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특집] 수확의 계절에 걸맞는 기업들

우리나라의 최대 명절인 '추석'은 가을 추수를 끝내고 조상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날이다. 오곡이 무르익고 온갖 과실이 풍성히 열리는 시기이기도 하다.

 

주식 시장에도 과실이 열리는 종목이 있다. 설비투자를 마무리하고 실적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기업이다. 아이투자는 설비투자로 회수가 본격화 된 기업과 곧 회수가 시작될 기업, 그리고 신규 투자를 통해 미래의 과실을 노리는 기업 이렇게 3가지 유형으로 나눠 소개·분석했다.

 

▷ 이익회수 본격화 기업 : 인터플렉스, 인터로조

 

올해 상반기 시설투자 완료로 실적이 레벨업한 대표 기업으로는 인터플렉스와 인터로조가 있다.

 

국내 1위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제조업체인 인터플렉스는 지난해 6월 말 FPCB 생산 능력 향상을 위해 236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이는 당시 자기자본의 12%에 해당한다. 그리고 올해 초 증설을 완료하고 4월부터 점진적으로 공장을 가동시켰다.

 

업황이 호조를 보이면서 신규 물량도 빠르게 소화됐다. 스마트기기 열풍이 불어닥치면서 FPCB 수요가 급증했다. 이 회사는 삼성전자, 애플 등 스마트폰 상위권 업체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증설 효과와 업황 개선이 겹치면서 이익이 급증했다. 인터플렉스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13억원에서 118억원, 순이익은 14억원에서 114억원으로 증가했다. 매출액은 9% 늘어난 1261억원이다. 업계에선 경쟁사보다 설비투자를 일찍이 진행해 선점 효과를 누렸다고 진단한다. 회사 측은 앞으로도 제조라인 확장 및 신기술·신공법 개발로 성장 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콘택트렌즈 제조업체인 인터로조도 비슷한 시점에 설비투자를 진행했다. 작년 5월부터 올 4월말까지 49억원(자기자본의 15%)을 투입해 제 2공장을 신축했다. 최근 국내외로 컬러렌즈와 원데이렌즈의 판매가 크게 늘면서 공급 확대가 필요했다.

 

효과는 2분기 실적에 고스란히 나타났다. 매출액은 77억92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9% 늘어난 26억2400만원, 순이익은 7% 증가한 20억1100만원을 각각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 변동으로 인한 파생상품 평가손실로 순이익 증가율이 낮긴 했지만 영업성과는 호조를 보였다. 하반기부터 진행될 일본 공급과 고객사 추가 확보, 중국 시장 진출을 감안하면 증설 판단이 주효했던 셈이다.

 

 

▷ 이익회수를 기다리는 기업 : 서흥캅셀, 포메탈

 

서흥캅셀과 포메탈은 증설이 완료 직전 상태로 아직 실적엔 반영되지 않은 기업이다.

 

국내 1위 캡슐 제조업체인 서흥캅셀은 지난 2009년 12월 공장 이전 및 신설을 추진키로 했다. 1273억원(2008년 자기자본의 113%) 가량을 투입해 충청북도 오송생명과학단지에 공장을 이전·증설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생산설비의 가동률이 100%에 달했고 최근 노령화와 웰빙 문화 확대로 건강식품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캡슐 수요가 늘어나 증설이 필요했다.

 

투자는 12월 31일 종료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하드캡슐 생산 능력이 종전 140억개에서 225억개로 60% 증가할 전망이다. 또 수도권 기업의 지방이전에 대한 법인세 특례로 향후 10년간 법인세가 면제(7년간 100%, 3년간 50% 면제)된다. 이에 2013년부터 매출과 이익이 함께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다국적 제약회사들이 요구하는 높은 수준의 설비를 보유하고 있고, 수요가 가파르게 늘고 있어 물량 소화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서흥캅셀의 올 2분기 매출액은 4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66% 감소한 23억원, 순이익은 반토막 난 20억7000만원으로 다소 부진했다. 이는 설비투자를 위한 차입금이 늘면서 이자비용이 10억원에서 22억원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증설로 인해 감가상각비도 5억원에서 23억원으로 늘었다. 향후 증설된 설비가 본격 가동돼 실적이 개선되면 차입금 상환, 감가상각비 감소 등으로 이익이 다시 늘어날 수 있다. 

