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분석] 탑금속, 호실적에도 주가는 내리막...왜?

[아이투자 형재혁] 지난해 상장한 금형업체 탑금속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주가는 상장한 부진한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탑금속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35% 늘어난 1164억원을 거뒀다. 영업이익은 20% 늘어난 124억원, 순이익은 23% 늘어난 98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자동차 금형 수요 증가와 건설중장비 판매 증가로 매출과 이익이 모두 큰 폭으로 늘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상장 이래 주가는 계속 약세다. 전일 탑금속의 주가는 1.1% 오른 5260원을 마감했지만 이는 공모가 6500원보다 20% 낮은 것이다.

앞으로 탑금속은 양호한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이와 함께 주가도 공모가를 넘어 회사 이름처럼 '최고'에 오를 수 있을까.

◆ 금형, 굴삭기 부품 업체
탑금속은 1987년에 설립된 프레스금형, 사출금형, 굴삭기 부품을 제작하는 회사다. 지난해 매출 비중은 프레스금형 31%, 사출금형 20%, 굴삭기 부품 44%, 기타 5%다.

금형이란 이름 그대로 금속성의 형틀로 고급 정밀제품을 대량 생산하기 위한 필수 도구다. 금형 사업은 자동차의 신규 모델 출시, 기존 모델의 변경·업그레이드, 증설에 따른 신규 수요 등으로 꾸준한 수요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탑금속이 생산하는 금형은 프레스금형과 사출금형으로 나뉜다.

프레스금형은 형틀 위에 철판을 대고 강한 압력으로 눌러(Press) 제품을 찍어내는 것이다. 주로 자동차 외장재를 생산하는 데 쓴다. 탑급속은 본네트, 후드, 도어, 루프 등 12개 품목의 모양을 찍어낼 수 있는 금형을 만든다. 프레스금형은 탑금속 제품 중 유일한 직수출 아이템으로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GM, FORD, 티센그룹 등에 공급하고 있다. 

[그림1: 제품 사진]

[자료 : 탑금속 홈페이지]

사출금형은 자동차의 내장재를 만드는 형틀로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붕어빵 틀을 생각하면 된다. 즉, 붕어빵을 만들 때 밀가루 반죽을 넘어서 제품을 성형하듯, 원하는 제품 모형으로 설계한 틀에 플라스틱 수지를 넣어서 제품을 뽑아내는 금속 틀이다. 탑금속이 생산한 사출금형은 모두 한일이화에 공급된다. 

탑금속의 건설 중장비 부문은 굴삭기의 운전석(CABIN)을 만든다. 주요 고객사는 두산인프라코어와 볼보코리아다. 특히 16년간 거래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 경우 대형 굴삭기의 운전석은 중국향을 제외하고 100% 공급하고 있다. 2008년 첫 납품을 시작한 볼보코리아로는 소형 운전석을 납품한다. 

금형과 중장비 부품 사업의 핵심 경쟁력은 고객사가 요구하는 사양의 제품을 적시에 공급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자체 설계 능력과 생산 경쟁력이 필수다. 탑금속의 최대 강점은 25년간 금형 사업을 하면서 축적한 노하우와 자체 금형 설계 능력이다.  

탑금속은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대형 금형과 같은 수익성이 높은 고급 제품에 집중해 왔다. 그 결과 최근 8년간 영업이익률이 8%에서 10%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이는 유사 기업인 화신테크를 비롯한 다른 자동차 부품 기업들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 사출금형 100% 한일이화 공급..현대·기아차 잘 나가면 자동 수혜
탑금속의 최대주주는 한일이화다. 지난 30일(공시 기준)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한일이화의 보유 지분율은 65.9%다. 

탑금속의 사출금형은 모두 한일이화에 공급된다. 따라서 한일이화가 사출 성형품 영업을 잘하면 탑금속은 자동으로 수혜를 본다. 즉, 탑금속은 한일이화의 금형 사업부 역할을 하고 있다.

