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분석] 한국타이어, 지주사 전환···왜 지금?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지난 25일 투자를 담당하는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와 기존 타이어 제조사업부인 한국타이어로 회사를 분할한다고 공시했다. 분할을 하는 주 목적은 지주회사 전환이다.

분할방법은 인적분할 방식으로, 기존 한국타이어 주주들에게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와 신설회사 한국타이어의 주식을 나눠주게 된다. 분할비율은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19%, 한국타이어 81%로 8월 30일부터 거래정지 후 10월 4일에 신설회사의 주식이 상장될 예정이다. 이번 인적분할을 계기로 한국타이어의 지분구조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 경영권 강화 및 상속을 위한 지주회사 전환

한국타이어가 진행중인 인적분할은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분할이다. 지주회사로 전환하면 대주주가 더 적은 자본으로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또한 지주회사는 보통 시장에서 낮은 평가를 받기 때문에, 분할 후 주식교환을 통해 대주주의 지분율을 늘려 그룹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

한국타이어의 지분은 최대주주와 자녀들에게 분포돼 있다. 최대주주인 조양래 한국타이어 부회장이 15.9%를 보유하고 있으며 자녀들이 2~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타이어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치면 자사주를 제외해도 36%에 달해 현재 경영권 위험은 낮은 편이다. 그러나 향후 조양래 회장의 상속이 시작되면 주식이 분산되고 상속세 부담으로 경영권 확보가 어려울 수 있는 구조다. 따라서 경영권 강화와 2세 상속을 위해 이번 지주회사 전환을 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가 지주회사 전환을 하기 위해서는 인적분할 후 대주주의 신설회사 한국타이어 주식을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의 주식과 교환해야 한다. 분할 후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와 신설회사 한국타이어와는 지분관계가 없는 동일한 주주구성이므로 상하관계가 성립하지 않기 때문이다.

주식교환은 지주회사의 유상증자를 대주주가 신설자회사 주식을 현물출자 해서 응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주식교환이 완료되면 대주주는 지주회사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의 주식만 보유하게 되고,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대주주에게 현물로 받은 신설회사 한국타이어 주식을 보유해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분할 후 주식교환 전까지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의 주가가 저평가되고, 한국타이어의 주가가 고평가 될 수록 대주주는 더 많은 그룹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 전 세계 자동차 기업에 납품하는 타이어 전문 기업

한국타이어는 완성차업체에 타이어를 공급하는 회사로 매출 대부분이 타이어에서 발생한다. 타이어시장은 크게 OEM시장과 교환시장으로 나뉜다. OEM시장은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가 차량을 제조할 때 납품하는 방식이다. OEM시장은 일반 매장에 타이어를 파는 교환시장에 비해 진입장벽이 높다.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의 품질과 수요를 맞출수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한국타이어는 OEM시장이 주력이다. 한국타이어는 현대차, 기아차를 비롯해 BMW, 폭스바겐, 토요타, GM, 아우디 등 전 세계 자동차 브랜드에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다.

타이어의 주 원료는 천연고무(NR)와 합성고무(SR)다. 천연고무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합성고무는 국내에서 생산되지만 기초 원료가 원유에 의존하고 있어 가격 변동이 심하다. 작년 천연고무가격이 급등해 타이어 업체들의 수익성이 저하됐다. 한국타이어는 올해 천연고무 가격은 하락하고 합성고무 가격이 상승해 다시 균형을 이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방산업인 완성차 판매 호조로 한국타이어의 작년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18% 상승한 3조9553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고무가격이 널뛰며 원가율이 상승해 영업이익은 전년 4803억원 대비 20% 하락한 3822억원에 그쳤다. 한국타이어는 올해 인도네시아, 중경공장 생산 개시로 매출과 수익을 끌어올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