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분석] 비아트론, '통 큰' 투자 결정....왜?

최근 상장한 새내기 비아트론이 '통 큰' 투자 결정을 내렸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비아트론은 1주일 전인 지난 12일 공시를 통해 지난해 자기자본의 50% 규모인 120억원을 투자해 신규 시설투자를 하겠다고 공시했다. 지속 성장을 위해 생산능력을 증가시킬 목적이다.

회사는 2분기말 기준 92억원 규모의 현금및현금성자산과 143억원 상당의 단기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시설투자 비용은 큰 부담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장 당시 주식발행초과금 등의 유입으로 자본이 238억원에서 471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기 때문이다.

공사 개요에 따르면 5117제곱미터 넓이의 건축면적에 연면적 1만3680제곱미터 규모의 건물이 지어진다. 평수로 환산하면 4145평가량으로 본사와 2공장을 합한 1805평의 2배 이상이다. 현재 공장은 임차해 사용하고 있어 설비투자가 완료되면 새로운 공장으로 이전할 가능성도 있다. 공사기간은 2013년 4월 15일까지다.

▷ 첨단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5월 상장 새내기

비아트론은 지난 5월 상장됐고 상장 당시 공모가는 1만5900원이다. 19일 증권가에 따르면 전일 종가는 1만4750원으로 공모가 아래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 회사는 공모 청약 경쟁률 835대 1을 기록하며, 상당한 인기를 끌기도 했다.

회사는 첨단 디스플레이에 속하는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고해상도 액정디스플레이(LCD)에 사용되는 저온폴리실리콘(LTPS)기판, 휘어지는 디스플레이(Flexible Display) 관련 열처리 장비를 제작한다.



AMOLED는 삼성전자가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기술로 갤럭시 S3, 노트 등에 사용되고 있으며, 경쟁사인 LG디스플레이에서도 양산라인을 구축해 TV를 생산하고 있다.

고해상도 LCD는 애플의 레티나 디스플레이로 알려졌는데 주로 아이폰, 뉴아이패드에 탑재돼 이들 제품의 판매호조에 따라 생산량도 증가하고 있다. 두 가지 관련장비를 모두 제작하는 비아트론은 고객사의 AMOLED 투자와 고해상도 LCD투자 수혜를 같이 누린다.

▷ 고객사 투자에 따른 제품 매출 비중 변화

지난 2010년에는 AMOLED 투자가 늘어 관련 매출 비중이 57%를 차지했고, 최근에는 고해상도 LCD 장비 수요가 늘며 관련 장비의 매출 비중이 52%를 기록했다. 이 기간 동안 매출액은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 2010년 연간 216억원을 기록했으나 올해에는 상반기에만 이를 넘어선 25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2분기 매출액은 19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4억원으로 9% 줄었고, 순이익은 45억원으로 14% 증가했다. 매출원가 증가에 따라 영업이익은 감소했으나 금융비용 감소로 순이익은 개선됐다.

▷ 인라인 장비 세계 유일...높은 기술력

AMOLED 및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제작에는 일반 LCD와 달리 섭씨 500도 이상의 고온 열처리 과정이 필요하다.

고온 열처리 과정에 쓰이는 장비는 수평으로 작업이 이뤄지는 인라인(inline) 방식과 수직 구조인 배치(batch) 방식의 두 가지가 있다. 일반적으로 인라인 방식이 배치 방식보다 2배가량 높은 작업효율을 가진다. 다만 디스플레이 기판이 수평으로 지나가는 과정에서 정확한 온도를 제어하고 동작을 수행할 수 있게 장비를 제작해야 하는 기술력이 요구된다.

증권업계에서는 현재 세계적으로 5개 업체만이 고온 열처리 장비 제작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비아트론이 유일하게 인라인 장비를 생산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 공동 기술개발, 국책사업 참여로 실력 쌓기

이 같은 기술력을 갖게 된 이유는 비아트론의 연혁에서 찾아볼 수 있다. 설립자 김형준 대표는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MIT 전자재료공학 박사 학위를 받아 지난 1991년부터 홍익대학교 신소재공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김 대표는 지난 2001년 비아트론을 설립해 이듬해인 2002년 벤처기업 등록과 함께 투자를 유치 받아 제품 개발에 나선다.

설립 1년 만인 2002년 10월 디스플레이 업체와 AMOLED공동 개발에 착수했고, 이듬해에는 LTPS 열처리 장비를 개발했다. 또한, 지난 2004년 세계 최초로 레이저를 이용하지 않고 AMOLED를 결정화하는 장비 시제품을 개발했다. 기존 레이저 공법은 넓은 면적의 디스플레이를 제작하기에 어렵고, 비용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어 같은 해 10월 대면적 AMOLED 차세대 성장동력 사업 참여, 이듬해엔 21세기 프론티어 국책과제 등에 참여하며, 기술력을 쌓았다.

증권가에서는 주요 고객사인 LG디스플레이,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 BOE, 대만 업체 AUO 등의 설비투자 증가로 비아트론이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달 14일 동양증권은 보고서에서 비아트론의 올해 매출액을 810억원, 내년 매출은 1100억원으로 지속 성장을 보일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디스플레이 산업의 경기변동에 따른 고객사의 설비투자 지연, 창업투자회사가 들고 있는 12% 규모의 지분이 매물로 나올 가능성(오버행 이슈) 등은 비아트론의 위협요인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