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투자자의 품으로 돌아오다

우리나라의 연간 신용카드 사용금액은 약 350~400조원에 달한다.

GDP의 절반가량이 신용카드를 통해 결제되고 있는 꼴이다.

그래서 버핏은 아멕스에 투자할때 신용카드사업을 톨브릿지사업이라 정의했었다.

 

우리가 신용카드를 사용해 물건을 구매할때, 카드사는 가맹점에 수수료를 부과한다.

만일 할부로 구매할때는 소비자도 할부수수료를 부담한다. 현금서비스를 이용하면

고리의 이자를 부담하며 만일 연체를 하면 더 높은 연체료를 내야한다.

꼼꼼한 소비자가 아니라면 그까짓거 얼마나 될까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카드사 입장에서는 여간 돈되는 장사가 아닐수 없다.

 

우리나라 신용카드사들은 대략 5~6%의 금리로 장단기 자금을 차입한다.

그 돈으로 평균 회수기간이 2개월이 넘지않는 신용을 창출한다.

그것도 9~25%의 고금리의 조건으로 회전한다.(순이자스프레드 20.1%)

은행들도 신용카드업무를 취급하기때문에 칼로 무우자르듯 단정지을순 없지만,

예대업무만을 보자면 대체로 은행의 자산과 부채는 한곳에 고여있는 stock개념이다.

그러나 카드사는 비교적 장기의 자금을 차입하여 2개월마다 회전되는 flow를 창출한다.

이것이 신용카드업의 매력이다. 그래서 처음 카드사들이 증시에 상장될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표현까지도 등장했었다.

 

이런 카드회사가 제작년까지만해도 증시와 경제의 애물단지로 전락했었다.

허술한 신용관리와 무분별한 카드발급으로 대량의 신용불량자를 양산해냈고

자영업자들의 붕괴와 맞물려 더욱 부실이 가속화됐다.

이 과정에서 은행이라는 모기업이 있는 카드사들은 적절한 시점에 구제됐지만

전업카드사들의 타격은 쉽게 회복되기 힘들어 보였다.

특히 LG카드, 삼성카드와 같은 전업카드사들은 전체 카드자산중 70%에 육박하는

현금서비스자산으로 덩치를 키우던 중이었다. 소비자들은 국민, 외환카드에 결제할 대금을

서비스한도가 큰 전업카드사의 현금서비스로 돌려막기했고 결국 카드업계 부실의

상당부분을 전업카드사들이 떠맡는 꼴이 됐었다.

이에 삼성카드는 모기업인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의 지원을 받고

LG카드는 두차례에 걸친 출자전환과 유상증자 및 감자에 이르는 대수술을 받게되었다.

5조원이 넘는 수혈이 이루어진 후에야 LG카드는 정상화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단위 : 억원)

	2002년말	2005년말
총자산	384,452	119,842
유동자산	27,866	15,220
상품자산	198,300	70,985
카드자산	75,913	17,588
할부금융자산	34,520	6,452
여신금융자산	57,942	28,709
리스자산	4,458	3,436
신탁자산	25,418	26,736
(부외 유동화자산)	146,199	29,000
고정자산	12,085	4,636
투자자산	10,531	3,866
유형자산	1,518	558
총부채	219,210	72,777
유동부채	156,820	50,609
고정부채	62,390	22,168
자본총계	19,042	18,065
자본금	3,700	6,268
자본잉여금	2,601	28,300
이익잉여금	12,931	-14,494

 

LG카드가 10조원의 부실이 터지기 직전인 2002년말과

1조3천억원의 대규모 흑자를 기록한 작년말의 대차대조표를 비교해보았다.

지난 2년간의 변화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건전성 강화와 슬림화로 요약할수 있을것 같다.

21조에 달하던 대규모 부채가 7조로 줄어들었고 38조원의 자산은 11조원으로 감소했다.

부채의 감소보다 자산의 감소규모가 더욱 커보이지만 이는 부외자산인 유동화자산이

14조에서 3조로 감소했기 때문인데, 유동화자산은 상품자산을 담보로 발행한 ABS(자산유동화증권)이므로 실상 부채에 가깝다. 실질적으로는 21조의 부채를 감축한 것이다.