 

 

포메탈은 산업용 단조 정밀기계부품을 만드는 기업으로, 지난해 10월 생산공장을 서산으로 이전·증설키 위해 설비투자를 결정했다. 투자금액은 150억원으로 2010년 자기자본의 53% 규모다. 이 공장은 현재 신축이 완료된 상태다. 신규 설비 도입과 기존 설비 이전 등의 작업이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오는 10월까지 이전을 마칠 계획이다.

 

이에 업계에선 포메탈의 생산능력이 종전 3만7000톤(800억원)에서 4만8000톤(1400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풍력 발전기용 감속기어와 산업로봇용 정밀단조부품 등 고마진 제품의 대량 생산체제가 구축된다. 회사 측은 이후 공정 효율화를 통해 2014년까지 생산능력을 약 5만7000톤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포메탈의 올 2분기 매출액은 1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다. 그러나 외환차익과 퇴직급여청산이익 등 기타 영업손익이 늘어나 이 발생해 영업이익은 20% 증가한 16억1900만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법인세 환급에 따른 기저효과로 28% 줄어든 10억7000만원을 거뒀다.

 

 

▷ 설비투자 발표로 씨앗 뿌린 기업 : 디케이락, 하이텍팜

 

이제 갓 신규 투자를 발표한 기업들도 있다. 디케이락과 하이텍팜이 대표적이다.

 

디케이락은 지난 7월 시설 확장을 목적으로 김해에 90억원을 들여 공장 신축에 나설 것이라고 공시했다. 이는 자기자본 대비 20% 규모다. 공사는 7월 28일부터 내년 2월 말까지 진행된다. 이 회사는 이미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김해에 207억원을 들여 신공장을 증축하고 있다. 그럼에도 추가 공장 신축에 나선 것은 미국의 쉐일가스 개발 확대 등 업황 개선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디케이락은 경남 김해시에 위치한 피팅 및 밸브 제조회사다. 피팅이란 배관을 연결해 주는 관이음쇠다. 이 회사의 제품은 도구나 장비없이 손쉽게 설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유체의 종류, 온도 및 압력에 제한이 거의 없어 모든 산업분야에 활용 가능하다. 밸브는 유체의 흐름을 조절하거나 여닫는 역할을 하는 장치다. 이 제품들은 조선업을 비롯해 석유, 정유, 화학부문에 주로 쓰인다.

 

그러나 올 2분기 실적은 다소 부진했다. 매출액은 1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5% 줄어든 29억1100만원, 순이익은 2% 감소한 21억8100만원이다.

 

 

하이텍팜은 지난 6일 350억원을 들여 공장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자기자본의 49% 규모다. 투자금은 건축비에 97억원, 공조시설에 60억원, 수처리시설에 16억원이 배정됐다. 또 기계장치에 100억원, 전기배관 33억원, 품질관리기기 20억원 등이 집행될 예정이다. 공사기간은 내년 9월 7일까지 약 1년이 소요될 계획이다. 회사 측은 주력 제품인 카바페넴계 항생제 수요 증가를 대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이텍팜은 항생제 원료를 생산한다. 주요제품은 카바페넴계와 세팔로스포린계 항생제다. 올해 상반기 매출 비중은 각각 79%, 20%로 두 제품이 매출의 99%를 차지한다. 항생제는 미생물을 죽이거나 성장을 멈추게 하는 작용을 하는 물질로 일반적으로 유해 세균을 죽이는데 사용하는 약품이다.

 

이 회사의 올 2분기 매출액은 2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35억원으로 20% 줄었고, 순이익은 34억원으로 11% 감소했다. 증권가에선 유럽 경기침체에 따른 판매 부진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한다.

 

 

 

설비투자를 통해 기업가치를 늘리는 기업은 감가상각비, 이자비용 증가로 이익이 정체되거나 줄어들 수 있다. 반면 시간이 지나 증설된 설비가 본격 가동되면 이익이 종전보다 크게 늘어난다. 따라서 투자자는 수확을 앞둔 기업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유형자산 증가, 매출액 성장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