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분석] 모토닉, 왜 기관이 살까

최근 기관이 자동차 부품업체 모토닉 주식을 꾸준히 사 모아 관심을 끈다. 지난달부터 전일까지 기관은 모토닉을 꾸준히 순매수했다. 이기간 기관의 누적 순매수 규모는 34만7237주로 발행주식총수의 1.05%다. 주가 역시 꾸준히 올랐다. 16일 개장 전 주가는 1만850원으로 9월 초보다 39% 상승했다.

▷ 자동차용 기화기 제조업체...LPG차량 증가 수혜

모토닉은 1974년 설립된 자동차용 기화기(카뷰레타) 제조업체다. 최대주주는 김영봉 회장으로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지분 40.6%를 보유하고 있다. 이 밖에 외국계 투자회사 피델리티가 10%를 갖고 있다.

기화기란 실린더 속에서 연료를 기체로 만든 후 공기와 적당한 비율로 섞는 장치다. 차의 시동을 걸거나 가속을 내는 데 필요한 동력을 공급한다. 모토닉의 주력 제품은 기화기의 일종인 LPI시스템이다. LPI시스템이란 LPG와 공기를 혼합해 시동부분을 원활히 해주는 부품이다. 액화석유가스(LPG)차량에 채용되며 현대차, 기아차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납품된다. 반기 말 매출의 29%를 차지하며, 단가도 타 제품보다 높아 모토닉의 실적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이 밖에 변속기의 구동력을 기어에 전달하는 클러치, 최적의 공기량을 엔진에 공급하는 스로틀바디, 등을 생산한다. 모토닉이 생산하는 제품은 다양하며, LPI시스템을 제외한 제품 매출 비중은 10%내외로 적은 편이다.

모토닉은 3개의 종속회사를 두고 있다. 반기 말 기준 관계기업등지분관련투자자산은 551억원으로 자산 대비 14%다. 비중이 가장 큰 대성정기는 기화기 및 스로틀바디를 생산하는 국내 법인이다. 이 밖에 중국법인인 북경모토닉, 인도법인인 모토닉인디아를 두고 있는데 두 곳 역시 스로틀바디를 만든다. 모토닉은 대성정기 지분 70%, 북경모토닉 60%, 모토닉인디아 60%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 신제품 수주 계약 '봇물'

최근 모토닉은 다양한 신제품을 개발, 고객사로부터 수주를 확대하고 있다. 올부터 매출이 발생하고 있는 연속가변밸브리프트(CVVL)가 대표적이다. CCVL은 가솔린자동차의 연비절감과 출력향상을 위한 제품이다. 세계적으로 BMW, 도요타, 닛산에 이어 모토닉이 4번째로 개발에 성공했다. 올 상반기 57억원의 매출이 발생했으며, 비중은 4.6%다.

2011년엔 현대기아차로부터 GDI 가변밸브리프트(VVL) 시스템과 GDI 고압연료펌프 어셈블리, 전자식 배기가스재순환(EGR) 개발업체로 선정됐다. GDI VVL는 포르쉐 등 일부 차종에 적용되는 제품으로 연비절감 추세와 맞물려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GDI 고압연료펌프 역시 고출력, 고연비를 위해 쓰이는 제품이다. 원천기술을 보유한 곳은 독일의 보쉬(BOSCH)를 비롯한 일부 해외 메이저 업체뿐이다. 전자식 EGR은 배기가스 일부분을 연소실로 다시 유입시켜 질소산화물 발생을 억제하는 제품이다. 현대기아차 디젤차량의 핵심엔진에 탑재될 예정이다.

세 제품 모두 2014년 6월부터 양산될 예정이며, GDI VVL은 4년간 678억원, 전자식 EGR은 4년간 765억원가량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GDI 고압연료펌프의 경우 현대기아차 내 시장규모가 연간 1000억원에 이른다는 평가다.

해외 업체와의 거래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 2011년 모토닉은 오스트레일리아 오르비탈과 포드 신형 LPG차량에 적용될 LPI시스템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작년부터 오는 2015년까지 5년간 232억원의 매출이 발생할 예정이다. 올 3월에는 인도네시아 국영기업과 가스 컨버전 툴킷 판매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최근 인도네시아 정부는 휘발유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고, 대체 원료인 LPG와 CNG 사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모토닉은 가스 컨버전 툴킷 공급을 위해 인도네시아 내 현지 생산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지난 7월 기아차로부터 LPGI 엔진의 연료 레일 개발 업체로 선정됐으며, 지난달 20일엔 현대기아차의 A2 EURO 6 엔진용 공기 조절 밸브 개발 업체로 선정됐다. 양산시기는 오는 2014년 9월로 예정돼 있다. 계약 금액을 기재한 공시만으로 2014년 이후부터 연간 1300억원가량의 매출이 추가로 발생할 전망이다. 모토닉의 연간 매출액이 2500억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상당한 규모다.



▷ 순현금·자사주·배당 '多'...매출채권 회전일수 상승은 '주의'

모토닉은 재무구조가 우량한 회사다. 지난 2008년부터 무차입 경영을 하고 있으며, 반기 말 유동비율은 1135%로 높고. 부채비율은 15%에 불과하다. 현금성 자산도 많다. 현금및현금성자산은 316억원, 단기금융자산은 1766억원이다. 이는 개장 전 시가총액 3581억원의 58%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뿐만이 아니다. 모토닉은 현재 자사주 1038만5221주(31.4%)를 보유하고 있다. 자사주는 언제든지 시장에 매각해 다시 현금화 할 수 있기 때문에 현금과 동일하게 계산할 수 있다. 1038만5221주를 개장 전 주가로 현금화하면 1126억원이 넘는다. 워렌 버핏은 황금주식을 고르는 7가지 방법 중 하나로 ‘자사주를 매입하는 회사’를 꼽았다.

배당도 두둑한 편이다. 모토닉은 실적이 감소한 2011년을 제외하고 배당금을 꾸준히 늘려왔다. 지난 2008년부터 3%이상의 시가배당률을 유지했다. 지난해 보통주 1주당 250원을 배당했는데, 시가배당률로 환산하면 3.5%다. 현재 연 3% 수준인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금리보다 높은 수준이다.

한편 모토닉의 운전자본 회전일수는 점검이 필요하다. 2011년부터 매출채권 회전일수가 급격히 길어지고 있다. 2010년 말 39일에 불과한 매출채권 회전일수는 올 상반기 97일로 대폭 뛰었다. 매출채권 회전일수란 제품을 판매하고 현금으로 회수하는 데까지 걸리는 기간을 말한다.

매출채권 회전일수가 계속해서 길어지면, 그 만큼 현금이 들어오는 속도가 늦어져 유동성 위기에 빠질 수 있다. 향후 매출채권이 현금으로 잘 회수되는지 매 분기 마다 사업보고서를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