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야기①] 반도체에 로고는 누가 새길까?

반도체 레이저 마킹 분야 시장 점유율 국내 95%, 세계 50%를 차지하고 있음. 반도체 레이저 마킹 분야에서 축적된 레이저 기술을 바탕으로 범용 레이저 마킹, LED 레이저 마킹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함. 또한 반도체 후 공정 장비 Grooving 장비의 개발로 향후 큰 폭의 매출 증대가 예상되는 성장형 기업.

 

기업 이야기 #1 이오테크닉스(039030)

반도체는 삼성이 만든다. 그러나 삼성의 반도체라고 알려주는 역할은 우리가 한다.

   컴퓨터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부품이 무엇이 있을까요? 여러 가지 부품이 생각나겠지만, 여기서 필자가 이야기 하려고 하는 것은 바로 반도체입니다. 우리나라는 반도체 산업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데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와 같은 기업이 세계 반도체 시장의 상당 부분을 점유하고 있습니다. 컴퓨터 부품을 직접 조립해본 사람이라면 D-RAM 반도체를 한 번쯤은 보았을 텐데, 이 D-RAM 반도체에 선명하게 새겨져 있는 삼성전자 로고에 자부심을 느껴본 적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여러분 혹시 알고 계셨나요? 삼성전자에서 만드는 반도체에 삼성전자 로고를 새기는 일은 삼성전자가 직접 하지 않습니다. 바로 이 글에서 소개할 이오테크닉스라는 기업이 하고 있습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반도체에 글씨를 새겨 넣는 레이저 마킹기를 생산, 전 세계 반도체 생산업체에 공급하는 기업이 바로 이오테크닉스입니다.

 
이오테크닉스는 1989년 창업한 이례 20년 이상 반도체 레이저 마킹 분야에서 끊임없는 기술력을 개발하여 삼성전자는 물론 세계적인 반도체 회사인 마이크론, 텍사스인스트로먼트 등의 회사에 반도체 레이저 마킹 장비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동사는 반도체 레이저 마킹 분야의 세계 시장 50%, 국내시장 95%의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답니다. 또한 반도체 레이저 마킹 분야에서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범용 레이저 마킹, LED 마킹 장비, Solar cell, Grooving 등의 장비를 생산, 매출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이오테크닉스의 분기보고서를 보면 동사의 매출 구성은 아래의 표와 같은데, 레이저 마커 항목에는 반도체 레이저 마킹기, 범용 레이저 마킹기, LED 레이저 마킹기가 포함되어 있고, 레이저 마커 응용기기에는 Solar cell, Grooving 장비 등 레이저 마킹기 이외의 제품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1. 이오테크닉스, 동사 매출의 안정성을 누가 의심하는가?

1-1. 국내 시장 95%, 세계 시장의 50%를 장악한 동사의 강력한 사업 분야

- 동사의 안정적인 매출원, 반도체 레이저 마킹기

가장 먼저 살펴볼 동사 사업 분야는 반도체용 레이저 마킹 분야입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보는 D-RAM 등의 반도체는 웨이퍼라는 둥그런 원판에서 만들어지는데요. 둥그런 모양의 웨이퍼를 사각형으로 자르고 여기에 여러 가지 회로를 연결하여 우리가 일반적으로 보는 반도체가 완성됩니다.(웨이퍼에서 D-RAM 반도체로 가는 동안 수많은 공정을 거치게 되는데요. 구체적인 것은 후에 Grooving 기술을 소개하면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동사는 바로 이 웨이퍼와 D-RAM에 레이저로 제조회사, 일련번호 등을 레이저로 마킹하는 기계를 생산, 반도체 생산회사에 판매합니다. 반도체 레이저 마킹은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후공정에 속하는데,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만큼 향후 동사의 꾸준한 캐쉬 카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반도체 레이저 마킹은 반도체 제조 공정 중 가장 마지막에 행하는데, 이 때 마킹에서 사소한 실수가 발생하면 거의 다 완성된 반도체를 사용할 수 없게 됩니다. 따라서 반도체 레이저 마킹기의 경우 신뢰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으므로 동사의 반도체 레이저 마킹기를 사용하던 회사가 다른 회사의 제품을 사용할 유인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동사의 시장 점유율은 앞으로도 유지될 것이라 판단됩니다. 




