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자동펀드 7분기 보고서

군자동펀드 7분기 보고서

= 투자 결과

기간 = 2005년 8월 1일 – 2006년 4월 30일 (4월 30일 기준 평가)

투자기간 = 21개월

원금 = 5000만원

예탁자산총액 = 15,922만원

예상이익 = 10,922만원

전체수익률 = 218.4%

(극소형주 종목의 특성상 매도시 추가적인 수익률 하락과 수수료로 인한 수익률 하락이 예상됨)

= 투자 포트폴리오 변화와 향후 투자계획

한국공항을 매도했습니다.

매도한 이유는 PBR이 1을 넘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매도한 이후 더 많은 상승을 했습니다. 충분한 상승이유를 가진 기업입니다. 안정적인 사업구조와 탄탄한 자산가치는 많은 고민을 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욕심을 줄이고 펀드환매를 대비하기 위해 매도를 했습니다.

앞으로 현금화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시장이나 주식자체의 고평가의 문제가 아닌 2년 투자기간으로 예정된 군자동펀드환매가 가장 큰 이유입니다.

향후 5000만원 정도의 금액을 제외하고는 모두 환매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금화된 5000만원으로 군자동펀드의 투자논리로 계속 투자할 계획입니다.

수익을 환매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기대수익률의 감소(군자동 펀드가 지향하는 종목군의 전반적 상승)

2)      자산주의 유행의 퇴색 가능성

하지만 10%-20%사이의 수익률에는 도전해 볼 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목적으로 5000만원은 현재의 투자논리를 적용하여 관리를 하고자 합니다.

= 포트폴리오

중앙에너비스는 가장 큰 투자종목입니다. 이 부분만 구체적으로 언급하겠습니다.

중앙에너비스는 높은 자산가치(6만원대의 주당순자산 10만원 이상의 실제주당순자산)와 안정적인 수익가치(2500원 상당의 주당순이익)을 가진 주유소를 14개 운영하는 업체입니다.

수익가치 측면에서 매출과 이익이 모두 감소하고 있지만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주유소의 감소로 (서울지역 2002년 800개에서 2006년 700개로 100개 감소) 영업환경은 개선되고 있다고 판단됩니다. 100여개 감소된 주유소는 주유업보다 높은 수익성이 보장된 부동산 개발로 전환되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앙에너비스도 부동산개발업을 추가하였습니다. 요지에 있는 주유소를 언제든지 부동산으로 개발하고자 하는 의지 내지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생각됩니다. 역세권 주변의 주유소는 현재의 주유소 운영보다 부동산으로 개발할 경우 더 높은 수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역세권 주유소 (의정부역, 홍대입구역, 중화역, 혜화역 등)는 언제든지 개발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주유소업에 전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주총에 반대를 하러 갈 생각이었지만 부족한 잠과 한달에 12시간 중앙에너비스를 고민하는 저보다 하루에 12시간 중앙에너비스를 고민하는 경영진의 판단을 존중하기로 했습니다. 인천 남동공단에 있는 주유소에서 주총을 했다는 이유도 결정적이었습니다.

경영진은 수익성 정체의 문제를 부동산 개발이라는 해법으로 해결하려는 생각을 가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는 100개의 감소한 주유소 주인들의 생각이기도 하고 최근에 여의도 SK주유소를 부동산으로 개발하기로 한 SK네트워크의 생각이기도 합니다. (SK네트워크의 여의도 주유소는 전국에서 5번째 안에 드는 매출을 내는 주유소였습니다.)

자산가치 측면에서 중앙에너비스는 7000평 정도의 주유소부지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유동자산과 일부주유소 부지를 부채와 상계시키고 6000평이 넘는 주유소부지를 62만주의 주식으로 나누면 개략적으로 1주당 0.01평의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 발생합니다. 다시 말해 100주를 사면 주유소부지 한평의 소유권이 생깁니다. 만약 주가가 45000원이면 450만원에 주유소부지를 한평 매수하는 것과 유사한 효과가 있습니다. 주유소 부지를 평당 1000만원으로 가정하면 10만원, 1500만원으로 가정하면 15만원, 2000만원으로 가정하면 20만원입니다. 실제 다양한 지역에 주유소가 산재해있기 때문에 평균가격을 산정한다는 것은 어려운 문제입니다. 그러나 서울 일대의 대로변의 토지가격은 대부분은 2000만원을 상회하거나 육박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경기도에 위치한 주유소(의정부, 남동공단, 부천 중동, 김포)도 김포를 제외하고는 평당 1000만원을 상회하거나 육박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수익가치측면에서는 현재의 주가가 부담스러운 면이 있으나 자산가치측면에서 현재의 주가는 저평가 상태라고 생각됩니다.

