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루미늄 다이캐스팅의 최강자

[현장스케치]코다코

코다코는 알루미늄 다이캐스팅(이하 al 다이캐스팅)을 생산하여 완성차 1차 부품 업체 공급하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al 다이캐스팅은 금형을 통한 알루미늄 부품 제조를 말한다. 정밀한 금형 안에 알루미늄을 녹여서 붙고, 일정한 힘을 가하면 다이캐스팅이 제조된다. 알루미늄 재질은 강도가 높으면서 가볍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다이캐스팅 공법은 빠른 속도로 정밀한 제품을 대량으로 만들 수 있다는 장정이 있다.

금형 안에 쇳물을 붙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공정으로 오해할 수 있지만, mm이하의 정밀함이 요구되며, 따라서 일정한 온도와 재질 유지가 관건이다. 육안으로 공정을 점검할 수 있는 숙련공 확보도 필수적이다. al다이캐스팅에서 가장 힘든 분야는 콤프레서 부품이라고 하는데, 미국, 일본의 선진 업체에게도 힘든 분야이기 때문에 아무나 할 수 없다. (약간 과장하면, 자동차 부품의 꽃이라고 한다.) 한라공조가 품질이 뛰어난 코다코를 선택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al 다이캐스팅은 소재산업인 관계로 경기변동에 둔감하며, 세계적으로 자동차 생산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안정적인 전방산업을 가지고 있다. 특히 자동차 업계의 부품 아웃소싱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은 코다코와 같은 경쟁력 있는 업체에게 고무적이다.

자동차 전체 중량 중 al 다이캐스팅 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7% 정도이며, 대당 평균 알루미늄 사용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자동차 부품 중 al 로 할 수 있는 부분은 거의 al로 바뀌었기 때문에, al 대체는 어느 정도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판단된다.

• 경쟁력의 원천은?

ㄱ)품질

자동차 부품용 al 다이캐스팅의 가장 중요한 경쟁력은 품질이다. Mm 이하의 정밀함이 필요하며, 낮은 불량률은 1차 부품업체에게 그만큼의 효율성 증가 및 cost down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코다코는 is-9002. qs-9000 인증을 획득하여, 미국 시장 수출의 발판을 닦았으며, 아시아 다이캐스팅 업계 최초로 iso/ts-16949 인증을 획득하여 북미 시장뿐만 아니라 유럽시장 수출이 가능하다. 이러한 인증은 형식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기술력의 유무를 나타내는 기준이다.

또한 주요 거래처인 보그워너사로부터 동종업계 최우수공급업체로 3년 연속 선정되었으며, 보그워너사에 대한 점유율은 60~80%에 달한다. 외형이 비슷한 업체가 여럿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코다코가 유독 러브콜을 받고 있는 상황은 품질 경쟁력의 가장 강력한 증거라고 할 수 있다.

향후 가격 경쟁력을 갖춘 중국이 강력한 경쟁국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있으나, 전기공급이 불안정하며, 숙련공 확보가 어렵다는 점 때문에 코다코에게 위협이 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ㄴ)가격

코다코가 앞으로도 폭발적인 성장을 할 수 있는 근거는 자동차 업계의 아웃소싱 경향에서 찾을 수 있다. 코다코는 품질은 대등한 반면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에 비해 인건비 측면에서 우위에 있기 때문에 al 다이캐스팅 업체 중 아웃소싱 1순위 업체로 분류된다.

• 경쟁은 치열한가?

동종업계는 생산부품별로 분류되어 경쟁을 하는 구도이다. 고난도의 기술과 관리를 요구하는 자동차용, 중간수준의 일반기계-전기전자용 업체로 구분되어 있다. 주문 생산이라는 산업 특성상 한 번 관계를 맺으면 장기간 공급이 지속되며, 수주 경쟁이 치열하다고는 할 수 없다.

국내 경쟁자들의 면모를 살펴보면, 현대차 그룹, 대우차 등 전량 국내 매출에 의존하고 있며 코다코가 수출을 통해 성장해온 것과 대비된다. 타 업체는 내수에만 의존하는 반면, 코다코는 수출을 먼저 했다는 사실에서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릴 수 있다.

ㄱ)코다코는 타 부품 업체 대비 품질 경쟁력이 있다. 까다로운 해외 업체의 품질 기준에 맞추어왔기 때문이다.

ㄴ)품질 경쟁력이 뛰어나지 않은 가운데 내수시장에서 활동하다 보니, 타 업체들은 저수익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 때문에, 최근 소형 다이캐스팅 업체가 부도를 맞았다고 하며, 대형 업체도 어려움이 크다고 한다.

최근에 코다코가 폭발적인 성장을 하며 1차 부품업체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은 우선적으로 품질이 가장 뛰어나기 때문이며, 대형업체에 속하므로 충분한 capa가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거기에 깁스코리아의 쇠퇴가 큰 영향을 미쳤다.

깁스코리아는 한라공조의 캐스팅 사업부문을 미국 깁스가 인수하여 설립한 업체이다. 인수당시 한라/만도에 3년 독점 공급이라는 게런티가 붙었으나, 이미 기간 만료된 상태이다. 깁스코리아는 품질면에서는 코다코와 대등하나, 가장 큰 약점은 강성 노조로 인한 높은 임금이다. 코다코에 비해 무려 50% 정도 임금이 세다고 한다. 그 결과 제품 가격 역시 일반적인 국내 시세보다 30% 정도 비쌀 수 밖에 없었다. 한라/만도는 깁스코리아와 게런티 기간이 끝나자 원가 절감을 위해 새로운 납품업체를 찾았는데, 품질이 우수한 코다코와 연결된 것이다. 초기 계약 당시 코다코는 일반적인 국내 시세보다는 비싸지만, 깁스코리아보다 15% 싸게 가격을 제시하여 낙찰되었다고 한다.

