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유비벨록스, 옴니시스템 카드사업부 인수…왜?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전일 유비벨록스가 옴니시스템의 카드제조 사업부를 양수한다고 공시했다. 이번 인수 건은 지난해 11월 네비게이션 업체 팅크웨어를 인수한 후 불과 7개월 만에 이뤄진 것이라 그 배경이 주목된다. 

▷ 스마트카드 제조 수직 계열화…수요 성장에 적극적 대응 

언론 보도에 따르면, 유비벨록스 측은  “기존에는 자체 IC(집적회로) 칩 제품을 외주 가공을 통해 스마트카드 형태로 패키징해 시장에 공급했으나, 이번 제조공장 인수로 스마트카드 제조에 필요한 모든 솔루션을 수직 계열화한 형태로 자체적으로 확보하게 됐다”며 “이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시장 요구에 더욱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인수 의미를 밝혔다.
 
이를 통해 유비벨록스가 소프트웨어 업체에서 한발 나아가, 하드웨어 생산능력도 자체적으로 갖춰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스마트카드 수요 증가의 과실을 최대한 수확하겠다는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최근 스마트폰 보급이 급속도로 확대돼 유심(USIM) 카드의 수요가 늘고, 보안과 기능상의 강점으로 금융권에서 마그네틱카드를 스마트카드로 전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비벨록스는 보다 적극적인 시장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유비벨록스는 스마트 IT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회사다. 주요 사업은 스마트카드로 매출의 67%를 차지하며 신성장동력으로 스마트폰과 스마트카 솔루션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이동통신사와 제조사에 모바일 플랫폼, 컨텐츠 등의 소프트웨어와 자체 IC칩을 내장한 스마트카드(신용카드, 체크카드, 교통카드, USIM)카드를 공급하고 있다.

▷ Win-Win…옴니시스템도 남는 장사?

이번 계약 건은 옴니시스템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인수 후 적자를 지속해 오던 사업을 합리적인 가격에 처분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옴니시스템이 이번에 양도하기로 한 카드사업 부문은 지난 2010년 7월 인수 후 적자를 지속해 왔다. 게다가, 옴니시스템의 최대주주인 바이오스마트는 올해 초 경영권 매각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지만, 계약 상대방인 위너스터디의 계약 해제로 위약금 반환을 위한 소송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러한 가운데 유비벨록스와 양수도 계약을 통해 부실사업 부문을 처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양도가액도 130억원으로 취득 가격 90억원에 대비 44% 높다.

▷ 인수 자금 130억은?…차입금 조달해야 할 듯

현재 재무 상황으로 보아 유비벨록스는 인수대금 130억원 지급을 위해 차입금을 조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68억원이다. 이는 자산대비 8% 해당하는 것인데, 유동성을 고려할 때 이 자금을 인수에 투입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만약 인수대금 130억원을 전부 차입한다면 총 차입금은 372억원으로 늘고, 총 자산 대비 차입금 비중은 42%로 높아지게 된다. 농협에서 차입한 대출금의 이자율 6%를 적용하면 연간 이자 비용은 약 22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차입금 비중이 40%를 넘어가면 재무구조가 위험한 것으로 판단한다.  다만, 지난해 영업이익 117억원 기준 이자보상배율은 5.3배로 이자 상환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