저평가의 정도가 해소되면 매도할 계획입니다. 결산과 환매가 가장 큰 이유입니다.

한국주철관, 흥구석유, 대한방직, 세기상사 모두 심플하지만 좋은 주식입니다.

지금보다 더 좋은 가격이 제시된다면 매도할 계획입니다.

= 7분기보고를 하며

만약 5년 전에 군자동 펀드를 만들었다면 아마도 현재와 비슷한 성격의 주식들로 포트를 구성했을 것이고 그 시점에서는 10%내외의 수익률을 기록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군자동펀드를 구성한 시점에 자산주 열풍이라는 순풍덕에 큰 수익이 발생했습니다. 운칠기삼이라는 말이 이런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투자에서 운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 큰 것을 사실인 것 같습니다.

자산가치가 중심이 된 투자는 가장 평이하면서도 상당히 강력한 방법입니다. 그러나 한계점도 많이 있습니다. 최대치가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수익가치가 빈약한 기업의 경우) 순자산가치 혹은 실질순자산가치가 주가의 가장 극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자산가치투자를 항상 하수의 법칙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수는 수익가치를 중심으로 분석하고 투자합니다. 워렌 버핏이 그러하죠.) 자산가치투자는 과거를 보고 투자하는 것이고 수익가치투자는 미래를 보고 투자를 하는 것입니다. 가장 좋은 투자는 풍부한 자산가치를 가진 합리적인 수익가치기업이겠죠.

자산가치평가에 있어서 몇 가지 기술적인 논쟁이 있습니다. 실제 수익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자산가치보다 저평가되기 때문에 그러한 저평가는 논리적으로 정당하다는 것이 논지입니다. 논리적으로 적절하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기술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다시 생각해볼 문제란 생각이 듭니다.

첫째 가치평가의 방법론상으로 보면 사업자산은 고정자산의 가치를 수익가치를 근거로 평가하지만 비사업자산은 시가로 평가를 합니다. 만약에 평당 1000만원 1000평의 100억상당의 주차장에서 연간 5억의 이익이 발생한다면 주차장의 적정가치는 10%의 이자율하에서 50억입니다. 그러나 주차장 사업을 중지하고 매물로 내놓거나 현금화하여 통장에 입금시키면 그 순간 100억으로 기업가치가 증가합니다. 즉 불합리한 자산활용으로 가치가 격감할 수 있지만 구조조정이나 경영개선으로 가치를 증진시킬 여지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때로는 자산을 사업자산으로 보느냐 비사업자산으로 보느냐에 따라 가치평가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대한방직의 전주땅이 좋은 예입니다. 그것을 비사업용자산으로 평가하면 전주의 7만평만 2000억 이상이 됩니다. 전주투신은 그 땅을 사랑한 거구요.

둘째 우리가 평가하고 제시한 자산가치 역시 사실은 수익가치에 근거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강남역 주변 건물의 평당가격이 군자동 주변 건물의 평당가격보다 20배 높은 이유는 강남역에서 장사를 하면 군자동에서 장사를 하는 것보다 20배 높은 수익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자산가치와 수익가치가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자산가치는 수익가치의 다른 표현방식일 뿐입니다. 문제는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함으로써 좋은 자산으로 오히려 수익성을 훼손하는 경우인데 위의 주차장의 예처럼 구조조정이나 경영개선으로 어느정도 가치증진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중앙에너비스의 부동산개발이 그러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저는 부동산 개발을 아주 적극적으로 반대합니다.)

워렌 버핏이라면 이런 경우 구조조정을 통해서 더 좋은 가치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버핏은 투자의 고수이면서 경영의 고수니까요. 하지만 자산가치를 최대한 활용하거나 초과하는 수익모델과 능력있는 경영진을 세트로 구입하니까 그럴 가능성이 크지 않죠.

대가들의 주식투자를 보면 아주 쉬우면서도 편안하게 보입니다. 워렌 버핏이 그러하듯이. 저는 아직도 투자가 너무 어렵고 힘들게 느껴집니다. 수익이 높은 것은 운이 좋아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수익이 안정적인 것은 투자자의 역량이 높아서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창호의 바둑도 싸움도 능하지만 실수를 적게 하면서 실리를 챙기는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좀 더 많은 방법론 연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2년 동안의 자산주 열풍이라는 순풍덕에 높은 수익을 누릴 수 있었지만 계속 그럴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무리인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주식시장을 바라보면 다소 회색으로 보이며 두려운 생각이 듭니다. 그런 점에서 항상 그러하듯이 아직도 항상 처음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