금융기관에게 자산의 감소는 영업의 위축을 의미하는 것이지만 이것 또한 따져보면 그렇지않다. 2002년말 카드자산(신판&현금서비스)과 여신금융자산(카드론&대환대출)의 70%이상이 돌려막기 대출이었고 대략 10조원이 잠재적인 부실자산이었다.

이 자산이 이듬해에 5조원, 그 다음해에 8천억원의 영업적자로 표출되었던 것이다.

 

수차례에 걸친 대수술과 자구노력에 힘입어 현재는 꼭 있어야할 것만 있는 모습이다.

우선 ABS발행규모가 총차입금의 30~40%선으로 줄어들어 무리한 자금조달을 시도하지 않고있다. 차입금 또한 A+의 신용등급을 토대로 평균 5%대의 저리자금을 조달하고 있고 본격적으로 카드산업이 확장되기 시작했던 2000년도보다 3조원이 줄어든 상태다.

카드자산에서 현금서비스비중은 40%이하로 낮아져있고 금융기관들이 공동출자한 크레딧뷰로등 철저해진 여신관리시스템에 의해 돌려막기 대출은 거의 힘들어졌다. 여신금융자산중 1조6천억원가량만이 대환대출자산이다.

1개월이상 연체율은 2003년 10월 24%를 넘어섰지만 2006년 1월 7%대로 내려앉았다. 아직 안정적 수준인 5%이하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고 무수익여신이 전체자산의 5%대(추정치)로 많다는게 아직 흠이다. 하지만 꾸준히 낮아지고 있는 추세이고 순이자마진 20%대를 감안하면 그다지 위험해보이지는 않는다.

 

	2005년말	2004년말
영업수익	27,297	34,322
카드수익	8,909	8,385
여신금융수익	6,259	8,111
유동화수익	8,324	14,378
기타수익	2,182	1,373
영업비용	14,812	42,791
이자비용	3,978	7,363
판관비	9,584	9,624
대손충당금	1,250	25,804
영업이익	12,484	-8,468
영업외수익	1,425	1,668
영업외비용	279	1,135
경상이익	13,630	-7,935

 

이러한 스토리의 결과, 2005년 LG카드는 1조3천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였다.

불과 1년만의 갑작스런 대규모 흑자전환에 놀랍기도 하고 향후 지속성이 있을지 의문이 가기도 한다.

2004년의 실적과 비교를 해보면 다소 보수적인 시각으로 볼필요가 있어보인다.

우선 지난해 1,250억원의 대손상각비는 절대적으로 이례적인 일이다. 2003년과 2004년에 쌓았던 대손충당금이 환입되면서 빚어진 일이지만 충당금 환입효과는 1~2년후면 서서히 줄어들게된다. 결국 정상적인 대손적립률을 도출해내어야 하는데 현재의 무수익여신비율인 5%대로 수렴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감안한 적정 대손충당금은 수년후 약 5천억원일 것으로 보인다. 

유동화수익도 현재는 과대포장되어 있다. 2004년말 4조3천억이던 유동화자산이 현재는 2조9천억으로 줄어들어 있으므로 작년의 8천억에 달하는 유동화이익을 향후에는 기대할수 없다. 향후에는 약 6천억원 규모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카드수익과 여신금융수익은 앞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LG카드는 지난 3년간의 체질개선과 건전성향상을 토대로 현재 11조원대인 자산을 13조원대로 증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통해 카드수익과 여신금융수익은 각각 1조원과 7천억원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토대로 향후 1~2년간의 요약손익을 예상해보았다.

	하한	상한	평균
영업수익	25,000	30,000	27,500
영업비용	16,000	19,000	17,500
영업이익	6,000	14,000	10,000
경상이익	6,000	14,000	10,000
순이익	5,000	11,000	8,000

 

다소 러프하지만 경영환경이 급변하지 않는한 이러한 범위내에 영업실적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지난해에는 순이익이 다소 부풀려졌지만 그렇다고 앞으로 터무니없이 급감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우리나라 증시에 상장된 유일한 카드회사가 투자자들을 즐겁게 해주는 회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