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로서 가늘고 길게 살아남기

그냥 생각나는대로 거칠게 쓴 글입니다. 퇴고가 부족한점 양해 바랍니다.

1. 경제 가치사슬을 통한 자본과 부의 이전

세계 경기가 위축된다고 하지만 빚으로 쌓아올린 그 돈이 어디로 흘러갔으며 그 돈이 어떤 사람들의 욕구를 자극시킬지 상상해 봅시다. 돈은 시중에 돈이 바짝 말라있을때 정부투자부문인 경제정책실행, SOC투자, 이자율조정, 통화량공급부터 기업부문인 자본재와 산업재를 지나 민간부문으로 흘러들어가는게 흐름입니다. 이 흐름은 3년~5년의 사이클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개 이런것이 경기 사이클의 진폭을 만들게 됩니다.

경기가 너무 과열되면 경제부처와 중앙은행은 풀린돈을 죄지만 기왕에 풀린돈은 쓰여지게 마련이고 그렇게 부는 어디론가 이전됩니다.

이 세상에 풀려있는 많은 돈은 자본가를 위해서 일을 합니다만 실제로 이 돈을 쓰는 사람의 대다수는 한시도 먹고 마시고 입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소비자라는 사실은 중요한 통찰의 단서가 됩니다.
소비자에게 흘러들어간 돈은 허투루 사라지지 않습니다. 재화와 맞바꿔질 것이고 소비자들은 최소한 먹을거리나 입을거리를 사들일 것입니다.
돈이 더 많이 풀리면 사람들은 쓰고 남는 돈으로 이익을 낼 수 있는 자산에 투자를 하게 됩니다.  이것이 자산가격을 올리는 원동력이 됩니다.  자산가격은 그래서 매순간 시중금리와 비교되기 마련입니다. 우리가 버블이라고 하는 것은 시중금리 이상으로 자산의 부가가치가 과대평가 되는 것입니다.

버블이 어느정도에 이르면 사람들은 가장먼저 자산부분에 더많은 환상을 가지고 지출을 늘리거나 자산을 불리는 두 갈래로 돈이 이동하게 됩니다.

이렇게 과대평가로 몰린 돈이 사라지려면 오른 자산가치 만큼의 파괴(전쟁이나 재해등을 통한)와 붕괴가 일어나든지(자산가격의 급격한 이익실현) 일시에 소수의 손에 부가 넘어가면(경기붐) 해결됩니다. -소수의 자본이 쓸 수 있는 돈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때문에 경기과열이나 버블때 부가 집중되고 불황이 되면 정부는 점점더 경제정책을 펼치기가 힘들어집니다-

결과적으로는 재화에 매달려있는 가치 평가수단인 돈은 거품의 급속한 붕괴를 통해서나, 부의 급격한 이동을 통해서  그 이익(손실)을 누군가가 떠안았을 것입니다만 근본적으로 바뀌는 것은 임금과 부가가치(자산수익률)이지 재화 그 자체는 아닐 것입니다.

만약 우리가 불로소득을 바라면서 위험자산에 투자하지 않는다면 제아무리 거품이 붕괴해도 별 상관이 없을것입니다.
 

2. 위기는 위험과 기회의 준말이다.

극단적으로 모든 경제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어도 정신을 차리고 있으면 기회일 수 있습니다.

70년대 말 80년대 초 오일쇼크는 중동건설붐으로  대박의 기회가 되었고 주식시장에서는 3공자. 즉 은행, 건설, 증권주가 폭등에 폭등을 거듭했습니다.

88올림픽 이후 주식시장이 붕괴했을때 부동산이 대안이었고 

IMF때 부동산과 모든 주식이 폭락했을 때에서 은행예금은 환상적인 금리를 안겨주었습니다

카드위기때는 어땠나요? 전환사채가 환상적인 수익을 안겨주었습니다.

IT버블이후 대폭락으로 모든 주식이 역버블 상태로 들어갔을때 배당주는 잘만 찾아보면 20~30%짜리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모든 경제지표는 한방향으로만 갈 수 없습니다.  어떠한 불경기에도 투자를 재개하는 기업은 생기게 마련이고, 어떠한 폭락에도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는 역발상 투자가가 있게 바련입니다. 그 사람들이 바닥을 만듭니다.

모든 과한것이 지나갈때쯤, 모든것이 진저리 쳐지다가 잊혀질때쯤되면 다시 예전의 손실은 잊혀지거나 흘러가고, 죽어나간 많은 참여자들의 주검더미가 오히려 기회로 돌아오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과거에 몰락한 투자자의 교훈은 살아남은 무용담에 파묻히고.. 또다른 군중들이 몰려옵니다. 별로 예외는 없었던것 같습니다.

