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시분석] 만호제강 1%↑...그레이엄 조건 '충족'

만호제강이 상승세다. 3일 오후 2시 41분 현재 전일 대비 1.4% 오른 1만4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만호제강은 시가총액이 순운전자본 이하인 종목이다. 이 회사의 현재 시가총액은 591억원으로 9월 말 기준 순운전자본인 1107억원보다 47% 가량 낮다. 순운전자본이란 유동자산에서 유동부채를 뺀 금액으로, 워렌 버핏의 스승이자 가치투자의 창시자인 벤저민 그레이엄은 이 값을 기업 가치의 척도로 사용했다. 그레이엄은 시가총액이 순운전자본의 67% 이하에 거래되면 매수하라고 강조했다.



만호제강은 철제 및 섬유 로프를 만드는 회사다. 철제 로프는 와이어, 경강선, PC강선 로프 등으로 나뉜다. 와이어 로프는 조선, 건설, 교량 등에 쓰이며, PC강선은 건설 및 사회간접자본(SOC) 확충에, 경강선은 자동차와 전자 산업에 주로 이용된다. 섬유 로프는 어업, 특히 양식용으로 많이 쓰인다. 제품별 매출 비중은 철제 83%, 섬유 16%다.

만호제강는 국내 시장을 과점하고 있다. 철제 로프 부문의 시장점유율은 25%, 섬유 부문은 28% 수준이다. 철제 제품은 부산과 창원 공장(연간 생산능력 20만2000톤)에서 생산되며, 섬유 제품은 양산 공장(1만6000톤)에서 제조된다.

철제 로프의 주 원재료는 선재(WIRE ROED)다. 선재는 강도가 약하지만, 열처리 공정과 여러 갈래로 꼬는 가공을 거치면 튼튼한 와이어가 된다. 만호제강은 포스코(POSCO)를 비롯한 중국, 일본 기업들에게 선재를 구매하고 있다. 섬유 로프는 합성수지로 만들어지며, 국내 호남석유로부터 원료를 공급받고 있다. 선재 및 합성수지 가격이 하락하면 만호제강의 수익성은 개선된다.

만호제강은 국내 시장 포화를 극복키 위해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2000년대 초 30%였던 수출 비중은 지난해 37%까지 올랐다. 해외 지역별 매출 비중은 미국 12%, 일본 50%, 동남아 29%, 기타 9%다. 일본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으나 엔화 차입금이 있어 원/엔 환율이 하락해야 유리하다. 반면 원/달러 환율은 오를수록 이익에 긍정적이다.

6월 결산법인인 만호제강은 올 1분기(2012.7.1~2012.9.30) 부진한 실적을 내놨다. 매출액은 605억원으로 15%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5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순이익도 -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제품가 하락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주력 제품인 와이어 로프의 올 1분기 가격은 킬로그램(Kg)당 1751원으로 지난해보다 7% 하락했다. 섬유 로프 가격도 2981원으로 3% 내렸다.

최근 4분기 합산 실적을 반영한 이 회사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3.3%다. 5년 평균치인 6.4%의 절반 수준이다. 주가수익배수(PER)는 8.6배, 주가순자산배수(PBR)는 0.28배다. 5년 평균값(각각 6.7배, 0.34) 대비 PER은 높고, PBR은 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