      

한일이화는 현대·기아차의 사출 내장재 수요의 약 50%를 공급한다. 한일이화 매출의 63%가 현대·기아차와 직접 관련된 것이고, 나머지 대부분도 해외법인을 통해 현대·기아차에 간접 공급되는 물량이다. 주요 제품은 자동차문 내측의 도어 트림이다.

한일이화는 현대·기아차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 왔다. 한일이화가 공급하는 내장재는 거의 전 차종에 사용되고, 특히 지난해 현대·기아차에서 실시하는 품질평가에서 그랜드품질5스타 등급을 받았다. 이 등급을 받은 회사는 전체 평가 대상 331곳 중 한일이화와 성우하이텍, 세종공업, 희성촉매 4곳밖에 없다. 현대·기아차는 품질5스타 평가에서 높은 등급을 받는 회사에 신차에 들어갈 부품 물량 배정에서 우선권을 준다.

또한, 한일이화는 현대·기아차와 동반으로 세계 각국에 진출했다. 이에 따라 미국, 중국, 인도, 미국, 슬로바키아에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결국, 현대·기아차 세계 점유율이 올라가면 한일이화 매출이 늘고, 자동으로 탑금속이 수혜를 입는 구조다. 

◆ 중국 시장 진출..2010년 자회사 설립
탑금속은 2010년 8월 450만달러를 투자해 중국 하북성 삼하시에 삼하탑금속기차부품유한공사(이하 "삼하탑금속")를 설립했다. 삼하탑금속은 모회사에서 사출금형을 공급받아 직접 사출 성형품을 만든다. 지난해 5월부터 베이징현대차의 인기 모델인 YF소나타에 장착되는 도어 트림을 제작해 한일이화 중국법인을 통해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삼하탑금속의 매출액은 117억원이다. 영업이익은 1억2000만원, 순손실은 600만원을 기록했다. 설립 이듬해 바로 영업이익을 내기 시작해 앞으로 성장이 기대된다.

지난해 12월 29일 현대증권 이상화 연구원은 2012년부터는 도어 트림 공급 차종이 아반떼로 확대될 예정이고, 앞으로 금형 사업도 시작할 계획이어서 삼화탑금속의 성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내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40% 이상 늘어난 250억원에서 3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 과도한 현대기아차 의존 + 모든 제품 경기민감형...주의 필요
탑금속의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금형 수요는 전방산업인 자동차 업황에 의존한다. 그동안 현대·기아차가 승승장구함에 따라 수혜를 봐 왔지만, 반대로 현대·기아차가 부진하면 언제든지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비록 모회사인 한일이화에 비해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지만, 이 또한 모든 제품이 경기민감형이라는 한계를 가진다.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굴삭기와 같은 중대형 건설장비 또한 경기에 따른 수요 변동 폭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자동차, 굴삭기와 같은 대규모 장치 산업은 호경기에 이익률이 급증하지만, 가동률이 낮아질 경우 높은 고정비 부담으로 이익률이 급감할 수 있다. 따라서 전방업체 업황이 침체되면 발주 감소는 물론이고 단가 인하 압력이 가중될 가능성이 높다. 

◆ EPS성장률 14.6%, PER 6.2배
전일 종가 기준 주가수익배수(PER)는 6.2배다. 최근 5년간 주당순이익(EPS)성장률은 14.6%다.

주가순자산배수는 1.06배다. 자기자본이익률은 15.4%로 최근 5년 평균인 17.8%보다 2.4%P 떨어졌다. 양호한 실적 성장에도 지난해 신규 상장에 따른 자본 증가효과로 ROE가 상대적으로 낮아졌다. 

지난해 4분기 실적 기준 탑금속의 부채비율은 42%이고, 유동비율은 252%다. 일반적으로 제조업의 경우 부채비율이 100% 이하, 유동비율이 100% 이상이면 재무 구조가 안전한 것으로 판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