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차트 우량주] 세방전지, 실적-주가 모두 재도약?

[아이투자 형재혁] 국내 납축전지 1위 업체인 세방전지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보다 20% 늘어난 9538억원이다. 영업이익은 20% 늘어난 1306억원, 순이익은 22% 늘어난 1053억원을 기록했다. 

호실적에 대한 화답인지 주가 흐름도 양호하다. 지난해 10월 3만4350원까지 하락했던 주가는 지난 23일 4만8350원까지 상승했다. 6개월간 40% 올라 52주 신고가 4만8800원을 거의 회복했다.

세방전지는 올해도 양호한 실적 성장세를 지속할 수 있을까. 그리고 이와 함께 주가도 52주 신고가를 넘어 승승장구할 수 있을까.

◆ 국내 납축전지 1위 업체...수출 증가로 이익 급증
세방전지는 '로케트 밧데리'로 친숙한 납축전지 업체다. 1952년 창업한 이래 축전지 한우물만 파온 결과 국내 1위 (점유율 40%), 세계 5위 (점유율 3%) 기업으로 성장했다. 

일상에서 흔히 '밧데리'로 불리는 납축전지는 화학반응을 이용해 충전하는 2차 전지다. 태양전지의 전력 저장, 전자기기와 통신기기의 예비 전원, 선박과 자동차 등의 엔진 시동, 조명 작동 등에 사용된다. 지난해 세방전지의 매출 비중은 차량용 80%, 산업용 19%, 기타 1%다. 세방전지는 고려아연 등에서 납을 사들여 제품를 만든다. 지난해 주요 원재료에서 납이 차지하는 비율은 77%다.

세방전지의 실적은 2007년부터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2006년 3195억원이던 매출액은 연평균 24% 늘어 지난해 9539억원을 기록했다. 171억원이던 영업이익은 연평균 50% 늘어 1307억원, 119억원이던 순이익은 연평균 55% 늘어 1054억원을 기록했다.

이러한 실적 업그레이드는 수출 물량 증가와 관련된 것으로 풀이된다. 

수출 비중이 45% 이하였던 2007년 이전에는 수익성이 낮았다. 영업이익률은 1~5%, 순이익률은 1~4%대에 머물렀다. 이는 매출 규모가 작았고, LME 납 가격이 인상돼도 이를 제품가에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환율이 900원대 머물며 낮은 수준을 유지했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2007년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내수 판매가 안정적으로 늘어나는 가운데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가파른 개선됐다. 2007년 영업이익률이 6%를 기록한 후, 2008년부터는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 모두 두자릿수를 유지했다. 특히 수출 비중이 처음으로 내수 비중을 넘어선 2008년엔 환율 상승과  납 가격하락으로 수익성 개선 효과가 컸다. 그해 영업이익률은 17%, 순이익률은 12%였다.

2006년 1388억원이었던 수출은 연평균 33% 늘어 지난해 5694억원으로 4.4배 늘었다. 이에 따라 수출 비중은 40% 초반에서 60%대로 높아졌다. 2006년 1806억원이었던 내수 판매는 연평균 16% 증가해 지난해 3844억원으로 늘었다.

[그림 2 : 연도별 수출비중, 납축전지 가격, 납 가격 추이]

[자료 : 아이투자, 사업보고서]

2007년 이후 실적 개선은 우선 내수와 수출 모두가 증가함에 따라 고정비 분산효과로 원가절감이 가능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음으로, 수출이 늘어나는 가운데 2008년 이전 900원대에 머물던 환율이 1100원 위에서 유지된 것도 실적 업그레이드에 힘을 보탠 것으로 판단된다.  
 
마지막으로, 다수의 해외 고객을 확보하면서 원가 상승분의 판매가 전가가 이전보다 더욱 쉬워진 것도 실적 개선을 도왔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시장 비중이 높던 2007년 이전에는 주요 고객인 완성차 업체의 단가인하 압력과 아트라스BX, 성우오토모티브 등 경쟁사와의 치열한 경쟁으로 단가 인상이 쉽지 않았다. 

지난 4월 4일 이트레이드증권에 따르면, 실제로 세방전지는 2007년 이후 LME 납 가격 변동분을 수출가격에 적절히 전가해 왔다.


◆ 5년간 주당순이익 8.8배 증가...PER 5.9배
지난 2006년 850원이었던 주당순이익(순이익/주식수,EPS)는 5년간 8.8배 늘어 지난해 7527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주가도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2008년 10월 27일 8710원까지 급락했던 주가는 지난해 7월 8일 4만8800원로 5.6배 상승했다. 

