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투자 박동규] 최근 핸드셋 IT부품업체인 상신이디피의 주가가 조정 받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달 19일 최고점인 5080원을 기록한 이후 줄곧 내리막을 걷고 있다. 현재 주가는 3625원으로 최고점 대비 30% 가량 떨어졌다. 최근 스마트폰 효과로 휴대폰 관련 기업들이 강세를 보이는 모습과는 정 반대다. 외국인이 나흘 연속 상신이디피를 순매수에 나선 가운데 주가가 다시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상신이디피는 휴대폰과 노트북에 들어가는 2차전지용 용기와 주요 부품을 삼성SDI에 납품하는 기업이다. 삼성SDI의 인력지원을 받아 제품불량률을 낮출 정도로 관계가 좋아 대기업-협력업체 간 동반성장 성공사례로 꼽히곤 한다. 상신이디피의 삼성SDI에 대한 매출비중은 70%가 넘으며, 삼성SDI로부터 1주일단위로 발주를 받아 삼성SDI의 천안 및 천진 공장에 납품한다.

제품별 매출 비중은 CAN(각+원형)이 33%, BREAKER ASS`Y가 35%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CAN은 휴대폰 및 노트북용 2차전지의 용기로서 전지의 내용물(전해액, 양극, 음극, 세퍼레이터)을 담는다. BREAKER ASS'Y는 휴대폰 및 노트북용 2차전지 폭발 방지용 안전부품으로 과전류로 인한 과열시 전원을 차단해 기기보호 및 안전사고를 방지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스마트폰과 노트북의 성능 향상과 함께 전력 소모가 커져 2차전지 시장은 크게 성장하고 있다. 노트북 2차전지에 사용하는 원통형 용기는 일본의 이시자키프레스(Ishizaki Press)로부터 100% 수입에 의존했으나 상신이디피가 국산화에 성공해 2008년 부터 납품을 시작했다. 

초기에는 원통형 용기의 불량률이 높아 고전했으나 삼성SDI의 지원으로 불량률을 절반으로 낮췄다. 업계에선 현재 상신이디피의 기술력이 일본 기업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올라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의 휴대폰 및 노트북 판매 호조로 상신이디피의 실적은 크게 개선됐다. 특히 스마트폰, 태블릿 PC의 공이 컸다. 국제회계기준(K-IFRS)을 반영한 개별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은 2010년보다 36% 증가한 1047억원이다. 영업이익은 88% 늘어난 75억원, 순이익은 55% 증가한 45억원을 기록했다. 자회사들의 이익을 포함한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배지분 순이익은 93% 급증한 58억원이다.

상신이디피는 지난 1월 30일 2차전지 용기 생산능력을 높이기 위해서 69억원을 투자, 양산공장을 증설키로 했다.이는 2011년 기준 자기자본 대비 18%에 해당하는 규모다. 투자기간은 올해 12월 31일까지다. 

상신이디피는 지난 2010년 12월에 진행했던 천안공장 증설도 올해 12월에 계획된 완공을 1월로 앞당겼다. 투자 규모도 종전 32억원에서 44억원으로 더 키웠다. 삼성전자의 제품 판매 호조가 이뤄질 경우 증설 효과에 따라 상신이디피의 실적도 한 단계 레벨업 될 것으로 기대된다.

상신이디피의 자기자본이익률은 12%로 5년 평균치인 8%에 4% 포인트 가량 개선됐다. 반면 주가순자산배수(PBR)는 1.1배로 5년 평균치인 2.3배에 비해 거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ROE가 높으면 그 기업의 수익성이 높은 것으로 보며, PBR은 낮을수록 그 주식이 저평가 된 것으로 판단한다. 

ROE와 PBR은 정의 관계를 갖고 있다. ROE가 오르면 기업의 수익가치가 상승한다는 의미로, 이에 따라 가격지표인 PBR도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ROE 개선에도 불구하고 PBR이 상승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 좋은 기업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