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한 업종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시장에서 주목을 받으면 그 업종 내의 주요 기업들만 부각되는 것이 아니라 그 기업들과 거래하는 밴더형 기업들 역시 시장에서 주목을 받게 된다. 자동차 업종 내에서 현대자동차의 적극적인 해외시장 진출과 맞물려 기타 밴더형 기업들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부각된 것은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물론 현대자동차가 “단순히 싸구려 자동차만 생산하는 회사”라는 고객들의 인식이 바뀜과 동시에 세계적인 기업으로 부각되면서 밴더형 기업들이 뜰 수 있었던 것처럼 업종 내의 대표적인 기업의 실질적인 성장성과 수익성의 레벨업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전제가 깔린다.
그렇다면 현재 국내 산업 가운데 세계적으로 경쟁력이 높은 분야는 어디인가?
(한국일보 참조 2월2일자 신문)
이 중에서도 특히 조선업이 세계시장 지배력과 가격경쟁력 부문에서 최상위 평가를 받아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조선업의 해외시장 점유율은 2001년 30.5%에서 2005년 상반기에는 40.9%까지 증가했고, 가격경쟁력 역시 주요 경쟁국가인 일본과 중국에 비해서 다소 우위를 차지하고 있고, 유럽에 비해서는 절대 우위에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국내에서 가장 독보적인 업종은 조선업이라 할 수 있다.
오늘 소개할 현진소재는 이러한 조선업종 내에서 선박엔진부품을 전문적으로 제조하는 자유형 단조업체다. 단조에 대해서 간단히 살펴보면, 단조란 철강재의 물리적 성질(내구성)을 향상시키고, 제품 제작에 적합한 형태를 갖추도록 고온에서 압력을 가하면서 단련/성형하는 작업을 일컫는다. 이를 통해 철강재의 인장력(강도)과 인성(질김), 그리고 조직의 조밀성과 균일성을 개선시킨다.
단조는 크게 자유형 단조와 금형 단조의 두 가지 형태로 구분할 수 있는데 자유형 단조는 일반적으로 비규격화된 대형제품을 주문 생산하고, 금형 단조는 금형을 이용해 규격화된 소형제품을 생산한다.
결과적으로 자유형 단조업은 주문생산 형태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소량생산인 반면에 금형 단조업은 단순히 규격화된 소형제품을 생산하므로 대량생산이 가능하다. 따라서 자유형 단조업의 특징은 투자비용이 높은 장치산업이고, 고부가가치의 선진국형 산업인 반면, 금형 단조업은 많은 업체들이 진입해 경쟁이 치열한 산업이라 할 수 있다. 자유형 단조업은 주로 발전설비, 조선업 및 플랜트 산업, 산업기계 등에 집중돼 있고, 금형 단조업은 주로 공구. 자동차 부품 등에 집중돼 있는 상황이다.
현진소재는 선박엔진부품 관련 매출비중이 약 70% 이상 달한다. 한 마디로 전방산업인 조선업의 업황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매출구조는 양날의 칼날로 작용할 전망인데 조선업의 업황이 꺾인다면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비록 조선업의 업황이 긍정적이라고 하지만 매출다변화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현재 현진소재는 국내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과 두산엔진, STX 엔진, 그리고 해외 조선업체인 히타치조선과 미쓰이 조선을 주요 매출처로 두고 있다.
선박엔진은 크게 주기관인 저속엔진과 보조기관인 중속엔진으로 나눌 수 있는데 현진소재의 강점은 중속엔진의 핵심부품인 크랭크샤프트를 자체적인 기술로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제품은 국내에서는 현진소재 외에 현대중공업만 생산할 수 있는 과점시장 아이템이라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엔진 단위 당 엔진부품들이 6개 정도 소요되는 반면(선박엔진 6기통의 경우)에 크랭크샤프트는 3~4개가 필요하지만 제품단위 당 가격이 수 천 만원에 이를 정도로 고가제품이다. 나머지 매출은 스텐레스 사업에서 발생하는데 2003년에 이 사업을 시작했다. 단조사업의 경기사이클에 대한 완충작용으로 이 사업을 시작했다고는 하지만 경쟁력은 아직까지 미미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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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부터 현진소재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크게 개선됐다. 작년에는 1,209억 원의 매출액과 174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여 14.4%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고영업이익률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부족한 감이 있지만 철강가격 급등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한 데에는 조선업 호황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력으로 수익성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물론 생산하는 제품이 매력적이라면 경쟁업체들이 진입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염두에 둘 수 있지만 선박엔진부품업체의 경쟁력은 품질과 정확한 납기가 우선이기 때문에 가격으로 치고 들어오기에는 한계가 있다. 또한 중소기업의 경우, 자유형 단조사업이 장치산업이기 때문에 대규모 설비투자가 불가피하므로 진입하기 어려우며, 대기업의 경우, 자유형 단조사업은 주문 생산이기 때문에 대량생산이 불가능해 진입하기 애매하다는 업종 자체의 강력한 진입장벽이 형성돼 있는 점도 사업구조 상 긍정적인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조선업종으로 치우친 매출구조의 문제점은 이미 언급한 바 있다. 현진소재는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고 풍력발전 분야에서 향후 성장동력원을 찾고 있다. 이에 따라 풍력발전용 샤프트를 생산할 계획인데 이미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일본의 스미토모 상사가 올해 세계적으로 약 2,000여 개의 풍력발전기 생산을 예상하고 있는데 현진소재는 이 중 300개 수주가 목표라고 한다(보통 풍력 발전기 1기 당 샤프트는 1개가 소요된다) 풍력발전이 발달된 유럽시장보다는 미국과 인도시장에 집중할 계획이다.
현재 최대 호황을 구가하고 있는 조선업과 향후 성장성이 예상되는 풍력발전 분야로 성장의 초점을 맞춘 현진소재는 이러한 긍정적인 외부요인들을 마음껏 향유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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