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레터]겁 많고 소심한 투자자의 편지

'겁 많고 소심하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하 한국밸류) 이채원 전무는 저서 '이채원의 가치투자'의 첫 머리에서 자신을 위와 같이 표현했습니다.

이채원 전무가 한국밸류 10년투자 펀드 고객들에게 편지를 보냈습니다. 내용을 요약해 소개합니다.

2011년은 주식시장에 새로운 폭풍이 몰아친 시기였습니다. 2009년부터 상승세를 지속하던 시장이 유럽 재정 위기라는,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위기에 봉착했기 때문입니다. 유럽 재정 위기의 본질은 그리스,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국가들이 경제 위기로 국가 수입인 세금이 감소했음에도 지출을 줄이지 못해 일어났습니다. 개인과 달리 국가의 재정 지출은 정치적 이해관계가 복잡해 짧은 시일에 큰 폭으로 줄이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정치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유럽의 재정 위기는 상당히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에 대외 경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도 유럽이 회복될 때까지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습니다. 저희는 장기적으로 한국 경제가 좋을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주식시장도 지속적으로 상승하리라 봅니다. 하지만 지난 2009년, 2010년과 같은 뜨거운 시장이 곧 펼쳐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따라서 경기가 악화되는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이익을 내는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보수적인 관점이 주효해 코스피 지수가 10% 가량 하락했던 작년 10년투자펀드는 1% 남짓이나마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었습니다.

장기 자산 관리 관점에서 중요한 것은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을 때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유럽 재정 위기, 미국 경기 회복, 중국 긴축 완화 등 많은 정보가 홍수처럼 시장에 넘쳐나고 있지만, 그러한 뉴스에 일일이 귀 기울일 필요는 없습니다. 좋은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면 일시적인 시장 침체에 좌절할 필요도 없고, 시장이 폭등할 때도 평정을 유지하면 됩니다. 시기의 문제일 뿐 좋은 기업의 주주는 충분히 보상을 받는다는 것을 오랜 자본시장의 역사가 입증해 주기 때문입니다.

봄을 시샘하는 추위가 아직 매섭습니다. 건강에 유의하시고 3개월 후 연간보고서를 통해 찾아뵙겠습니다.

아이투자에서는 매달 한국밸류의 투자동향을 정리해 제공합니다. 단 무조건적인 따라하기는 수익률에도, 투자실력 향상에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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