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강업은 1966년부터 일본, 독일 등 선진업체로부터 핵심기술을 도입해 국산화한 역사를 가지고 있어, 기술력은 이들 업체에 뒤질 것이 전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이는 나쁘게 말하면, 자동차용 스프링이 범용기술에 속하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실제로 중국, 멕시코 등의 후발업체들도 5% 정도 저렴한 가격에 유사한 품질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소재는 자회사인 대경특수강으로부터 조달하고, 스프링 제조설비를 자체적으로 제작하는 등, 일괄생산 체제를 갖춘 몇 안되는 업체로서 세계적인 “품질-가격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기는 하다. 문제는 범용 자동차스프링의 경우 저임금 국가와의 격차가 근소한 반면,  차세대 스프링 개발에 있어서는 여전히 기술 도입 및 제휴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단기적으로는 그 동안의 거래관계로 인해 국내 완성차 업체에 대한 점유율은 유지 가능할 것으로 보이나, 장기적으로 범용 제품에서 후발국 업체에게 잠식 당하고 차세대 제품 쪽에서는 뒤쳐지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고 판단된다.

제품의 범용화 정도와 관련하여 또 한가지 문제점은 높은 시장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강도 높은 단가인하 압력(CR : Cost Reduction)에 직면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차의 경우를 보면 일반적으로 높은 점유율을 가진 부품업체나 기술개발로 고급화, 경량화, 수입대체 등의 기여를 하는 부품업체에 대해서는 관대한 납품단가를 책정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대원강업은 높은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범용 기술이라는 점 때문에 CR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특히 최근의 상황처럼 현대차가 환율 등의 외부변수로 고생하는 경우라면 대원강업의 입장은 더욱 난감할 수 밖에 없다.

또한, 시트의 상당부분을 공급하고 있는 쌍용자동차 역시 경영난을 이유로 대원강업에게 고통분담을 요구하고 있어 이래저래 완성차 업체에 휘둘리고 있는 처지이다.

♦ 장고 끝에 내린 중국진출 결정

대원강업은 그 동안 국내 완성차 업체의 생산량 증가 속에 순탄한 성장을 이루어왔으며, 국내 생산라인은 늘어나는 생산량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타이트한 가동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보니 현재 4 곳의 국내 스프링 공장들은 정상수준 이상의 가동률로 인해 인건비 상승 등 비효율을 겪고 있다. 또한, 해외공장을 중심으로 생산량이 증가하고 있는 현대차그룹 외에도 GM대우 및 르노삼성차의 국내 생산량 증가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도 부담스럽다. 이 때문에, 대원강업은 오랜 기간 생산라인 확충에 대해 상당히 고민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5년여에 걸친 고민 끝에 대원강업은 2005년 중 100% 지분을 보유한 중국법인을 설립하고 700만$ 출자 결정을 내렸다. 현지 차입까지 포함해 총 150억원이 투자된 중국법인은 2006년 2월부터 연 50만대 분의 스프링 양산에 돌입한다. 이는 국내의 6분의 1에 해당하는 생산능력이며, 현대차 그룹의 중국 생산량을 모두 커버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로 인해, 국내 공장 가동률에도 여유가 생기게 되며, 경상이익의 개선이 기대된다. 향후에도 중국법인은 지속적으로 현대차 그룹의 생산량 증가에 맞추어 CAPA를 늘려나갈 예정이다. 이 외에는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 인근에 투자가 고려되었으나 진출하지 않기로 결론 났으며, 미국 및 인도 진출 역시도 당분간은 계획이 없다.

결국, 중국 외 지역의 현대차 해외 공장 수요량은 절반 정도만을 대원강업이 커버하게 된다. 물론, 중국법인 가동으로 인해 국내 CAPA에 여유가 생긴다면 CKD 수출 증가를 통해 현대차 해외공장에 대한 점유율이 높아질 가능성도 있고, 향후 해외진출이 재차 추진될 여지도 있다. 하지만, 현대차가 멕시코 등지로부터 부족분을 조달하며 “굳이 대원강업이 아니더라도 상관없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 국내 투자도 지속

대원강업의 연간 유지보수 CAPEX는 100억원에 이르며, 그 이상의 부분은 라인 증설에 투자되고 있다. 현재 철야작업 등을 통해 연간 300만대 분을 생산하고 있는 상황인데 추가 투자를 통해, 2006년 까지 정상 가동만으로 400만대 분 생산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 정도 생산량이라면, 해외 CKD 수출 증가분 까지 감안하더라도, 국내 완성차 업계의 생산량 증가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이며, 이후에는 적극적으로 해외진출을 모색하지 않을까 예상된다.

♦ 수익성 개선은 영원한 숙제

중국 및 국내 CAPA 증대로 인해 대원강업은 연평균 10% 내외의 매출성장은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보다 큰 문제는 수익성 개선에 있다. 완성차업체의 강도 높은 CR로 인해 원자재 가격 인상분을 가격에 반영시키기 힘든 입장이며, 최근에는 현대차 수익성 악화로 인해 말도 꺼내기 힘든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스프링강 가격 상승으로 인해 2005년 2분기부터 시작된 수익성 부진이 4분기 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2006년 중에는 개선될 수 있을 지도 불투명 하다.

향후에도 이러한 ‘을’의 입장은 바뀌기 힘들 것으로 보여, 원자재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보수적으로 3%~4%의 영업이익률도 감지덕지일 것으로 예상된다.

박성빈 sb80@viptooz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