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가치투자 운용사 중 하나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하 한국밸류)의 이채원 부사장이 가스주를 유망 종목군으로 추천해 관심을 끈다. 

지난 26일 모 경제지 보도에 따르면 이 부사장은 가스주가 5년 뒤 최고의 주식으로 부상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는 셰일가스가 주요 에너지원으로 바뀌고 있는 점을 근거로 들며 자산가치 대비 저평가돼 있다고 조언했다. 

그 중에서도 국내 대표 가스업체인 삼천리가 눈길을 끈다. 삼천리는 1955년에 설립돼 깊은 업력을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성장 정체로 지적받고 있는 가스업체임에도 매출이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삼천리가 향후 최고의 주식이 될 수 있을까?

삼천리는 경기도 서ㆍ남부 지역과 인천광역시 일부를 담당하고 있는 도시가스 공급업체다. 삼천리가 공급하는 도시가스는 액화천연가스(LNG)로 여기서 전체 매출의 99%가 발생한다. LNG는 다른 에너지 자원에 비해 편리하고 오염이 적어 소비가 완만하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국내 LNG는 한국가스공사가 독점 공급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 등에서 장기계약으로 수입하고 있다.

지역 도시가스 사업자는 원활하고 체계적인 도시가스 공급을 위해 정부가 직접 선정한다. 선정된 도시가스사업자는 지역내 도시가스 공급 독점권을 얻는다. 삼천리는 도시가스 공급량 기준 시장점유율 17%로 국내 1위를 달리고 있다.

도시가스 사업자는 배관유지비 등의 판관비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적정 수준의 매출을 달성해야 한다.그러나 판매 단가는 기업이 아닌 지방자치단체에 의해 결정된다. 따라서 사업자는 가격 전가력이 없다는 단점이 있다.

삼천리는 올 1분기 양호한 실적을 내놨다. 매출액은 1조28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7% 늘어난 540억원, 순이익은 8% 증가한 438억원을 달성했다. 경기도 지역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7% 늘어난 1조534억원을, 인천광역시 매출이 8% 증가한 2205억원을 기록했다.

삼천리는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LNG복합화력발전 사업도 그 중 하나다. 삼천리는 올 1월 남동발전·포스코건설과 함께 특수목적법인(SPC)인 ‘에스파워’를 세우고 800MW급의 LNG복합화력발전소 건설계획을 발표했다. 이 발전소는 오는 2014년 하반기에 완공될 계획이다.

업계에선 삼천리가 LNG복합화력발전소 건설을 통해 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고 평가한다. KB투자증권에 따르면 발전소가 완공돼 가동되는 시점인 2015년부터 380억원의 영업이익이 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로 인해 2015년 영업이익은 1190억원으로 추정된다.

삼천리는 이 외에도 자원개발사업과 집단에너지사업, 시재생에너지사업, 물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계열사만 36개에 달한다. 그러나 신규 사업에서 발생하는 매출액이 1%에 그치고 있어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견해다.

공시에 따르면 외국계 투자회사인 트위디브라운컴퍼니는 지난 2003년 12월부터 삼천리 주식 19만9219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지난달 4월 30일 (변동일 기준) 3600주를 장내 매수하면서 보고의무가 발생했다. 약 9년 만에 주식을 다시 사들인 것이다.

이에 앞서 지난 2월 20일 바우포스트그룹은 삼천리 지분을 8.52%에서 2.75%로 대거 줄였다고 공시했다. 바우포스트그룹은 지난 2005년 처음으로 삼천리 지분을 5%이상 취득했다. 한 때 지분을 13.24%까지 늘렸지만, 올 들어 매도세로 전환했다. 7년 만에 삼천리 투자에서 발을 뺀 셈이다.

트위디브라운컴퍼니와 바우포스트그룹은 외국계 가치투자사로 유명하다. 트위디브라우니컴퍼니는 워렌 버핏이 초창기 벅셔 해서웨이 주식을 살 때 이용한 투자일임회사다. 그만큼 가치투자에 일가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자산규모는 약 16조원(141억달러)이다. 

바우포스트그룹은 국내 중소형 제약주 투자로 고수익을 낸 투자자문사다. 경기에 민감하지 않고 저평가된 종목에 장기 투자하기로 유명하다. 본사는 미국 보스턴에 있으며 자산규모는 1억4000만달러(약 1600억원)이다. 

 

이 밖에 호주계 투자회사 헌터홀자산투자운용도 삼천리 지분 8.01%를 갖고 있다. 2005년 삼천리에 투자한 이래로 꾸준히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10% 이상 취득한 후 지분을 줄이다가 최근 다시 늘리고 있는 추세다.

삼천리의 주가순자산배수(PBR)는 역사적 최저치에 근접해 있다. 현재 PBR은 0.3배로 5년 평균치인 0.7배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최저치는 2000년도 초반에 기록한 0.2배다. PBR은 시가총액을 자본총계로 나눈 값으로 낮을수록 주식이 저평가됐다고 판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