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주식투자

 

6월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한 달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해외출장이 갑자기 생겨 여기저기 다니느라

바쁘게 지냈지만 주식투자에서는 디에스엘시디와 토필드의

몰락으로 상당히 마음 고생이 심했습니다.

2MB가 6월 10일날 청와대 뒷산에 올라 끝없이 이어진 수많은 촛불을 보면서

국민을 편하게 모시지 못한 자신을 자책하면서

늦은 밤까지 생각하고 생각하면서 자신을 뒤돌아 봤다고 했었지요.

저도 6월 28일날 컴퓨터 앞에 앉아 폭포수처럼 떨어지는 토필드의 하락

그래프를 보면서 좀 더 기업을 철저히 분석하지 못한 자신을 자책하면서

늦은 밤까지 저의 투자방식을 뒤돌아보고 토필드를 어떻게해야 할 지

생각했습니다. (비교대상이 좀 그렇지요?)

나의 적정가격 계산이 너무 낙관적이었는지? 기업의 펀더멘탈의 변화를 내가

알아차리지 못했는지? 주봉 이동평균선이 무너질 때 과감히 매도하지 못했는지?

등등 모든 가능성에 대해서 점검해보았습니다.

결과적으로는 큰 잘못은 찾아내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면 무엇이 문제일까?

첫째는 IT기업의 수익의 지속성에 대해 너무 과신을 하였습니다.
중소기업에 환율, 납품처 정책에 따라 단기간에 변동이 클 수 있는

분기별 수익에 대해 너무 신뢰를 했습니다.

그래서 버펫이 IT는 손도 안대고 음식료 회사에 관심을 많이 두었는가 봅니다.

둘째는 내가 잘 모르고 수익을 잘 예측할 수 없는 회사에 투자하였다는 점입니다.

개미투자자는 기관에 비해 정보력이 열세이므로 수익예측이 쉽거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이해가 쉬운 회사에 대해 투자했어야 하는데

우수한 분기수익에 대한 이해만 가지고 너무 쉽게 생각했습니다.

그러면 이제는 어떻게 해야하는가?

어떻게 보면 금번 하락은 과도한 측면이 있습니다. 2/4분기,

하반기 수익이 나빠지더라도 금년 최소한 200억원의 수익이 가능하므로

주가는 13000원은 되어야 정상으로 보이는데 10000원대의

가격은 나빠진 수익을 감안해도 싼 편입니다. 그리고, LCD TV보급에

따른 시장 확대를 생각하면 시장전망도 좋은 펀이고 버티면 될 것도 같았습니다.

하지만 2/4분기 수익전망은 매출은 늘어났으나 영업이익은 급격히 줄어든

구조이며 그 이유에 대한 뚜렷한 설명이 없고, 결국 하반기 수익이 개선되는지

여부가 중요하나 아직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리고 토필드가 휴맥스나 여타

셋톱박스 회사에 비해 경쟁력이 월등한지 현재의 경쟁우위가 얼마나

지속가능한지에 대해 확신이 들지 않았습니다. 기술적분석상으로도

주봉 120일선이 무너진 상태이며 여기서 추가하락하면 상당히 많이

더 떨어질 가능성도 높고...

그래서 장고끝에 내린 결론은 6.30(월) 시초가에 전량매도 결정이었습니다.

오늘 10800~10900원에 모두 팔았습니다. 물론 손실폭이 컸었고 오늘 매도로

인해 금년도 주식투자에서 저의 계좌가 마이너스를 면하기는 어려울 듯합니다.

2000년도 이후 마이너스를 기록한 해는 없었는데 마음이 무겁습니다.

토필드를 판 돈으로 국민은행에 무위험 투자할까 생각하다가 대출금을 갚기로 했습니다.

상반기 주식투자를 다시 모두 복기해보니 제대로 수익이 난 종목은 대동스틸이 유일하고

대부분 순익분기점에 왔다갔다 했더군요. 토필드만 손실만 없었어도 약간 플러스가

될 수도 있었고, 계속 보유하고 있으면 본전까지 돌아갈 수 있을 듯도 합니다만

아쉬움이 많이 남는 상반기였습니다. 상반기에 제 생각에 잘한 일이라고는 작년대비

주식투자액을 1/3 수준으로 확 줄였다는 것입니다. 최소한 내년까지 주식시장

전망을 암울하게 보고 있기에 투자에 더욱 신중해야 하겠습니다.

6월에 매도한 종목은 디에스엘시디, 대동스틸이며

매수한 종목은 유니드, LG엘시디, F&F, 휴스틸, 홈캐스트, 동양물산입니다.

대동스틸은 70%이상의 수익률을 올리면서 손실액 보전에 크게 기여해주었고

디에스엘시디는 토필드와 마찬가지로 월초에 전량 손절했습니다. 삼성에서

단가도 올려주고 더 나아질 것 같고 더 나빠질 일은 별로 없을 것 같았지만 앞으로

1년이상 보유할 자신이 없었기에 손절을 단행했습니다.

유니드, 휴스틸은 업황이 좋고 순익 전망이 좋고,

홈캐스트는 턴어라운드 개념으로 남산주성님의 글을 보고 샀습니다만

IT주 인지라 오래보유할 생각은 없습니다.

F&F는 임대료 비용절감 및 모자 매출증가에 따른 높은 수익전망,

동양물산은 농기계 회사로서 전망을 기대하고 소량 매입했습니다.

지난주 목요일 주식투자하는 친구랑 만났습니다. 투자경험은 많지 않지만

재수 때부터 친구이고, 서로 어느 종목에 얼마를 투자하고 있는지 아는 사이라

허심탄회하게 종목에 대한 의견을 나누곤 했습니다.

그 친구는 LG디스플레이에 평균단가 약 49000원에 무려

몇 억이 물려있었습니다. 물론 한 종목 몰빵에 미수, 대출까지 받아서

투자했더군요. 제가 그랬습니다. “몰빵은 하지 말고 대출은 손절하더라도

해소하고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서 몰빵은 하지 않는 것이 좋을텐데“

”그리고 좀 손해보더라도 45000원되면 일부는 파는 것이 좋다“ 라고.

그랬더니 그 친구는 “5만원 될 때까지 절대 팔지 않을 거고 55,000원 될 때까지

보유할거다“ 라고 하더군요. 저는 속으로 ‘그러다 한방에 가는 수가 있는데’

하고 걱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대뜸 그 친구가 하는 말이 ”너 토필드에 물렸지. 지난주에 엄청 떨어지던데

어떻게 할거냐?“  저는 ”잠시 심리 때문에 흔들리기는 하지만 하반기에 회복될거다.

한 일 년들고 있으면 수익을 볼 수 있겠지“하고 답했습니다. 그 친구는 ”나 같으면

손절하고 턴다“ ”중소회사가 갑자기 폭락하면 뭔가 네가 모르는 원인이 있는거야“.

그 친구와 만나고 나서 2사분기 실적에 대한 삼성증권 리포트가 뜨고

저는 눈물을 머금고 손절을 해야했습니다. 뚝심있게 꾸준히 보유하다보면 시간이 좀

걸리기는 하겠지만 다시 오를 것 같습니다만 어떨때는 남이 나를 바라보는 눈이

훨씬 정확할 때가 있습니다. 

7월에는 모두들 좋은 성과를 올리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