전일 종가 기준 세방전지의 주가수익배수(PER)는 5.9배로 최근 5년 평균인 6.2배보다 낮게 거래되고 있다.

주가순자산배수(PBR)는 1.3배로 5년 평균인 1.1배보다 높다. 지난해에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1.5%로 5년 평균인 19.4%보다 약 2%P 증가했다.


◆ 이익 급증으로 자산구조 개선...'화수분형' 이익구조
영업 호조로 자산 구조도 개선됐다. 기존에는 벌어들이는 이익 규모가 크지 않아 부채를 갚고, 설비 유지에 자금을 투입하고 나면 사내에 남는 현금성자산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2008년부터 설비투자를 적절히 통제된 상황에서 이익이 급증하자 벌어들이는 이익 대부분이 당좌자산으로 쌓이는 '화수분형' 이익 구조를 갖추게 됐다. 이에 따라 2008년 3분기부터 당좌자산이 유형자산을 넘어섰다. 

지난 4분기 기준 이익잉여금은 4231억원, 당좌자산은 4096억원, 유형자산은 1714억원이다. 당좌자산 가운데 현금성자산은 2077억원, 매출채권은 1919억원이다. 매출채권회전일수가 72일로 양호하므로 현금화에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매출채권회전일수가 90일 미만이면 현금화 속도가 양호한 것으로 판단한다.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830억원, 투자활동현금흐름은 -979억원, 재무활동현금흐름은 87억원이었다. 영업활동과 재무활동 현금흐름에서 (+), 투자활동현금흐름에서 (-)의 구조는 일반적으로 성장형 기업에서 나타나는 구조다. 영업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이 사내에 유입되고 있음에도 추가로 부채를 조달해 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 세방전지는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증설을 결정했다. 총 투자규모는 360억원으로 전년도 자본의 9%에 달한다.

투자가 원활히 진행돼 기대했던 결과를 얻으면 현금흐름 구조는 영업활동현금흐름 (+), 투자활동현금흐름 (-), 재무활동현금흐름 (-)로 전환된다. 즉, 영업으로 벌어들인 이익으로 이전에 조달한 부채를 갚고 동시에 필요한 투자를 집행할 수 있게 된다. 

부채 조달에 따라 2010년도 거의 무차입경영을 했던 세방전지의 차입금 비중은 13%로 높아졌다. 차입금 비중이 가파르게 높아졌지만, 사내에 당장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만 2077억에 달해 부채총계 2222억원와 거의 맞먹고, 무엇보다 이자보상배율이 62배에 이른다. 따라서 세방전지는 안전한 재무구조가 뒷받침된 상황에서 미래의 성장을 위해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차입금 비중이 10% 미만이면 재무구조가 안전한 것으로, 40% 초과면 위험한 것으로 판단한다.


◆ 주식 MRI 분석결과, 상위 9%
아이투자가 개발한 주식MRI로 분석한 세방전지의 투자 매력도 종합 점수는 25점 만점에 18점으로 전체 상장기업 중 155위(상위 9%)를 차지했다.

중장기적으로 이익 성장률이 높아 고성장주에 속하며 재무 안전성은 높아 안전한 편이다. 또한 소비자 독점력이 높아 경기 변동에 관계 없이 현재의 수익성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현금 창출력이 2점으로 낮다. 이는 장부상의 수치인 순이익에 비해 실제로 사내로 유입되는 현금인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적고, 재무활동현금흐름에서 (+), 잉여현금흐름에서 (-)를 기록한 점 등이 반영된 결과다.

또한, 밸류에이션 점수도 2점이다. 이는 현재 PER과 PBR이 5년 평균과 거의 비슷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 점 등이 반영된 결과다.

주식MRI는 아이투자에서 자체 개발한 실시간 종목분석 도구다. MRI 종합 점수는 수익성장성과 재무안전성 뿐만 아니라 기업의 이익 지속성을 가늠할 수 있는 사업독점력과 적정주가 수준까지 함께 고려해 판단한다. 주식MRI 종합 점수는 25점이 최고 점수이며 높을수록 저평가 우량 기업이다. 또한 종합점수가 높을수록 5각형 모양의 도형 내부가 가득찬 그물 형태로 나타난다.

한편, 국내 주식시장 '큰손'으로 불리는 국민연금이 세방전지에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 2010년 지분 8.1% 보유를 신규 공시한 후 현재까지 장기 보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