1-2. 1조원의 거대한 시장으로 진출하다.

- 세계 최초의 4Beam 범용 레이저 마킹기

동사는 반도체 레이저 마킹 분야에서 축척된 기술을 바탕으로 범용 레이저 마킹 분야에도 진출했습니다. 범용 레이저 마킹은 우리 주변에 보이는 일반적인 물건에 레이저로 문자를 새기는 것을 말합니다. 플라스틱, 유리 등 어떠한 물건에도 손쉽게 글자를 새길 수 있는데요, 실제로 지난 KRX 상장기업 IR 엑스포에서 동사는 즉석에서 방문자의 이름을 새긴 볼펜을 나누어주는 퍼포먼스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동사의 범용 레이저 마킹 기계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뛰어난 기술력 때문이랍니다. 동사는 세계 최초로 4beam으로 마킹할 수 있는 멀티빔 레이저 마킹기를 상용화했습니다. 기존 타사의 제품은 2beam으로 제품에 마킹을 하는 것에 비해 동사의 제품은 4beam으로 제품에 마킹하기 때문에 생산성은 2배로 증가하고, 장비대수는 1/2로 줄여 효율성을 극대화했습니다.

 

 

비록 범용 레이저 마킹 분야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진 않지만, 범용 레이저 마킹은 1 조원 정도의 커다란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만큼, 범용 레이저 마킹 분야에서도 일정한 매출에 더해 잠재적인 매출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동사의 반도체 레이저 마킹기, 범용 레이저 마킹기는 Laser Marker 항목에서 매출로 인식되는데, 위 표에서 보다시피 매년 500억 내외의 매출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물론 반도체 시장의 호황과 불황에 따라 어느 정도 매출의 변동은 생기지만, Laser Marker 분야의 매출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며 동사의 Cash Cow 역할을 확실히 할 것으로 보입니다.

 

2. 새로운 신 성장동력, 앞으로의 매출은 우리가 책임진다.

2-1. LED CHIP. 너 역시 결국 우리가 필요할걸?

동사는 2009년 LED 마킹 장비를 삼성전기에 납품하기 시작하였고, 다른 대형사와도 납품 협의를 진행 중입니다. LED TV 시장 성장으로 LED 칩의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데, 현재 LED 칩은 반도체 칩과는 달리 제품 식별 코드를 칩에 표기해야 하는 산업 표준이 확정되어 있는 상태가 아닙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칩 공급자에게 제품 식별 코드를 마킹하도록 요구하고,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LG전자 등 다른 전방 업체도 마킹을 요구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LED 마킹은 LED 칩의 불량 추적을 통한 품질 관리 및 생산자 식별을 위해 필수적인 사항인 만큼, 가까운 시일 내에 산업 표준이 확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동사의 LED 마킹 장비의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동사는 2010년 LED 마킹 분야에서 100억 정도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요, 2009년 동사의 총 매출이 800억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규모의 매출이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2. 반도체 공정에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절대적인 성장동력원을 마련하다.

  동사는 위에서 언급한 여러 마킹 장비 외에도 반도체 관련 여러 응용장비를 개발하고 있는데, 그 중에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이 바로 Grooving 장비입니다. 이 반도체 관련 응용장비, 특히Grooving 장비를 설명하기 위해서 반도체 공정에 관해서 간단히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반도체 공정은 크게 준비단계, 전 공정, 후 공정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준비단계는 앞에서 설명 드린 웨이퍼를 만드는 과정입니다. 규소를 녹여 규소봉(ingot)을 만든 후 얇게 절단하여 웨이퍼를 만들고, 웨이퍼 표면을 연마하여 거울 같이 만듭니다. 그리고 반도체 회로를 설계한 후, 이 회로를 웨이퍼에 새겨 넣을 도구인 MASK를 제작하게 됩니다.
 

