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투자 조석근] 화학업계의 우량주 케이피켐미칼이 모처럼 급등했다. 8일 전날보다 5.2% 상승한 1만79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범롯데그룹 계열로 호남석유화학의 자회사인 케이피케미칼은 세계 최대 석유화학 시장인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 위주로 공격적으로 판매량을 늘리며 성장속도를 높이고 있다.

◆국내 PET 1위, 신흥시장 수출로 급성장

 

케이피케미칼은 호남석유가 지분 51.8%를 보유한 화학소재 업체다. 화학섬유와 페트병의 원료로 사용되는 폴리자일렌(PX), 올소자일렌(OX), 메타자일렌(MEX), 고순도 테레프탈산(PTA), 고순도 이소프탈산(PIA),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 등의 소재를 생산한다.

케이피케미칼의 경쟁력은 세계적인 일관생산체제다. 정유업체들로부터 사들인 기초소재 혼합자일렌(MX)을 PX와 MEX로, 이를 다시 PTA`PIA`PET로 가공하는 일괄공정을 보유한 곳은 세계에서 이 회사뿐이다. 그만큼 투자`물류`인건비 등이 획기적으로 절감되는 구조다.

케이피케미칼은 국내 PET 시장에서 38.5%의 점유율로 1위다. SK케미칼, TK케미칼, 휴비스 등이 다음 순위를 차지한다. PTA 부문에선 삼성석유화학과 삼남석유화학에 이어 3위, PX에서도 GS칼텍스와 에쓰오일, SK에너지에 이어 3위다. 케이피케미칼은 생산물량의 85%를 중국과 러시아, 미국, 유럽 등으로 수출한다.

케이피케미칼의 실적은 중국과 러시아 등 신흥경제권의 부상과 함께 급증했다. 개별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은 2002년 1조803억원에서 지난해까지 3배가량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502억원에서 6배 이상 급증했다.

지난해 3분기 이후 새계경기 악화에 따른 수급 불안으로 일시적 '어닝 쇼크'를 겪었으나 외형성장은 지속됐다. 지난해 케이피케미칼의 매출액은 전년보다 29.3% 증가한 3조1383억원, 영업이익은 92.6% 증가한 2931억원이다. 순이익도 81.2% 증가한 2497억원이다.

◆무차입, 풍부한 현금 '매력적'

 

케이피케미칼의 재무는 안전한 상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42.4%, 유동비율은 222.1%다. 무차입 상태이며 대부분의 부채가 매입채무라 이자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같은 기간 현금성 자산이 5287억원이다. 부채총계의 9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케이피케미칼의 자산은 장기자본(자기자본+장기부채)과 자기자본이 일치하는 구조다. 장기적인 차입금이 없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유형자산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해마다 감가상각 비용이 발생하지만 별도의 증설을 하지 않았다. 2009년부터 고정자산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해외 자회사 설립하면서 지분투자를 늘린 데다 주식, 채권 등 금융자산의 비중을 늘렸기 때문이다.

 

현금도 비교적 원활히 유입되는 모습이다. 매출채권 회전일수는 29일로 짧은 편이다. 일반적으로 매출채권 회전일수가 90일 이하이면 장부상 이익이 원활히 회수된다는 뜻이다. 영업현금흐름은 2009년을 기점으로 지속적으로 우상향하는 모습이다. 영업현금흐름이 증가하면서 부채상환으로 인한 재무현금흐름 순유출이 발생하는, 견실한 구조다.

현재 케이피케미칼의 자기자본익률(ROE)는 26.8%로 제조업 중에서도 높은 수준이다. 이는 최근 5년 평균(11%)보다 상승한 수치다. 주가수익배수(PER)는 7배로 최근 5년 평균(21배)보다 낮다.

◆투자매력, '상장업체 상위 1%'

아이투자가 개발한 주식MRI로 분석한 케이피케미칼의 투자 매력도 종합 점수는 25점 만점에 21점으로 전체 상장기업 중 25위(상위 1%)를 차지했다.

중장기적으로 이익 성장률이 높아 고성장주에 속하며 재무 안전성은 높아 안전한 편이다. 또한 소비자 독점력이 보통으로 산업내 경쟁이 심화되면 수익성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주식MRI는 아이투자에서 자체 개발한 실시간 종목분석 도구다. MRI 종합 점수는 수익성장성과 재무안전성 뿐만 아니라 기업의 이익 지속성을 가늠할 수 있는 사업독점력과 적정주가 수준까지 함께 고려해 판단한다.

주식MRI 종합 점수는 25점이 최고 점수이며 높을수록 저평가 우량 기업이다. 또한 종합점수가 높을수록 5각형 모양의 도형 내부가 가득찬 그물 형태로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