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Q 리뷰] 게임株, 모바일 '방긋'.... 온라인 '울상'

"모바일이 온라인을 덥쳤다."

 

게임주들의 명암이 엇갈려 관심을 끈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모바일 게임업체들은 3분기 실적이 크게 개선된 반면, 온라인 게임업체들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최근 스마트 기기의 보급 확산으로 모바일 게임을 즐기는 유저(이용자)가 급격히 늘면서 온라인 게임 시장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아이투자는 모바일 게임업체(모바일 게임 매출 비중이 50% 이상)와 온라인 게임업체로 나눠 실적을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모바일 게임업체인 컴투스, 게임빌, JCE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5~450% 개선됐으나, 온라인 게임업체는 엔씨소프트를 제외하곤 모두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 컴투스, 영업이익증가율 421%로 1위

모바일과 온라인 게임 전부를 통틀어 영업이익이 가장 크게 개선된 종목은 컴투스다. 컴투스는 올 3분기 영업이익이 5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1% 급증했다. 매출액은 146% 늘어난 224억원, 순이익은 483% 증가한 75억원을 기록했다. 모바일 게임업체 중 영업이익증가율 2위는 113%를 달성한 JCE, 3위는 26%를 기록한 게임빌이다.



컴투스는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주력 게임 중 하나인 '타이니팜'이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 게임으로부터만 월 20~30억원 가량의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증권가에선 인센티브 지급과 프로모션 강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 등이 겹치면서 예상보다 적은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평가한다. 

 컴투스는 4분기 신작 게임(약 10종)의 출시를 앞두고 있어 향후 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분석된다. 신작 게임은 대부분 소셜네트워크게임(SNG)이다. SNG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플랫폼을 기반에서 서로 연결된 사람들과 즐기는 게임을 말한다. 최근 유행하는 '애니팡'과 '드래곤 플라이트'도 SNG에 속한다. 일반 게임에 비해 수익성이 높고 수명이 긴 것이 장점이다. 컴투스는 카카오톡과 자체 플랫폼인 컴투스 허브를 통해 신규 SNG를 내놓을 계획이다.

2위를 기록한 JCE는 스포츠 온라인 게임인 '프리스타일' 시리즈로 유명한 회사였으나, 최근 모바일 게임에 뛰어들면서 실적 개선세를 지속하고 있다. 전년 대비 실적이 개선된 것은 SNG인 '룰더스카이' 덕분이다. 룰더스카이는 2010년에 출시돼 국내 SNG 게임 부문에서 상위권을 유지해왔다. 현재도 일일접속자(DAU)가 7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모바일 게임의 신작 라인업이 없었고, 온라인 게임의 매출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올 3분기 실적은 전분기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순이익은 전분기에 비해 각각 14%, 55%, 71%씩 줄었다. 이에 따른 실망감으로 JCE주가는 전날 하한가를 맞는 등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신작 게임은 내년에 출시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빌은 자체 개발한 주력 게임인 '프로야구'와 '제노니아'의 매출 하락과 인력충원에 따른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그러나 전분기와 비슷한 규모를 유지했고 증권가의 예상을 충족해 시장에선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게임빌도 컴투스와 같이 4분기에 대규모 신규 라입업을 출시할 계획이다. '2013 프로야구'와 '제노니아5'를 포함해 총 15종이다. 또 네이버 '라인'을 통해 게임을 런칭할 예정이어서 향후 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네이버 라인은 카카오톡과 비슷한 모바일 메신저로 현재 일본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에 따라 네이버 라인으로의 게임 런칭은 곧 일본 시장으로의 진출로 이어질 수 있다.

▷ 엔씨소프트, 나홀로 실적 개선...시장 반응은 '글쎄'

온라인 게임업체 중에서 영업이익증가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엔씨소프트다. 이 회사는 올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5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했다. 매출액은 23% 늘어난 1822억원, 순이익은 75% 증가한 472억원을 거뒀다. 이 외 기업들은 모두 영업이익이 감소하거나 적자전환했다.



엔씨소프트가 유일하게 실적 개선을 이룬 것은 신작 게임인 '길드워 2'의 호조와 '블레이드앤소울(이하 블소)'의 매출 증대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길드워2는 458억원, 블소는 32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블소는 지난 6월에, 길드워 2는 지난 8월에 런칭된 게임으로 '리니지', '아이온'을 잇는 MMORPG(대규모 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 플레잉 게임) 게임이다.

블소는 국내 시장을 공략한 반면 길드워2는 북미와 유럽 시장을 타깃으로 잡았다. 특히 길드워2는 출시 전에만 100만장이 예약 판매됐고, 출시 10일 만에 100만장이 추가로 판매되는 등 흥행 가도를 달렸다. 지난 9월 말에는 누적 판매량이 200만장을 돌파했다. 반면 블소는 '리그오브레전드' 등 경쟁작에 밀려 기대치보다 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엔씨소프트의 대한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실적이 증권가의 예상치를 하회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모바일 게임이 경쟁자로 부각되면서 향후 전망에 대한 가시성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는 이러한 시장 변화에 발맞춰 모바일 게임으로 사업영역을 넓힐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게임하이, 엠게임, 드래곤플라이, 이스트소프트, 바른손게임즈 등은 온라인 게임의 시장 축소와 신규 라인업의 부진 등으로 실적이 악화됐다. 이들 업체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6~100% 감소했다.

현재 대부분의 온라인 게임업체들은 모바일 게임으로의 사업 영역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의미있는 매출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 그나마 위메이드 정도가 카카오톡을 통해 등의 게임을 런칭하면서 자리를 다지고 있을 뿐 나머지 그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 중에서 주목할 만한 기업은 텐트 제조업체인 라이브플렉스다. 이 회사는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게임 사업에 진출, 지난 7월 성인용 온라인 게임인 '퀸스블레이드'를 런칭해 큰 호응을 얻었다. 최근엔 모바일 게임인 '삼국군영전'을 출시, 티스토어(T-Store)에서 1위에 오르는 등 흥행가도를 달렸다. 그리고 지난 13일엔 신규 모바일 게임인 '대항해 미니(mini)'를 시장에 내놨다.

한편 '1조 거부'로 알려준 슈퍼개미 이민주 에이티넘 회장은 라이브플렉스 지분을 취득했다고 지난달 31일 공시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민주 회장과 에이티넘아시아조합은 장외에서 김호선 라이브플렉스 사장으로부터 각각 110만주씩을 사들여 총 220만주(9.4%)를 확보했다. 주당 평균 매입단가는 4500원이다. 에이티넘팬아시아조합은 이민주 회장이 소유한 에이티넘파트너스(지분율 100%)의 자회사 에이티넘인베스트가 결성한 사모펀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