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선택] 존 구드의 선택 '카프로'

존 구드 <3> 카프로

존 구드는 글로벌 자산운용사 레그 메이슨 산하 데이비스 스캐그스 투자운용의 회장이다. 기술주가 최고가에 달했던 2000년 3월에 기술주를 처분하는 선견지명을 보여주며 펀더멘털 밸류 펀드 주주들에게 상당한 이익을 안겨주었다. 그는 주가가 일시적으로 떨어졌지만, 다시 투자자들의 인기를 끌 수 있는 프랜차이즈를 가진 회사를 찾는다.

구드 "깨진 계란보다 고무공을 사라"

구드는 '깨진 계란' 보다 '고무공'을 매입하려 하는 투자자다. 단기적인 문제로 시장의 기대치가 낮아졌지만, 5년 후를 생각할 때 여전히 매력적인 회사들을 '고무공'이라 부르며 매입한다. 반면 싸지만 계속 머물러 있을 수 밖에 없는 회사들은 '깨진 계란'으로 보아 기피한다.

구드는 '고무공'을 찾기 위해 산업의 추세를 파악하여 투자자들을 실망시켰지만 뛰어난 사업모델을 갖춘 성장주들을 골라낸다. 그 후 컴퓨터를 통한 선별작업을 거쳐 기본적 분석을 통해 투자 아이디어를 완성시킨다. 기업들의 분식회계를 경계해 PER, PBR, 배당률과 같은 전통적인 지표보다 현금흐름 대비 기업가치를 중시한다. 구드가 중시하는 지표는 영업현금흐름, 자기자본이익률(ROE), 주당순이익(EPS) 5년 추이, 부채비율 그리고 52주 최고가 대비 주가 수준 등이다.

구드의 선택 '카프로'

카프로는 국내에서 유일한 카프로락탐 제조회사다. 카프로락탐은 대표적인 화학섬유인 나일론의 원료며 카프로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무려 86%에 이른다. 카프로는 원래 공기업이었으며 민영화된 후 현재 효성과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약 20%씩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카프로락탐 제조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인 황산암모늄은 농업용 비료로 사용하는데, 이 역시 카프로가 국내 최대업체로 생산능력비중 96%를 차지한다.



작년 카프로는 주 매출처인 효성과 코오롱의 생산량이 급증하며 높은 수익성장을 이뤘다. 면화 공급 부족으로 면화가격이 급등해 대체제인 화학섬유 가격도 급등했기 때분이다. 또한 중국 자동차 생산이 늘어나면서 타이어코드, 에어백등 부품에 필요한 나일론 수요가 급증했다. 지난 2000년부터 카프로락탐 제조사들의 증설이 장기간 없어 카프로의 공장가동률은 105%에 달했다.

그러나 면화 작황이 다시 좋아져 국제 면화가격이 급락하며 화학섬유 가격도 빠르게 하락하기 시작했다. 또한 유로존 경제 불확실성이 부각되며 타이어코드 및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주문이 감소해 카프로락탐 가격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작년 톤당 111만원이었던 카프로락탐 판매가격은 1분기에는 톤당 95만원으로 14% 하락했다. 빠르게 상승하던 이익이 감소해 카프로의 주가도 52주 최고가 3만5250원 대비 56% 하락한 1만50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카프로는 아직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다. 카프로의 1분기 매출액은 2855억원으로 4% 하락했다. 매출 감소 속에서 유가상승으로 원재료인 벤젠 가격이 높아져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694억원 대비 67% 감소한 228억원에 그쳤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재 카프로락탐 가격이 손익분기점 수준으로 2분기에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주식MRI 분석 결과, 상위 1%

아이투자가 개발한 주식MRI로 분석한 카프로의 투자 매력도 종합 점수는 25점 만점에 23점으로 전체 상장기업 중 2위(상위 1%)를 차지했다.
중장기적으로 이익 성장률이 높아 고성장주에 속하며 재무 안전성은 높아 안전한 편이다. 또한 소비자 독점력이 보통으로 산업내 경쟁이 심화되면 수익성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주식MRI는 아이투자에서 자체 개발한 실시간 종목분석 도구다. MRI 종합 점수는 수익성장성과 재무안전성 뿐만 아니라 기업의 이익 지속성을 가늠할 수 있는 사업독점력과 적정주가 수준까지 함께 고려해 판단한다. 주식MRI 종합 점수는 25점이 최고 점수이며 높을수록 저평가 우량 기업이다. 또한 종합점수가 높을수록 5각형 모양의 도형 내부가 가득찬 그물 형태로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