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분석] 금호석유, 대주주-국민연금 매수..배경은?

화학 업황 부진에 따라 화학업체들의 주가가 고전하고 있다. 15일 증권가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연초 대비 5% 오른 1933.26에 마감됐지만 화학업종 지수는 4315.1로 1%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을 6% 밑돈 것이다.

금호석유도 비슷한 흐름이다. 지난 12일 종가는 11만7000원으로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 1월 2일 종가 16만5000원에서 29% 하락한 수치다. 



▷ 주가와 실적 모두 부진...순이익 71% 줄어

금호석유의 최근 실적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2조670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5% 감소했다. 원가율 상승이 반영돼 수익성은 더욱 나빠졌다. 영업이익은 1531억원으로 65.4% 줄었으며, 순이익은 830억원으로 71.1% 감소했다.

매출원가는 무려 12% 증가한 2조4589억원으로 집계됐다. 수요 감소로 제품가는 하락한 가운데 원재료 가격은 상승하는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주요 제품인 합성고무 가격은 톤당 362만원으로 지난해 364만원에서 소폭 내렸다. 반면 매입 비중 49%를 차지하는 주요 원재료 부타디엔(BD) 가격은 미터톤당 3078달러로 지난해 2729달러에서 12% 가량 상승했다.

회사가 속한 화학산업은 유가변동과 경기변화, 정부의 산업정책에 따라 수요 공급의 변화가 작용하는 경기변동형 산업이다. 원재료 가격과 제품가격의 변동에 따라 수익성이 변동하며, 환율과 환경규제 등의 요인도 영향을 미친다.

▷ 대주주, 국민연금은 '매수'

이 와중에 국민연금공단과 주요주주 박찬구 회장이 금호석유 지분을 사들여 눈길을 끈다. 지난 9일 국민연금공단은 금호석유 지분 5.13%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규 지분공시 했다. 주식 대량보유 공시제도에 따라 상장회사 주식 5% 이상을 신규 매수하게 되거나 5%이상 주주의 경우 보유비율 변동 시 공시를 통해 밝혀야 한다.

국민연금공단은 지난 2009년 5월에도 5.08%의 지분율을 신고하며 금호석유 주요주주로 이름을 올렸다가 같은 해 7월 지분을 3.35%로 줄인 바 있다.

또한 박찬구 회장은 지난달 28일과 이번 달 4일, 8일 3차례에 걸쳐 회사 주식 4019주를 매수했다. 취득 평균 단가는 12만3181원으로 총 대금은 4억9506만원이다. 이로써 보유 지분율은 5.98%로 0.01% 늘었다. 최대주주는 박철완 상무보로 지분 9.98%를 보유하고 있으며 박 회장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합한 지분율은 23%다.



▷ 설비증설, 제품 수요 증가...4분기 or 내년에는 실적 개선 기대

일반적으로 회사 사정을 잘 아는 내부자가 자사 주식을 매입한 경우 기업 가치에 긍정적이다. 또한 이 경우 회사의 향후 실적 개선이 예상되거나 현재 주가가 기업가치 대비 저평가 돼 있을 가능성도 있다.

증권가에서는 금호석유에 대해 3분기에는 부진한 실적을 보이겠지만 4분기 혹은 내년에 실적 개선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8일 SK증권은 보고서에서 천연고무 가격 상승으로 합성 고무 가격도 오를 여지가 있다고 밝혀 금호석유 제품가격 상승을 예상했다. 또한, 시설 증설을 통해 매출도 늘어나게 돼 4분기에는 실적 회복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 5일 부국증권은 금호석유가 진행중인 설비 증설이 연말에 완료되고, 오는 11월 유럽에서 시행되는 타이어 라벨링 제도에 따라 제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실적 개선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타이어 라벨링 제도란 판매되는 타이어에 에너지소비 효율 등급, 노면 제동력, 회전저항, 소음 등의 기능성 항목이 표시돼 소비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제도다. 이 제도에 따라 고성능 타이어 수요가 증가하게 돼 금호석유가 생산하는 합성고무 중 고사양 제품인 솔루션스티렌부타디엔고무(SSBR)의 수요가 늘 것이라는 예상이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제도가 12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 국내 과점 합성고무 회사

금호석유는 국내 합성고무 시장의 50%를 점유한 1위 업체다. 합성고무는 천연고무와 흡사한 성질을 갖는 제품으로 천연고무보다 유연성이 높으며, 열에 견딜수 있게 개량해 주로 자동차 타이어로 쓰인다. 또한 합성고무 생산에 필요한 첨가제를 만드는 정밀화학 부문도 국내 시장의 60%를 점유하고 있는 과점 업체다.

사업부는 합성고무부문, 합성수지부문, 정밀화학부문으로 나뉜다. 사업부별 매출액 비중은 각각 64%, 24%, 3%다. 합성수지 사업부에서는 전자제품, 자동차 부품, 건자재 등으로 사용되는 합성수지(플라스틱)를 생산하고 있다.



▷ 부채비율, 차입금 비중은 투자시 '점검'

2분기 말 기준 176%를 기록 중인 부채비율과 54%인 차입금 비중은 부담 요인이다. 부채비율이 100%를 넘거나 차입금 비중이 40%를 초과하는 경우 재무 안전성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 또는 이익 감소에 따라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충당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유동비율은 67%, 이자보상배율은 3.1배를 기록했다.



최근 실적을 반영한 연환산(최근 4분기 합산) 주가수익배수(PER)는 14.6배, 주가순자산배수(PBR)는 2.37배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6.1%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