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타고 기업가치 상승

[현장스케치]현대엘리베이터

현대엘리베이터는 2조원 시장으로 세계에서 4번째 규모를 지닌 국내 승강기 부문 시장점유율 26.4%로 LG OTIS(53.4%)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99년 OTIS 등의 해외 업체의 등장으로 경쟁 과열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시장점유율이 유지되는 가운데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다.

 

매출구성

 
(자료: 현대엘리베이터, VIP투자자문 추정)

 

ㄱ)승강기 사업부(유지보수 포함)

 

승강기 사업부는 내수위주의 산업으로 수요산업인 주택경기에 민감하고 건축공사에 있어서 공정 마무리단계에 제품이 투입되기 때문에 건설경기에 비해 1∼2년 정도 경기가 후행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승강기를 이용하는 승객들의 안전을 위하여 사후관리차원의 설비보수와 유지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국내 승강기 대수는 2004년을 정점으로 2005년에는 전년 대비 14.5% 감소하였다. 감소 원인은 주택 경기가 2004년 대비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0년 대비 2005년 승강기 누적 대수는 7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장기적인 승강기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주택수의 증가뿐만 아니라 신규 할인점 증가에 따른 무빙워크 수요 증가와 수도권 광역 전철망 구축에 따른 에스컬레이터 수요가 더해진 결과다.

 

 

(자료: 현대엘리베이터, 단위: 백 대, 억 원, 승객용, 화물용 승강기, 무빙워크, 휠체어리프트 포함)

 

승강기 산업은 부동산(주택경기) 경기에 따라 증감은 있겠지만, 국내의 경우 주택의 절대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관점에 비춰볼 때, 2005년도에는 부동산 규제정책에 따라 승강기 설치 대수의 감소가 있었으나, 국내 건설 시장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수도권 신도시 건설 등의 영향으로 시장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물의 신축 사업보다 재건축, 과거 대형건설 공사관련 엘리베이터의 노후화로 교체수요의 증가와 동시에 건축물의 고층화, 고급화 경향으로 승강기 시장 또한 고속화, 고급화로 재편되면서 기존의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승강기의 교체가 거의 필수적으로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는 리모델링 수요의 꾸준한 증가와 승강기의 수명인 10년에서 15년 주기의 교체수요 증가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승강기 수요는 지속 될 것으로 예상된다.

 

승강기 한 대 당 거의 한 달에 한번 꼴로 이뤄지고 있는 유지보수의 수요도 승강기 증가에 따라 누적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동사 매출액 증가의 안정성을 더해 주고 있다. 

 

경쟁의 강도

 

국내 승강기시장은 상위 3개 업체가 전체시장의 90%를 장악하고 있는 과점시장구조를 보이고 있다. 이중 LG산전을 인수한 다국적기업인 LG OTIS가 매출액 기준으로 시장의 1위 자리를 점하고 있으며,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건설 및 현대산업개발을 기반으로 한 국내 2위 업체이다. (두 회사에 대한 매출비중은 16% 수준)

 

(자료: 현대엘리베이터, 1999년 LG산전 OTIS에 매각, 2003년 동양엘리베이터 티센크루프에 매각)

 

국내 승강기 시장은 1999년 오티스를 필두로 한 세계 주요 업체들의 진출 이 본격화 되었다. 2003년에 쉰들러사가 중앙엘리베이터를 인수하면서 국내시장 진출하였고 미쓰비씨도 국내시장에 진출, 경쟁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는 전망되었다. 이러한 전망에도 불구하고, 현대엘리베이터는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면서 높은 매출 증가세를 실현 함으로서 시장의 우려를 말끔히 불식시켰다.

 

이와 같은 경쟁력은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 KCC건설 등으로부터 안정적인 고정물량을 확보하고 있는 것 외에도, 차세대 승강기로 불리는 ‘기계실 없는 승강기’를 자체 개발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 받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ㄴ)스크린도어 (PSD/Platform Screen Door) 사업

 

스크린도어란 대구지하철사고를 계기로 부각된 것으로 지하철역사에서 지하철과 승강장 사이에 투명한 유리소재로 설치되는 개폐식도어를 말한다. 이를 통해 철로 위에 승객이 떨어지는 추락사고와 지하철 내 공기오염을 방지할 수 있어 일본, 유럽의 지하철역사에 보편화된 안전시설이다.

