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분석] 인텍플러스, 외관 검사장비 제조업체

업황 개선에도 소외된 주식이 있다면 투자자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만큼 저평가됐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인텍플러스는 스마트폰 등 IT기기의 고급화로 수혜를 입고 있는 회사다. 그러나 투자자에겐 관심 밖이다. 외국인 보유율이 0%에 머물러 있고, 기관 매매도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주가도 지지부진한 상태다. 지난 2011년 1월 공모가 7000원으로 상장한 이 기업은 초기 급등 현상을 보이기도 했지만, 1년도채 되지 않아 5000원선 아래로 급락했다. 현재 주가는 4475원이다. 이 종목은 업황 및 실적 개선으로 재평가 받을 수 있을까?

 

 

▷ 외관 검사장비 전문업체

 

인텍플러스는 1995년에 설립된 외관 검사장비 제조업체다. 최대주주는 임쌍근 대표이사로 지분 16.7%를 보유하고 있다. 외관 검사장비는 육안으로 관찰하던 물체의 외관을 영상기술을 이용해 자동화하는 장비다. 인텍플러스는 설립 초기 반도체용 검사기기만을 생산했으나, 현재는 태양광, LED, 디스플레이 제품까지 분야를 확대했다. 부문별 매출 비중은 반도체 76%, LED 7%, 디스플레이 2%, 기타 15%로 태양광 제품은 올 상반기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다. 

 

 

 

검사장비 산업은 시장이 가장 큰 반도체 업황에 영향을 받으며, LED, 태양광 분야는 각국 정책 동향에도 민감하다. 그러나 전방업체의 시설투자에 따라 수요가 변동하는 일반 장비업체보다는 덜 민감한 편이다. 생산 공정 안정화에 따라 검사장비의 수요가 꾸준히 발생하기 때문이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인텍플러스는 외관검사 장비 분야에서 요구되는 빠른 검사 속도와 정확한 검사 품질을 구현하기 위한 자체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3D 측정과 머신 비전 2D 검사, 실시간 영상 획득 및 처리, 핸들러 설계 및 제작 등의 기술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삼성전자, 삼성전기, SK하이닉스와 LED 관련업체인 삼성LED, LG이노텍 등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 스마트 기기 열풍에 반도체용 수요↑... 성장 요인은?

 

이 회사는 올 2분기 양호한 실적을 내놨다. 매출액은 1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0% 늘어난 26억300만원, 순이익은 27% 증가한 26억2600만원을 기록했다. 반도체용 검사장비 매출액이 8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9억원 대비 128% 급증하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이 부문 매출이 확대된 것은 플립칩(Flip Chip)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플립칩은 반도체 칩을 회로 기판에 부착시킬 때 금속 리드(와이어)와 같은 추가적인 연결 부품이나 볼 그리드 어레이(BGA) 등의 중간 매체를 사용치 않고 칩 아랫면 전극 패턴에 그대로 융착시키는 방식이다. 작은 공간 안에 많은 핀을 배치할 수 있어 소형, 경량화에 유리하고 전극 간 거리를 미세하게 할 수 있다.

 

 

 

과거 플립칩은 컴퓨터 중앙처리 및 비디오 처리 장치 등에 사용됐으나 최근엔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노트북(울트라북) 등에도 쓰이기 시작했다. 고급 IT기기의 시장 확대로 관련업체들이 수혜를 입고 있는 가운데 검사장비 수요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업계에선 인텍플러스가 올해 플립칩 관련 검사장비에서만 매출의 30% 이상을 발생시킬 것으로 예상한다.

 

이 회사는 SSD(Solid State Disk) 분야로도 매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SSD란 NAND플래시나 DRAM 등 반도체 메모리를 저장 매체로 사용하는 대용량 저장 장치를 뜻한다. 일반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에 비해 속도가 빠르고 기계적 지연이나 실패율, 발열·소음도 적으며, 소형·경량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현재 SSD는 HDD에 비해 고가로 수요가 많지 않으나 업계에선 점진적인 가격 인하로 시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인텍플러스는 반도체 및 LED의 패키지, 모듈 뿐만 아니라 전공정에도 적용할 수 있는 외관 검사장비를 연구·개발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업체와 비메모리 반도체 칩 부문의 장비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2분기 실적을 반영한 이 회사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9.7%다. 주가수익배수(PER)는 15배, 주가순자산배수(PBR)는 1.5배다. ROE가 높을수록 기업의 효율·수익성이 높은 것으로 보며, PER과 PBR은 낮을수록 주식이 저평가된 것으로 해석한다. 지표 산정은 자회사들의 이익을 더한 지배지분 연결순이익으로 최근 4분기 합산 기준이다.

 

 

 

▷ '제로금리' BW 발행..."재무 안전성엔 문제 없어"

 

회사 측은 지난 8월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5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한 바 있다. 권리행사기간은 내년 8월 14일부터 2017년 7월 14일까지며, 주당 4073원에 신주를 취득할 수 있다.

 

그런데 관심을 끄는 것은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이 각각 0%와 0.5%로 사실상 제로 금리라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코스닥 기업들은 연 10% 안팎의 만기수익률을 책정한다.

 

업계에 따르면 각각 25억원씩을 투자키로 한 현대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은 이 회사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이자율이 낮아도 향후 주가 상승에 따른 과실이 더 클 것이란 예상이 깔렸다는 것이다. 
 

실제 이 회사의 재무 상태는 안전한 편에 속해 자금 조달이 절실치 않은 상황이다. 단기 지급능력 지표인 유동비율은 228%, 타인자본 의존도 지표인 부채비율은 66%다. 이자 지급이 필요한 부채 규모를 나타내는 차입금 비중은 20%다.

 

일반적으로 유동비율이 100%를 상회하고 부채비율은 100% 미만이면 건전한 수준으로 판단한다. 차입금 비중은 40%를 넘어갈 경우 위험 수준으로 본다.

 

 

한편 BW 발행 계약 내용에 따르면 임쌍근 대표 외 대주주 3인은 25억원을 상당의 신주인수권을 인수키로 돼 있었다. 이에 두 증권사는 지난 8월 21일 신주인수권의 절반씩을 이들에게 매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