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선택]로버트 올스타인, '동양이엔피'

로버트 올스타인 <1>동양이엔피

로버트 올스타인은 숫자를 가장 잘 파악하는 투자 대가다. 그는 투자운용을 시작하기 전 투자전문지 제작을 통해 재무제표에서 진실을 말하지 않는 회사들을 규탄했다. 그는 숫자에 초점을 맞춘다. 따라서 경영진과 거의 얘기를 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경영진들이 사업에 대해 장밋빛 견해만 밝히고 잘못된 일에 대해선 정직하게 얘기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투자 승자는 가장 많은 성공주를 고르는 사람이 아니라 실수를 가장 적게 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투자는 장기에 걸쳐 부를 축적하는 게임이며 자산이 0으로 돌아가면 게임이 끝난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하루하루의 성패에 너무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한다.

올스타인은 뉴스가 실제보다 너무 비관적이라 저평가돼 있는 회사를 찾는다. 그가 중시하는 것은 오로지 가격으로, 그에게 있어 좋은 회사를 비싼 가격에 사는 것은 나쁜 회사를 사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는 가격을 매기기 위해 향후 3년에서 5년 사이의 현금흐름을 추정한다.

로버트 올스타인의 종목 선정 기준은 저PER 상위 10% 종목을 대상으로 한다. PBR은 1.3보다 적고 부채비율이 150% 이하여야 한다. 배당수익도 지급돼야 한다. 올스타인의 기준에 따라 고른 기업 중 오늘 소개할 종목은 동양이엔피다.

올스타인의 선택 '동양이엔피'

동양이엔피는 디지털 전원공급장치(Power Supply) 제조회사다. 전원공급장치는 전자기기에 안정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있는 장치다. 전원공급장치가 고장날 경우 과다전력이나 과소전력으로 회로 전체가 고장나기 때문에 성능보다 안정성이 중요하다.

[그림1] 동양이엔피 제품

(자료:동양이엔피 홈페이지)

동양이엔피의 주 매출처는 삼성전자다. 25년째 삼성전자에 납품하고 있는 협력회사로 삼성의 협력회사 지원프로그램의 혜택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의 전자제품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동양이엔피 역시 수혜를 입고 있다. 동양이엔피의 전원공급장치 비중은 가전제품이 46%로 가장 높고 휴대폰 비중이 31%다.

[표1] 동양이엔피 매출처 비중

(자료:아이투자)

주 매출처인 삼성전자가 제품의 80%를 수출하기 때문에 동양이엔피 역시 수출 비중이 높다. 원/달러 환율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과거 키코(KIKO) 상품에 가입했지만 2008년 달러가 폭등하며 큰 손실을 입었다. 2010년에 발목을 붙잡던 키코 손실 70억원을 털어내 마무리를 짓는데 성공했다.

동양이엔피의 작년 3분기 매출액은 973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9.7% 상승했다. 외형 확대로 영업이익은 47억원을 기록해 전 분기 36억원 대비 30% 상승했다. 동양이엔피는 신규사업으로 LED 조명용 전원공급장치에 진출하기 위해 준비중이다.

동양이엔피는 2세 상속중이다. 동양이엔피의 김재수 사장은 작년 10월 아들 김재만 이사가 설립한 비상장법인인 신동양홀딩스에 주식을 100만주(지분율 13%)를 증여했다. 다만 동양이엔피 주가가 상승하며 증여세 부담이 높아져 지난 2월 2일 증여를 취소했다. 주가가 높아지면 대주주에게 불리하기 때문에 주주들과 이해관계가 상충할 수 있다는게 동양이엔피의 리스크다.

주식MRI 분석 결과, 상위 14%

아이투자가 개발한 주식MRI로 분석한 동양이엔피의 투자 매력도 종합 점수는 25점 만점에 16점으로 전체 상장기업 중 305위(상위 14%)를 차지했다.

중장기적으로 이익 성장률이 시장평균으로 중간성장형 기업에 속하며 재무 안전성은 보통으로 위험은 높지 않은 편이다. 또한 소비자 독점력이 높아 경기 변동에 관계 없이 현재의 수익성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주식MRI는 아이투자에서 자체 개발한 실시간 종목분석 도구다. 주식MRI 종합 점수는 수익성장성과 재무안전성 뿐만 아니라 기업의 이익 지속성을 가늠할 수 있는 사업독점력과 적정주가 수준까지 함께 고려해 판단한다. MRI 종합 점수는 25점이 최고 점수이며 높을수록 저평가 우량 기업이다. 또한 종합 점수가 높을수록 5각형 모양의 도형 내부가 가득찬 그물 형태로 나타난다.

동양이엔피는 숫자에 가장 밝은 대가 로버트 올스타인의 종목으로 선정됐다. 상속 리스크와 삼성전자 매출 비중이 높다는 한계를 딛고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기대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