 사건은 전체 투자자에게도 좋지 않습니다. 주식투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확신시키고, 주식시장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려 기업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죠. 새해에는 이른바 '작전'으로 부당이득을 챙기는 범죄자들과 이를 통해 피해를 입는 분들이 없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