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음반, 음원업계 최대수혜주

서울음반- 2006년은 제 2의 원년

5년간의 긴 터널 지난 음원시장

이제는 ‘음반시장’이라는 보다는 ‘음원시장’이라는 표현이 더 적합할 듯 하다. 이 시장은 MP3라는 획기적인 포맷이 등장한 이후 줄곧 내리막을 걸어왔다. 오프라인 음원 판매가 줄어든 부분을 유료 온라인 판매 대신 불법 다운로드가 채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5년에는 시장에 의미심장한 변화가 발생했다. 디지털 음원 시장은 2005년 중 두 배에 가까운 성장을 기록했으며, 덕분에 전체 시장이 드디어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선 것이다. 디지털 음원 시장은 향후 5년간 연평균 20~30% 수준의 성장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업계 주도기업들의 수혜 역시 기대된다.

이러한 상황의 반전은 ㄱ) 눈에가시나 다름없던 소리바다나 벅스뮤직과 같은 사이트들에 대한 법적인 제재가 의미 있는 수준으로 발전했고, ㄴ) SKT 등 대기업이 신 성장 동력으로 디지털 음원 시장을 점 찍으면서 활발한 마케팅을 펼친 결과이다. 한마디로, 2005년은 디지털 음원이 ‘제대로 된 산업’으로 자리매김한 한 해였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중소업체들은 탈락했고, SKT 등은 ‘돈XX’ 한다 라는 비난을 들어야 했다.

현재 디지털 음원시장은 CJ 등 후발 대기업들이 공격적인 투자를 선언하고 나선만큼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며 큰 돈이 몰려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인기가수부터 영향력 있는 제작자, 중견 기획사, 음반유통사, 음원제공 사이트 등 업계 전반의 몸값에 심한 거품이 끼어있으며, 상당수의 투자자들이 훗날 큰 손실을 보게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 시점으로만 놓고 본다면, 서울음반(오프라인 유통 점유율 1위, 판권소유 음원수 1위)과 SKT(국내 최대의 무선 및 인터넷 유통 채널 보유) 조합이 가장 강력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넘어서는 조합은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관심에서 멀어져 버린 오프라인 시장에 대해서 잠시 짚어본다면, 업계에서는 시장규모 1,000억원은 바닥수준이라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또한, 원칙적으로 음원에 대한 판권 확보가 오프라인 유통권 확보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점에서 시장규모와 관계없이 도외시할 수는 없는 시장이다.

국내 최대의 음원 라이브러리 보유

SKT가 서울음반을 인수한 이유, 즉 서울음반의 존재 이유는 바로 음원 판권 확보에 있다.

음원이란 것은 지적 소유물이기 때문에, 소비자가 CD를 사거나 MP3를 다운 받거나, 사이트의 배경음악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음원 소유자에게 유상의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그런데 음원의 원소유권자는 가수, 작곡, 작사, 편곡가 등 개인이나 소형 기획사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이들이 자신이 창작해낸 음원의 유통까지 신경 쓰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 하다. 따라서 음원의 소유권 자체를 대형 유통사에 팔거나, 음원매출을 일정비율로 유통사와 공유할 필요성이 대두되는 것이다.

서울음반이 국내 최대의 음원 라이브러리를 보유하고 있는 이유는 창작자나 기획사가 음원 판권 계약을 할 때, 오프라인 유통업체에게 디지털 유통의 권리를 일괄 계약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데에 있다. 또한, 오프라인 유통의 강자로 군림한 업력이 워낙 길다 보니 그 동안 헐값이나 무상으로 소유권 자체를 취득한 음원도 적지 않다. 또한, 별도의 계약은 없지만, 오프라인 유통을 맡았던 서울음반이 자연스레 디지털 판권까지 행사하고 있는 케이스도 많다.

여기에 향후 창작될 음원의 경우, 제 발로 서울음반에 찾아오는 비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디지털 유통시장이 음원 창작자들의 수입을 좌지우지하는 마당에, 가장 강력한 유통채널을 보유한 서울음반이 자신의 음원을 팔아주는 게 창작자 입장에서도 좋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분배 비율에 있어서도 서울음반의 협상력이 점점 강해질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시나리오는 2005년 중에도 일부 현실화된 바 있는데, 매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상위 50위권 음반 유통량에서 서울음반의 시장점유율은 소폭이지만 지속 상승하고 있는 추세로 현재 30% 수준에 이르고 있다. (2위 업체와는 거의 2배의 격차가 나는 압도적인 1위이다.)

실제 사례로 국내 가요계에 지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JYP 등의 유력 기획사들이 서울음반과 유통계약을 맺고 있으며, 이 밖에도 국내 영업 중인 해외 메이저 음반사 및 해외 유명 기획사, 삼성전자 등 유관산업 업체들도 제휴 1순위로 서울음반을 찾고 있는 상황이다.

SKT와의 시너지는 2006년부터 본격화

SK텔레콤은 2005년 5월, 총 292억 원을 지불하고 서울음반의 지분 60%를 확보했다. SKT 입장에서는 디지털 음원 시장 승부의 열쇠를 쥐고 있는 음원 판권을 비교적 괜찮은 가격에 확보한 셈이다. 또한, 서울음반의 기존 오너는 회사를 차세대 시장에서도 1위로 키울 수 있는 자에게 경영권을 넘기고도 17%의 지분을 남겨놓아 향후 성장의 과실까지 얻을 수 있게 되었다.

2006년은 회사 내부적으로 어수선했던 시기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으로 시너지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가수 전속권 및 선급금, 재고자산 등 부실 가능성이 높은 음반사 특유 자산들에 대한 공격적인 상각처리를 실시해 재무구조를 깔끔하게 단장했다. 이 효과만으로도 향후 적자발생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2005년에 출범한 400억 원 규모의 음악펀드가 2006년부터 서울음반에게 의미있는 수준의 음원 판권을 안겨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제 발로 찾아오는 음원 까지 더하면 서울음반의 입지 강화에 가속도가 붙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에 따라 SKT 멜론 서비스가 보유한 음원 중에서 서울음반 음원의 비중은 25% 수준에서 지속적으로 확대되며, 서울음반의 디지털 음원 매출은 당분간 높은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디지털 음원 매출 비중은 10% 내외에 매출규모 역시 연간 36억 원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나머지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하는 오프라인 사업부는 정상화 완료 후에도 영업이익률이 10%를 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서울음반 관계자는 2006년에는 디지털 음원 매출 규모가 100억 원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영업이익률이 30% 이상 되기 때문에 이익 증가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디지털 음원 매출은 최종 판매자 매출의 15% 수준이며, 여기서 원소유자 몫은 비용으로 계상된다.)

2006년 이후 성장에 대한 신빙성이 높다는 점, 음원업계 성장의 최대 수혜주라는 점을 고려하여 지속 관찰이 필요해 보인다.

김세훈(shkim@viptooz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