 

  전 공정은 웨이퍼를 가공하는 단계입니다. 전 공정은 구체적으로 산화공정, 감광액 도포, 노광, 현상, 식각, 이온주입, 화학기상증착, 금속배선으로 나뉘는데, 쉽게 말해서 준비단계에서 만들어진 웨이퍼에 설계된 회로를 새겨 넣고 전기회로를 연결하는 공정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준비 단계에서 거울처럼 매끈했던 웨이퍼 표면이 전 공정을 거치고 나면 복잡한 회로가 새겨지고 여러 배선들이 연결되어 복잡한 모습을 가지게 됩니다.

 
이제 동사와 가장 밀접한 후 공정을 설명할 차례입니다. 후 공정은 웨이퍼 자동선별, 웨이퍼 절단, 칩접착, 금속연결, 성형, 최종검사, 마킹, 포장의 단계를 거치게 됩니다. 전 공정에서 만들어진 웨이퍼를 사각형의 모양으로 잘라서 우리가 알고 있는 반도체의 모양으로 만드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편한데요, 여기서 반도체를 자르고 가공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장비를 동사에서 만들고 있습니다.



 
반도체 칩을 만들기 위해 drilling 하고 Patterning 하고 cutting 해서 우리가 아는 네모난 모양의 반도체가 완성되는데요, 특히 웨이퍼를 절단하는 과정에서 쓰이는 기계를 Grooving 장비라고 합니다. 기존에는 웨이퍼를 절단하기 위해서 다이아몬드를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웨이퍼에 들어가는 회로가 복잡, 정교해지면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다이아몬드 칼로 웨이퍼를 자르기 위해서는 일정한 압력이 가해지는데 웨이퍼 위에 복잡한 회로가 이 압력을 견디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레이저로 웨이퍼를 절단하는 방식을 고안했는데 이를 현실화 시킨 장비가 바로 Grooving 장비입니다. 현재 Grooving 장비를 개발한 회사는 동사와 일본의 디스코사인데, 동사와 디스코사는 후공정 업체인 SPIL 사에 시험기기를 동시에 납품했었습니다. 시험 운용을 거친 결과 SPIL사는 동사의 Grooving 장비를 채택했고 동사의 매출은 큰 폭으로 증가하게 되었습니다. 레이저로 웨이퍼를 절단하는 시장은 새롭게 만들어지는 신규 시장으로 향후 기술 발전과 더불어 큰 폭의 성장성이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왜냐하면 앞으로는 웨이퍼를 다이아몬드로 절단하기 힘들어지고 레이저로 절단해야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시장에서 일본의 디스코사를 이기고 시장을 선점한 이오테크닉스의 Grooving 장비, 향후 본격적인 시장이 형성될 경우 시장을 선점한 만큼 상당한 매출이 기대되는 상황입니다.  

 
 자, 그럼 신 성장 동력의 힘을 실제 매출에서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앞에서 설명한 LED 마킹기는 Laser Marker 항목에서 매출액을 인식하는데요, LED 마킹기는 2009년 40억원 정도의 매출이 발생하였습니다. 2010년에는 약 100억 정도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는데요, LED 마킹기에서 발생한 매출로 인해 Laser Marker 분야의 2009년 매출과 2010년 1분기 매출이 증대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Grooving 장비는 Laser 응용기기 항목에서 매출액을 인식하는데요, 2008년 20억 원, 2009년 60억 원의 매출이 발생하였고, 2010년에는 1분기에만 60억 원이 매출이 발생하였습니다.

동사는 대만 ASE사와 497억 원 규모의 Grooving 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하였고, SPIL사와는 127억 원 규모의 Grooving 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앞에서 설명 드린 것처럼 이제 막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Grooving 장비 시장을 선점한 만큼, 향후 시장의 발전과 더불어 더욱 더 큰 매출이 기대되는 상황입니다. 2009년 총 매출이 800억인 점에 비추어보면 Grooving 장비가 향후 동사의 매출 증대에 얼마나 큰 기여를 할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을 겁니다.

   자, 여러분 이제 이오테크닉스라는 기업에 관해 충분히 이해하셨나요? 동사는 이 외에도 여러 사업분야를 가지고 있지만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기에 간단히 보고 넘어가셔도 됩니다. 필자가 위에서 언급한 사업분야를 좀 더 자세히 공부한다면 이오테크닉스에 관해 90% 이상 파악했다고 자신하셔도 됩니다. 그럼 다음에는 더욱 흥미로운 기업을 가지고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