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만에 목표수익률 15% 조기상환’

지난 1999년 전국민을 ‘펀드투자’ 열풍으로 몰아넣었던 ‘바이 코리아 펀드'시대 때 언론에 자주 등장했던 말이다. 현대건설 CEO출신의 이익치 당시 현대증권 사장은 "향후 3년 내 코스피지수 3000p '를 외치며 공격적으로 수익증권 판매에 나섰다.

‘바이코리아 펀드’열풍으로 1998년말 191조2390억원이었던 자산운용업계 수탁고 총액은 불과 1년만에 207조 5350억원으로 16조 2960억원 증가했다. 단기고수익의 환상을 쫓아 연기금, 법인 그리고 개인들의 목돈이 ‘거치식’ 스팟펀드로 몰려들었던 것이다.

당시 증시전문가들도 저금리 기조 정착과 성공적인 기업구조조정 등을 내세우며 '스팟펀드'투자붐을 이론적으로 뒷받침했다. 즉 1998년 14.9%에 달하던 회사채 연평균 금리가 1년만에 8.86%로 급락하자 시중 부동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몰려들어 '밀레니엄 대세상승장'이 시작됐다는 분석이었다. 또한 기업부채비율 200%달성으로 기업의 재무건전성과 회계투명성이 높아졌다는 점도 강조했다.

하지만 2000년부터 상황은 돌변했다. 미국을 비롯한 전세게 증시의 IT버블이 꺼지자 국내증시도 급락했다. 코스피 평균지수가 1999년 12월 1028.07p에서 2000년 12월 504.62p로 반토막났다. 주가급락이 원금손실이 발생하자 대량의 환매가 일어났다. 2000년 12월말 207조 5350억원에 달하던 총수탁고가 142조 5940억원으로 급감했다. 불과 1년만에 64조 9410억원이 빠져나갔다.

‘뉴밀레미엄’을 앞두고 불어닥쳤던 ‘펀드투자 열풍’은 열병처럼 찾아왔다가 순식간에 사그라졌다. 대신 원금손실을 입은 투자자들은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을 원망했다. 다시는 '펀드'에 투자하기 않겠다고 다짐하는 투자자들이 대다수였다.

시간이 약이던가. 5년이란 시간은 투자자들을 '바이코리아펀드'의 악몽에서 벗어나게 했다. 지난해 다시 '적립식펀드'열풍이 전국을 강타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지난해 ‘적립식 펀드’열풍은 이전과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주장한다. 펀드투자자 중 상당수가 이미 ‘시장경험이 풍부한 학습된 투자자’들이기 때문에 일시적인 조정에 크게 동요하지 는다고 분석한다. ‘바이 코리아 펀드’와 달리 하락장세에서도 대량 환매에 나서지 않는다. 오히려 주가조정을 이용해 매입단가를 떨어트리려 한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실제로 지난 1월중순 이후 코스피지수의 조정에도 불구하고 주식펀드 설정액은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다. 비록 지난 1월 24일 4258억원의 대규모 환매가 있었지만 2월 들어서는 주식펀드 설정액이 늘어나는 추세다. 1월말보다 2월 23일 현재는 6000억원 증가했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억제정책과 절대 수준이 낮은 저금리로 주식 펀드 이외의 투자대안을 찾기 힘든 것도 과거와 다른 양상을 보이는 원인으로 보고 있다. '바이 코리아 펀드'당시(8.86%) 보다 회사채 평균금리의 절대수준(4.69%(2005년평균))이 낮아 펀드투자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여기다 투자대상 기업들의 수익변동성 감소와 주주중시 경영 정착 등도 다펀드 투자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김기봉 CJ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국내기업들의 이익 변동성 축소와 이익추정 가시성(Earning Visibility)이 1999년에 비해 현저히 개선됐다”며 “이로 인해 펀드장기투자 메리트가 현저히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조재민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대표도 “‘바이코리아 펀드’보다 증시를 둘러싼 투자환경이 서너단계 질적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多펀드‘를 통한 금융자산 축적시대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박영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