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분석]동일제지, 한국밸류 매수···택배성장 수혜?

[아이투자 이래학] 최근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하 한국밸류)이 동일제지의 지분을 취득해 관심을 끈다.

지난 달 5일 한국밸류는 동일제지의 주식 198만6990주를 취득해 지분율이 5.01%가 됐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8월과 올해 1월 사이에 기관의 매수 물량이 집중된 것으로 보아 한국밸류는 지난 6개월 동안 동일제지 지분을 늘린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동일제지의 주가는 2100원에서 1200원 사이를 오르내렸다.

◆ 골판지 산업, '택배'와 동반 성장

동일제지는 골판지 원지를 생산·판매하는 이 분야 2위 업체다. 골판지 원지는 용도에 따라 골판지의 표면지로 쓰이는 라이너지, 후면지로 쓰이는 이면지, 라이너지와 이면지 사이 볼록한 부분인 골심지로 나뉜다. 매출액 비중은 라이너지 62%, 이면지와 골심지 37%다.

골판지의 원지는 주로 제품의 포장재에 사용된다. 이로 인해 골판지 원지 시장은 택배수요와 밀접하게 연관된다. 국내 택배산업은 홈쇼핑, 온라인 시장 활성화에 따라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최근 6년간 국내 택배물량은 연평균 16% 증가했다. 이에 따라 골판지 원지 시장 또한 안정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 경쟁 업체 대비 높은 영업이익률

지난해 골판지업체는 매출액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익은 감소했다. 원재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입고지 가격이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악조건 속에서도 동일제지는 상장된 골판지업체 중에서 영업이익 감소율이 가장 낮았다.

이 회사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818억원으로 2010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 감소한 85억원을 거뒀다. 이는 영업이익이 51% 감소한 신대양제지와 24% 감소한 수출포장에 비해 우월한 실적이다. 동일제지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률은 4.7%로 신대양제지 2.5%, 수출포장 3.6%에 비해 높다.

반면, 동일제지는 3분기 누적 순이익이 70% 감소한 27억원을 거뒀는데 이는 지분법손실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관계기업인 태림포장의 지분을 장부가액보다 할인된 가격으로 처분해 발생한 일회성 손실이다.



◆ 안정적 공급처 확보, 꾸준한 설비투자

동일제지가 타 업체보다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은 원가경쟁력 때문이다. 동일제지는 관계회사 공급비중이 높아 고지가격의 변동분을 제품가격에 반영할 수 있다. 이트레이드 증권에 따르면 2010년 3분기 기준 동일제지의 관계회사 매출액 비중은 73%, 신대양제지는 57% 가량이다. 이 밖에도 관계회사 공급 비중이 높다는 점은 안정적인 매출액과 이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기계설비를 개선한 것도 원가절감에 도움이 됐다. 동일제지는 지난 2010년 2분기부터 기계설비 투자를 단행했다. 당시 건설 중인 자산은 60억원, 지난해 3분기에는 2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기계자산은 643억원에서 695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로 인해 소각로와 공정설비가 개선됐으며, 생산성 향상 및 원가절감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 매력적인 자산가치 

동일제지의 자산가치는 매력적이다. 2011년 3분기 기준 현금, 관계사 주식, 토지 및 부동산을 합한 자산규모는 1860억원이다. 여기서 1135억원의 차입금을 뺀 순현금은 725억원이다. 이는 동일제지의 현재 시가총액 673억원보다 높다. 

동일제지의 ROE와 PER 모두 다른 골판지업체보다 양호한 수준이다. 동일제지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5%다. 현재 주가수익배수(PER)는 7.5배지만, 관계회사 지분을 처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회성 손실을 제외하면 5배 수준으로 낮아진다.  ROE가 높은 주식은 수익성이 좋다고 판단하며, PER이 낮은 주식은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