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복잡한 주총 통지서에 숨은 알짜 정보

투자자에게 유용한 개정상법

단독올해 주주총회 소집 통지서에는 평소에 잘 보지 못하던 안내문이 들어있다. 4월 15일부터 시행되는 개정상법에 맞춘 정관변경에 대한 안내문이다. 기업들은 새로 시행되는 상법에 맞춰 발행할 수 있는 주식 종류를 늘리고 이사 책임을 조정하기 위해 정관을 바꾸고 있다. 이번 상법은 '기업하기 좋은나라'를 목적으로 많은 규제를 풀었다. 그 중 투자자들에게 유용할 정보를 모아봤다.

1. 합병

소규모 합병 조건이 완화된다. 소규모 합병은 인수되는 기업이 인수하는 기업 시가총액의 10% 미만일 경우 주주총회 의결을 면제한다. 예전에는 5% 미만 기업에만 가능했지만 크게 완화됐다.

합병 후 합병의 대가로 주식이 아닌 자산 지급이 가능해진다. 기존 합병을 위해서는 주식만을 지급해야 했다. 따라서 경영권이 안정되지 않은 기업들은 합병하기 버거웠다. 대기업들은 인수를 통해 자회사로 두는 방식을 취할 수 밖에 없었다. 이제 현금 동원력이 있는 기업들은 경영권에 영향을 받지 않고 합병이 가능해졌다.

2. 자금조달

회사채 발행이 쉬워진다. 이사회를 열지 않아도 이사회가 대표이사에게 1년간 사채발행권한을 위임할 수 있다. 순자산가액의 4배 이내 규모 제한도 폐지됐다. 또한 삼성전자 등 일반기업도 ELS 등 파생증권을 발행할 수 있다.

3. 자율성

기업 경영에서 이사의 책임이 감면된다.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아닐 경우 이사 책임한도는 최근 1년간 보수의 6배로 제한된다. 사외의사의 경우 3배 이내로 제한받는다. 대신 이사의 책임 인적범위는 더 넓어졌다. 이제 이사 뿐만 아니라 이사의 배우자 등 배우자 등 특수관계인의 회사와 거래하기 위해서도 이사회의 3분의 2 이상 찬성을 받아야 한다.

액면가가 없는 주식도 발행이 가능해졌다. 주식회사의 최저 자본금 규정도 폐지돼 자본 없이 아이디어만으로도 자금지원을 받아 회사의 창업주주가 될 수 있다.

4. 기업회생

공적인 기업회생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출자전환이 가능해졌다. 사적 합의에 의해 은행이 기업을 구제하기 위해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

5. 배당

이사회가 직접 재무제표를 승인할 수 있게 된다. 기존 상법에서는 감사가 승인한 외부 감사인이 재무제표를 검토 후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받아야 했다. 배당금 확정이 주주총회에서 이뤄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제 이사회에서 배당금을 미리 확정해서 발표할 수 있게 된다. 예를들면 배당금을 주주총회에서 결정하는 A회사는 3월 주주총회 후 확정된 배당금을 4월에 주주들에게 입금했다. 그러나 개정상법에 의해 이사회에서 배당금을 결정하는 B 회사는 1월에 모든 절차를 마치고 2월에 주주들에게 배당금 입금이 가능하다.

또한 이제 기업이 정관에 정하지 않아도 자사주 이익소각이 가능하다. 의사회 결의만으로도 자사주 소각이 가능해졌다. 자사주 소각을 원하지만 정관을 고치기 힘들었던 기업들은 자사주 소각이 가능해진다. 현금배당 외에 현물배당도 가능해져 자회사 주식을 주주에게 배당하는 것도 가능하다.

투자 아디이어: 보유현금 많은 중소기업들의 재평가 기대

개정상법으로 자금조달이 쉬워지고 절차가 간소화돼 기업 합병이 유리해진다. 대주주의 지분이 적어 피합병회사에 신주를 발행할 수 없었던 회사들이 현금 또는 자산을 대가로 합병을 할 수 있게 됐다. 예를 들어 대주주가 20%를 보유한 A 회사가 같은 크기의 B회사와 합병하면 B회사 주주들에게 통합회사의 주식을 나눠줘야 한다. 이 경우 대주주의 지분율은 10%로 감소해 경영권이 불안해진다. 그러나 이제 개정 상법에서는 A회사가 신주발행 없이 현금을 지불해 B회사와 합병할 수 있다.

이전까지 현금이 많은 기업들은 합병 대신 피인수회사의 주식을 매수해 자회사로 인수하는 방법을 택했다. 그러나 주식이 널리 분산된 상장회사 인수는 주주들에게 각각 매입하는 절차를 거쳐야 해 100% 인수가 힘들었다. 좋은 인수대상이라면 사업체의 지배를 확실히 하기 위해 합병을 선호할 수 있다.

투자대상으로는 보유현금이 많은 중소기업들의 재평가가 기대된다. 보유 현금이 많으면 대기업이 인수자금을 빌려 중소기업 주주들에게 대가를 지불한 후 합병해 중소기업의 보유현금으로 바로 대출금을 갚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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