주식시장으로 말하면 80년대부터 몇번이나 시장은 붕괴했었지만 살아남은 사람은 예전의 손실을 능히 복구하고도 남아 많은 부를 축적할 수 있었습니다.

이게 사실 현실적으로 냉정한 자본가의 논리입니다. 누군가 판에서 와장창 깨져서 실려나가면 그 자리에 놓여있는 이문을 취하는것이 오랜옛날로부터 이어온 자본의 논리입니다.  그들이 돈을 갚는 과정에서 투잡으로 대리운전을 하건,   고교중퇴를 해서 붕어빵을 팔건, 길바닥에서 노점을 하던 자본은 가엾은 눈으로 채무자들을 바라보지 않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많이 나올때가 소비자들 수중에서 돈이 말라붙을 때쯤이란 것이고 이때쯤부터 정부나 기업의 투자나 경기진작책이 펼쳐집니다. 어쨌던 공장은 돌아가야 하고 빚은 갚아져야 하고, 경제는 돌아가야 합니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투자를 하기전에 투자보다 어느정도 자본을 축적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당장 큰 돈을 벌고 싶다고 얼마 되지도 않는돈을 몽땅 위험자산에 몰아넣는 짓은 바보나 하는 짓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어떤 형태로든지 살아남아야만 그런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지금 미국에서 불거진 신용위기는 사실 과거 한국의 IMF에도 필적하는 금융위기인 것은 맞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은행과 소매대출업체들이  부실때문에 쓰러질지 모릅니다. 중국도 사실 위기입니다. 중국은 인플레이션과 성장과 분배욕구를  적절하게 제어해야할 시기입니다.

한동안 그들은 그동안 믿고 있던 주식시장과 주택시장만 믿고 펑펑 써대면서 호시절을 보냈지만 이젠  그런 거품이 꺼지는 것을 보며 피눈물을 흘릴 것입니다. 돈이 없으니 장사가어딨겠습니까. 허리띠를 조이면서 빚을 갚고, 돈을 모을때까지 아끼고 또 아낄 것입니다.

거시적으로 보면 경제는 기업과 국가와 소비자의 큰 덩어리로 보일 수도 있지만, 경제는 개인적인 소비와 경제활동의 총량이게 마련입니다.

그럼 투자자는 이미 상처마다 곪아터져서 몸져누운 경제에서 어떤쪽을 보아야 할까요. 빚과 과잉투자와 소비에 대한 뒷감당을 못해 죽어나는 개인과 기업일까요. 어떻게든 돈을 써야만 하는 기업과 개인일까요.

3. 봄은 생존한 사람에게만 찾아온다.

 다시 말하지만, 경제야 어떻든 소비자들은 그래도 열심히 뭔가를 소비할 것입니다.  기업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간 이런저런 일로 정말 힘겨운 불황을 이겨낸 기업은 그 위기를 어떻게든 생존하고 경기가 회복된후에 더 높은 경쟁력과 경쟁력이 약화돼 시장에서 퇴출된 경쟁자의 틈을 빈틈없이 메우기위해서는 투자해야 살아남는다는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저는 당장 봄이 온다고는 말하진 못하겠만, 이제 겨울인척만 하던 입동은 지나 완연한 겨울인것 같다고는 이야기할 수는 있을것 같습니다.   겨울은 가을에 준비하는 것입니다. 어짜피 맵디매운 찬바람과 함께 겨울의 한복판에 들어섰으니 잘 견뎌서 봄까지 살아남아야 하는 것입니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다음 봄에 어떤 놈을 심을까 공부를 해야할 때입니다. 

한참 장이 좋을때는 버텀업 투자자였다가 장이 나쁠때 미국을 비롯한 8개국의 경제를 들먹거리는 경제학도로 돌변하는 태도는 그리 좋지 않습니다. 버텀업이든 탑다운이던 자신이 잘 하는 방법으로 미래를 기다리는 시각을 견지해야 합니다.

가치투자이던, 챠트투자이던, 투기이던간에 어떤 기술로든 살아남는것은 투자 방법론보다 우위에 있습니다.

약간은 낙관적인 전망을 가지고 돈의 움직임을 추적해봅시다. 아무리 추워서 강물위가 얼어붙어도 강바닥의 물은 흐르게 마련입니다. 

죽지말고 겨울을 잘 보냅시다.  겨울철이면 여름철에 그렇게 많던 모기의 80%가 죽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여름에 남은 20%가 새끼를 치고 또 쳐서 또다시 기승을 부리지요. 살아남아서 봄을 기다립시다. 살아서 만납시다.

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