• 2005년 매출구성

ㄱ) 보그워너

보그워너사에 대한 매출액은 환율하락에도 불구, 원화기준으로 전년대비 12%가 증가하는 호조세를 보였다. 보그워너사는 Ford, 크라이슬러가 주요고객이기 때문에 GM쇼크에서 자유로웠던 것으로 판단되며, 북미 지역 자동차 부품사들의 고전에도 불구하고 혁신을 통해 승승장구하고 있는 업체이다.

한라공조 및 만도에 대한 매출액 증가로 인해 보그워너로의 매출비중은 50% 이하로 내려갔으나, 여전히 코다코의 운명을 좌우할만한 위치에 있는 고객이다. 보그워너는 코다코와 ‘환율 및 알루미늄 잉고트 가격 변동에 따라 납품가격을 매달 5% 범위에서 조정하는 옵션계약’을 맺고 있다. 이 같은 사후정산 옵션은 일방적인 것은 아니며 쌍방 간에 정산해 줄 의무가 있다.

ㄴ) 테스마, 메탈다인 등 기타 해외고객

물량 기준으로는 10% 수준의 증가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환율하락으로 인해 원화기준 매출 증가율은 미미하다. 테스마, 메탈다인은 포드의 1차 부품사로 경영상황은 양호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환율 급락만 없다면, 이들 해외업체에 대한 매출액 역시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다코는 과거에도 발로 뛰는 영업은 거의 하지 않았었는데, 현재 생산력이 기존 고객의 오더 증가에도 타이트하기 때문에 신규 고객 발굴에는 소극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ㄷ) 한라공조 및 만도

코다코는 한라공조에는 VS컴프레서 부품을, 만도에는 조향장치용 부품(단순조립 포함)을 납품하고 있는데, 두 업체로의 매출액은 1년 만에 크게 증가하여 전체 매출액의 26%를 차지하고 있다. 2006년에도 매출 증가세가 이어져 양사 모두 100억 원 이상의 고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지하다시피 현대차는 한라공조와 만도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단가압박(CR)를 실시했고, 이들은 2차 하청업체 대해 마찬가지로 대응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한라공조의 VS컴프레서가 신기술 품목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CR 압력이 덜했다는 점이다. 조향장치 역시 핵심 부품으로 CR 압력이 덜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코다코에 대한 CR도 다른 2차 부품사가 겪는 수준에는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라공조와 만도의 지속적인 CR 요구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최초 납품 가격이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며, 향후에 분명히 가격인하가 있겠지만, 그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우려스러운 부분은 VS컴프레서 부품을 공동개발 한 탓에 2005년 까지는 독점공급하고 있었으나, 생산량이 늘면서 2006년부터는 한라공조가 이원화를 추진 중이다. 따라서, 1~2년 내에 납품점유율이 70%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라공조와의 중국공장 합작투자(대련 한라공조 인근 투자) 건은 여전히 그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연초에 한라공조가 다급하게 요구하기도 했으나, 3월 들어서는 다시 잠잠해졌다고 한다. 코다코는 여전히 대규모 투자(100억 원 소요)에 대한 보수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있으며, 결론이 나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 중국 등 해외업체의 위협은?

중국 현지의 인프라 문제로 인해 알루미늄 다이캐스팅의 품질 격차는 큰 편이다. 게다가 주조 중에서도 주철-주강-알루미늄 다이캐스팅(정밀주조) 순으로 기술적 격차가 벌어져 있다. 또한, 제조 품질 외에도 고객이 제시하는 설계도에 대한 컨설팅 할 수 있는 노하우가 필요한데, 이 부분은 더욱 큰 격차가 존재한다.

내부적으로도 장기적으로는 중국 등 해외로의 이전이 불가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아직은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기술격차 축소나 채산성 보다는 인력 수급이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될 것으로 예상된다.

• 안성공장 정상화는?

안성공장은 한라공조 및 만도에 대한 생산라인으로 2005년 상반기에 완공 되었다. 회사 측의 예상과는 달리 안정화에 시일이 걸리고 있고, 2005년 말 추가 증설에 들어간 1,000평 규모의 가공동은 4월 말까지 공사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여 생산 간섭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재 안성공장의 가동률은 80% 수준으로 풀가동이라 볼 수 있지만, 인천공장의 60~70%에 불과한 낮은 수율은 여전히 개선되지 못하고 있으며, 그 여파로 인천공장이 당초 계획한 것 이상의 capa를 소화하고 있어 인천공장의 생산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회사 관계자에 의하면, 숙련도 부족으로 인한 안성공장의 수율 문제는 2006년 까지도 지속될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완전 정상화는 어차피 시간 문제라고 판단되며, 정상화 후에는 효율성 증대로 인한 수익성 개선이 가능하며, 매출 1,000억원 까지는 추가 증설 없이 달성가능 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 장기 성장성은?

코다코는 지속적인 증설을 통해 외형성장을 이루고, 마그네슘 다이캐스팅과 같은 고부가가치 시장 진입을 통해 후발국과의 경쟁을 회피한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알루미늄 다이캐스팅 신규 아이템 개발을 통해 매출 확대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는데, 현재 개발중인 신규 아이템은 개발이 성공할 경우 매출 1,000억 원 이상을 책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리스크 요인

현재 코다코가 빠른 성장을 보이는 이유는 가장 경쟁력 있는 부품업체로 평가 받고 있기 때문이지, al 다이캐스팅 시장 전체가 seller’s market이기 때문은 아니다. 따라서 다른 업체의 약진으로 코다코의 우수성이 퇴색된다면 성장 역시 꺽일 수 있다.

김세훈(shkim@viptooz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