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PS에 대한 소고

  머니투데이 칼럼 기고를 위해 쓰고 있었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칼럼글에서 몇 광년 어긋나게 되어버렸습니다.  다른 주제로 다시 써야겠군요.  쿨럭.

  주제는 BPS 무용론(無用論)입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BPS는 믿지 않기 때문에 되도록 사용하지 않으려고 노력중 입니다.

1. BPS의 신뢰도 의문

  먼저 기업이 과거에서 부터 벌어온 돈 = BPS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유형자산일 경우에도 회계기준과 회계사의 한계로 인해 실제 시장가치에 비해 오차가 극심하고, 과거 수년 동안 무형자산에 투자한 기업이라면 지금쯤 자산이 상각되가고 있으나 오히려 무형자산의 실질가치는 높아져있는 상황이 있을 수 있습니다.
  삼성그룹이 코스닥 버블 당시 새롬기술에 투자한 금액은 자산으로 처리되었다가 한 번의 자산재평가로 없어졌지만, 무형자산인 연구개발비나 브랜드 등은 회계상 상각때분에 실제 가치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이를 장부상 100% 반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2. 미래 BPS의 성장이 반드시 주주의 이익이 되지는 않습니다.

  매년 ROE 15%를 유지하여 수익성장률 15%를 유지하는 과수원이 PBR 1인 1억원에 거래되고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과수원 주인에게 있어 최선의 선택은 이익실현(배당)을 하지 않고 수익금으로 계속 과수원에 나무를 심어 BPS를 늘려가는 것입니다.  과수원의 나무 수량이 2배가 되면 2억원에 거래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과수원의 나무 수량이 2배가 되는 시점에 와서 예상치 못한 유가 및 인건비의 증가로 수익이 향후 5년간 절반으로 줄것으로 예상된다고 가정해봅시다.
이 과수원은 얼마에 거래가 될까요?  BPS는 두배로 늘었지만 과거 BPS 수치였던 1억원에서 미래 수익 개선 기대감+땔감 가격 정도를 약간 더한 가격에 거래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과수원의 가치는 과수들을 땔감으로 쓰기 위해서가 아니라 열매를 수확해서 나오는 이익에 의해 계산되기 때문입니다.
  과수원을 공장으로 바꾸어도 마찬가지 결과입니다.  이익을 낼 수 없는 공장은 BPS 가격에 거래되지 않고 고철가격에 거래됩니다.  BPS는 장부가치일 뿐 청산가치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기업가치에서 중요한 것은 미래수익과 청산가치입니다.

3. 상당수 유형자산의 적정가치는 고정되지 않고 변화한다.

  미래 BPS 성장 = 주주이익 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BPS = 적정가치 라는 등식이 성립해야 하지만 유형자산의 상당수는 채권식 현금흐름 가치평가보다 수요 공급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재고 철광석의 적정가치는 아마 산출량에 따라 해마다 변할 것입니다.  재고 석유의 적정가치가 존재할까요?  이 역시 아마 각국의 에너지 사용량등에 따라 가치가 변할 겁니다.

  기업의 자산축적은 적금통장이라기 보다 종합펀드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기업의 자산가치 역시 실제로는 경제상황에 따라 계속 변화하고 있습니다.

4. BPS와 ROE 혼합의 유용성 의문

  ROE로 BPS의 단점을 보조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유용성에 의문이 드는것이 사실입니다.  ROE가 엉망이 된다면 BPS가 일정해도 기업의 가치는 엉망이 될 것이나, BPS가 일시적으로 엉망이 된다고 해도 핵심인 ROE가 유지된다면 주식의 가치는 결국 회복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BPS는 마치 ROE에 달려오는 덤이라고 해야할까요?  그렇다면 굳이 미래 BPS를 사용할 필요 없이 미래 수익 지표인 미래 EPS 또는 미래 ROE만 사용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BPS가 급변하는 경우는 턴어라운드 기업 외에는 드물지만 EPS와 ROE는 영업과 기업상황에 따라 급변하며 기업의 가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가치를 평가하는데 BPS를 사용하려면 최소 청산가치인 현금 자산에 유형자산 고철가격을 더한 최소한의 안전마진인 청산가격을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숨겨진 자산이 있는 경우에는 청산가격이 오히려 BPS보다 높아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5. 결론

  이러한 이유로 저는 BPS는 굳이 사용할 필요가 없고 수익가치를 보는 것이 더 현명하며, 자산가치를 보기 위해서는 청산가치로 대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 경우에는 BPS를 보면 오히려 투자에 악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많아서 왠만하면 보지 않으려고 합니다.  하지만 이미 습관이 된 데다가 보기가 편하니 결국 한 번은 보게 되더군요.  실천하기 어렵습니다.

6. P.S

  사실 기업을 분석하는데는 투자지표 글에 시간 쏟는 것 보다 탐방 한번 가보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탐방 후 뛰어난 기업을 골라서 지루할 때 사면 투자지표 걱정할 일이 거의 없는게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요새는 탐방 가고 싶은 기업이 보이지 때문입니다.  요새 사고 싶은 기업들은 너무 멀리 있더군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