 

현대엘리베이터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광주지하철에 PSD를 설치한 이후 지난 해 상반기까지 전국적으로 PSD가 설치 및 가동된 곳은 광주지하철의 금남로역과 도청역 그리고 서울지하철의 신길역 3개 뿐었지만, 하반기에 서울지하철공사와 서울도시철도공사가 각각 16개와 5개역에 PSD를 집중 발주하면서 2호선을 중심으로 교대, 강남, 을지로입구, 을지로3가, 삼성, 이대역 등에 스크린도어가 설치되었다. 

 

탄력 받는 PSD 시장과 함께 동사는 올 1분기중에 이미 서울 지하철 9호선 1단계 구간의 25개 역사 중 23개의 수주를 모두 독차지하였다. 역 당 평균 설치 금액이 약 15~20억 원임을 고려할 때 이번 수주로 인한 매출기여만 345~46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487개의 지하철 역이 있으며 향후에는 기존 노선의 증설 등으로 500개를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PSD 보급률을 80%, 역 당 설치비용을 20억 원 현대엘리베이터의 시장점유율을 50%로 가정하였을 때 향후 PSD의 시장 규모와 동사의 PSD 매출액을 7,800억 원과 3,900억 원으로 추정한다. 더욱이 시설 관련 애프터서비스 수요 (A/S)도 함께 창출되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현대엘리베이터의 현금흐름 및 성장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ㄷ)물류 자동화 설비

 

물류 자동화 설비란 간단하게는 인천공항 화물운송기부터 크게는 현대자동차 조립라인 등을 연상하면 된다. 부가가치가 낮은 단순창고 수준을 벗어나 자동분류와 자동반송시스템 등 고부가가치 시스템으로 확대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1989년 물류자동화설비를 처음 시작한 이래 현대중공업중장비 조립라인, 현대자동차 조립라인, 서울중앙병원 기송관 및 수직반송설비, 리바트 가구 보관창고, 고려화학 도료보관창고, 현대전자의 반도체생산라인, 현대석유화학의 HPO POLYMER공사, 인천국제공항 아시아나화물터미널 B블럭, C블럭 공사 등의 대형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M/S 4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는 현대모비스 슬로바키아 공장 자동화 설비, 인천공항 2단계 확장공사 등의 대형 수주잔고를 기록 중에 있다.

 

비록 그 의미는 크게 퇴색되었지만 정부의 “종합물류기업제도”를 통해 물류산업의 대형화와 선진화를 기대할 수 있어 많은 기업들이 물류관련 투자에 나서고 있는 점은 동 부분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는 주요한 근거다. 경쟁업체가 SFA, 한화기계 등으로 규모와 기술력 면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에 동 부문의 시장점유율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그룹의 사실 상 지주회사

 

현대엘리베이터를 중심으로 현대상선, 현대택배, 현대아산이 포진되어 있다.

 

하이닉스, 현투증권, 현대정보 기술 등 구 현대그룹 관련 회사의 주식을 모두 처분하고 2005년 말 현재 현대엘리베이터가 보유한 계열사 관련 주식은 현대상선과 현대택배가 전부이다.

 

오랫동안 아킬래스건으로 작용하였던 현대상선은 자동차 운송부문 매각 등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업황의 호조로 영업에서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고, 최근에는 현대중공업의 지분 매입으로 M&A의 가능성이 회자되고 있다. 유조선 사업 확대를 통해 외형 및 수익성이 개선 되고 있기는 하지만 비즈니스 자체가 경기를 크게 타, 실적 추정이 어려운 점은 분명한 리스크 요인이다.

 

쉰들러의 지분 취득

 

세계 2위의 승강기 업체인 스위스 쉰들러홀딩AG가 KCC 및 정상영 회장이 보유 중인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25.54%를 주당 82,000원에 인수했다. 인수 목적은 경영참가이고, 단숨에 2대 주주 및 단일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였다. KCC와의 피 말린 M&A 이후 또 한 번의 경영권 분쟁의 가능성이 남아 있는 것이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분구조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어머니인 김문희 여사 19.4%를 비롯하여, 현정은 회장 3.9% 등 특수관계인 지분이 29.8%이고 자사주가 12.3%로 우호지분 총 합은 42.1%다. 따라서, 25.5%를 보유하고 있는 쉰들러가 당장에 M&A에 성공하기에는 사실 상 어려운 상황이고 KCC의 분쟁 시에 우군으로 쉰들러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 등을 감안하면 M&A의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

 

김세훈(shkim@viptooz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