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나도 빼먹었어!" 큰손 지각공시 잇따라

[아이투자 이혜경] 최근 안철수연구소의 2대주주인 개인투자자 원종호씨가 지분 공시를 누락시킨 일이 드러나 물의를 빚은 가운데, 뒤늦게 ‘지각 공시’를 하는 주주들이 줄을 잇고 있다.

23일 조선기자재업체 케이에스피의 최대주주인 한국공작기계는 1년 2개월 이상 지각한 공시를 냈다. 한국공작기계는 지난 2010년 9월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케이에스피 지분 42.65%를 취득하며 최대주주가 됐다. 그러나 내야할 공시 중 하나를 빼먹었다가 이번에 추가 공시했다.

공시 규정에 의하면 지분을 10% 이상 보유한 주요주주는 ‘주식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이하 대량보유보고서)’ 외에  ‘임원·주요주주특정증권등소유상황보고서(이하 임원·주요주주보고서)’도 함께 내야한다.

그러나 한국공작기계는 대량보유보고서만 내고, 임원·주요주주보고서는 제출하지 않았다가 이번에 제출한 것이다.

강원비앤이 최대주주인 한텍엔지니어링도 비슷한 케이스다. 이 회사는 1년 6개월 늦었다. 지난 22일 한텍이 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한텍의 강원비앤이 지분율은 2010년 4월에 10%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당시에는 관련 공시를 전혀 하지 않았다. 그해 연말에 강원비앤이를 인수하면서 낸 대량보유보고서에서 4월에 지분 취득 사실을 간단히 언급한 것이 전부였다.

상장사 지분율이 5%를 넘는 주주는 사유발생 5영업일 이내에 금융감독원에 대량보유보고서를 제출해 그 사실을 알려야 한다. 이른바 ‘5%룰’이다. 한텍은 이 부분을 위반한 것이다. 또한 지분율이 10%를 넘었을 때도 내야하는 임원·주요주주보고서 를 누락했다. 한텍 관계자는 “해당 공시를 안한 사실을 알았다”며 “단순 누락이었다”고 설명했다.

솔라시아의 주요주주인 한솔인티큐브도 지난 22일 6개월여 늦은 공시를 냈다. 이 회사는 올해 4월 솔라시아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15.25% 취득했다. 그러나 당시 관련 대량보유보고서만 내고, 임원·주요주주보고서는 빼먹었다가 이번에 제출했다.

현행법상 공시규정을 위반하면 주의, 경고 등의 계도성 행정조치, 위반 주식에 대한 의결권 행사 제한, 처분명령 등의 규제조치를 받을 수 있다. 심한 경우,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