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동향] 에이티넘은 왜 네패스신소재를 대량 취득했을까

8일 증시가 대입 수능시험으로 1시간 늦게 개장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에이티넘인베스트가 지분 5.5%를 신규 확보한 네패스신소재가 주목된다. 

전일 에이티넘인베스트는 자사의 사모펀드인 에이티넘아시아조합이 지난달 8일부터 이달 6일까지 네패스신소재 주식 15만8352(지분 5.5%)를 주당 평균 9846원에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에이티넘인베스트는 언론 보도를 통해 '1조 거부'로 알려진 이민주 회장이 지분 100%(특수관계인 1인 포함)를 보유한 에이티넘파트너스의 자회사다. 에이티넘파트너스는 에이티넘인베스트 지분 32%를 보유 중이다.

이로써 2인의 '슈퍼개미'가 직간접적으로 네패스신소재 지분을 대량보유하게 됐다. 에이티넘인베스트에 앞서 지난 9월 정성훈씨는  특수관계자 3인과 함께 네패스신소재 지분 6.2%를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총 5인의 보유자 가운데 정 씨 개인 지분율은 5%다. 정 씨는 언론보도를 통해 보유 주식 평가액이 130억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큰손들의 연이은 '러브콜'은 모회사 실적 호조에 따른 수혜로 실적 개선을 지속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네패스신소재의 순손익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올 상반기 매출액은 90억2100만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6% 늘고, 영업손익과 순손익은 11억3600만원과 13억1400만으로 모두 흑자로 돌아섰다.

이는 모회사 네패스의 영업 호조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반도체 후공정 업체인 네패스는 최근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반도체의 후공정 외주를 확대한 덕에 실적이 개선됐다. 올 상반기 매출액은 123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4% 늘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156억원과 108억원으로 각각 43%와 58%가 늘었다. 이에 힘입어 반도체 후공정용 소재를 모회사에 공급하는 네패스신소재의 실적도 함께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네패스신소재는 반도체 후공정 소재를 만든다. 주력 제품은 메모리 반도체 및 LED(Light Emitting Diode)용 성형 복합수지(EMC)다. EMC는 반도체소자를 외부 충격, 수분 등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사용된다. 리드 프레임, 골드 와이어와 함께 반도체 후공정에 사용되는 3대 기능성 재료 중 하나다. 반도체 후공정이란 전공정을 통해 만들어진 반도체 칩이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전기 배선을 하고, 또한 외부 환경으로부터 보호를 위해 플라스틱 수지로 덮어주는 것이다.

3분기 실적 개선도 기대된다. 모회사 네패스의 실적이 양호한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증권정보업체인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증권가사 전망한 네패스의 매출액 전망치 평균은 전년 동기보다 41% 늘어난 740억원,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140%와 352%가 늘어난 129억원과 93억원이다.



한편, 이민주 회장은 지난 1990년 후반 유동성 위기에 처해있던 지역 유선방송 업체들을 사들여 C&M 그룹을 설립했고 지난 2008년 C&M그룹 지분 65%를 사모펀드에 1조4600억원을 받고 판 뒤 1조 거부로 유명해졌다. 이후 증시에서 슈퍼개미라고 불리며, 투자하는 기업마다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정성훈 씨는 네패스신소재에 앞서 올해 3월 말 5% 이상 보유를 신규 공시한 로만손의 주가 급등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로만손 주가는 신규 보유 공시일인 3월 29일부터 현재까지 63% 상승했다. 정 씨의 현재 로만손 보유 지분율(특수관계인 포함)은 약 10.2%로 평가액(현재 주가 기준)은 183억원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