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휘트먼이 선택한 '유니퀘스트'

(19) 마틴 휘트먼 – 서드 애버뉴 밸류 펀드

[거장들의 가치주] 미국 대표 펀드매니저 20인의 투자비법

  

(19) 마틴 휘트먼 – 서드 애버뉴 밸류 펀드

 

마틴 휘트먼은 가치투자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다. 월스트리트에서 그는 벌처투자자(부실자산이나 부실기업을 싼 값에 인수해 직접 정상화 시키거나 상황이 호전되기를 기다려 고가에 매각하는 투자 방식)로 알려져 있는데 그는 그 별명을 자랑스러워 한다. 휘트먼은 안전하고 싸다고 말하는 침체된 회사들의 주식에 투자한다. 리서치로 출발한 휘트먼은 투자, 개인 자금 운용을 거쳐 현재 ‘컨트롤 투자’를 하고 있다. 그는 작은 회사의 주식을 상당량 사서 기업 의사결정 시에 큰 목소리를 내는 것을 컨트롤 투자라고 정의한다. 그는 침체된 회사들은 향후 경쟁이 더 심화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당신은 종종 벌처투자자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기분 나쁘진 않나요?

 

자산 배분자나 시장 전략가, 학자 등으로 불리는 것보다는 벌처투자자가 훨씬 듣기 좋습니다. 벌쳐투자자가 되기 위해서는 가치에 대한 것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벌처투자자는 침체된 회사의 신용에 투자하는 사람입니다.

 

 

당신의 투자 접근법에 대해 얘기해 보죠. 어떤 사람들은 그걸 매우 싼 가격에 성장주를 사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우리는 안전하면서 싼 보통주만 사려고 해요. 안전하면서 싼 투자는 4가지 특성이 있습니다. 첫째, 대차대조표 상의 재무 상태가 매우 좋아야 합니다. 둘째, 경영진이 주주의 관점에서 일하는 훌륭한 사람들이어야 합니다. 셋째,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회사여야 합니다. 이것은 여러 가지를 의미할 수 있는데 최소한 문서 공개가 잘 되어 있어야 합니다. 이 세가지 특성들, 즉 건전한 대차대조표, 훌륭한 경영진, 이해할 수 있는 사업은 주식을 안전하게 만듭니다. 네 번째 특성은 싸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 사업이 사유화 되거나 인수될 때 가치의 50퍼센트 이하만 지불하려고 하죠.

 

 

회사의 경영진을 어떻게 판단하나요?

 

그게 가장 어려운 일입니다. 모든 경영진은 주주들과 이해가 일치하기도 하고 충돌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무능해 보이거나 스톡옵션 프로그램, 보상 수준, 그리고 SEC에 의해 공표되는 다른 거래들로 측정해봤을 때 도를 넘어서는 경영진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주주들의 돈을 강탈하려고 하는 수많은 경영진들이 있습니다. 저는 그런 사람들을 피하려고 합니다.

 

 

워렌 버핏은 기술주에 투자하지 않는다고 얘기했습니다. 당신도 그렇나요?

 

투자에 편안함을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워렌버핏도 결국 컨트롤 투자자이지만 많이 다릅니다. 우리는 소극적 투자도 하고 벤처 캐피탈리스트처럼 기술주에도 투자합니다. 하지만 한 곳에 투자하지는 않고 분산시킵니다. 기술주에 투자하면 수익률은 높지만 삼진 아웃될 확률도 높죠. 이런 것이 사업을 이해하는 것의 일부분입니다.

 

 

성장주와 가치주 어느 쪽에 더 무게를 두고 있나요?

 

우리도 성장형 펀드입니다. 다만 ‘일반적으로 성장주’라고 생각하는 것을 사지 않을 뿐이죠. 사람들이 성장형 펀드에 투자했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성장주로 인식되는 것을 매입했다는 것인데, 그런 것에 투자하면 높은 프리미엄을 줘야 합니다. 그런 성장형 펀드매니저들은 가격에 신경을 쓰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마틴 휘트먼이 선택한 “유니퀘스트”

 

전세계 반도체 시장은 Intel 및 삼성전자와 같은 설계와 제작을 동시에 수행하는 종합반도체 제조업체, Qualcomm사 등과 같은 Fabless ASIC & ASSP 전문업체, TSMC, UMC 등과 같은 전문 수탁생산업체(Foundry), ARM사 등과 같은 전문적인 반도체 IP(Intellectual Property)업체, 동사와 같이 특정 지역 및 고객사를 대상으로 전문적인 영업 및 테크니컬 마케팅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 등으로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다.

 

90년대 들어 반도체 가격 변동폭이 커지고 신제품 개발 주기의 단축 등 반도체 시장의 불안정성이 심화되어 기업들의 일괄 생산체계 구축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경영위험을 회피할 목적으로 반도체 설계에서 생산에 이르는 전 공정을 한 업체에서 담당하던 과거 형태에서 벗어나 설계, 생산, 마케팅, 판매, 기술지원 등 특정 부문만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업체들이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시장 변화에 따라 유니퀘스트가 주력하는 시장은 첨단 비메모리 반도체를 이용하여 전자, IT제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솔루션을 제공하고 이에 대한 테크니컬 마케팅 영업, 기술지원 및 관련제품을 공급하는 산업분야이다.

 

 

이와 같은 산업이 존재하는 의미는 다음의 몇 가지 이유에 근거한다.

 

1. 제품주기가 짧아졌다. 대형가전업체는 자체 부서를 통해 1년에 수십 개의 신모델을 요구한다고 한다. 따라서 비메모리반도체를 처음부터 설계, 제작하기 까지는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되며, 몇 개월 만에 단종되는 경우도 많이 존재한다. 유니퀘스트는 고객사의 요구에 맞는 스펙의 칩을 제조하여 자체적으로 테스트를 거친 후 고객사에 납품을 함으로써 제품개발에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시켜주며 효율성을 높여준다.

 

2. 삼성, LG등의 대형업체에서는 중간에 유통업체를 통해 제품을 조달함으로써 재고관리 등의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 또한 추가 물량 필요 시 유니퀘스트가 일정부분 재고를 확보하고 있어 중간에 버퍼링 역할을 해준다.

 

3. 대규모 칩셋의 경우 직거래가 가능하지만 중규모 이하의 거래는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 대만의 조그만 칩셋회사가 한국에 찾아와서 삼성전자의 문을 두드린다고 해도 만나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유니퀘스트는 이러한 칩셋회사들의 부족한 영업력을 보강해 주는 역할을 하며 삼성, LG등의 업체에게는 적기에 필요한 스펙을 맞추어 주는 브릿지 역할을 하는 것이다. 보통 칩셋제조 회사의 경우 각각 특화된 분야를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동사는 이러한 특성을 잘 파악하여 거래의 효율성을 높여준다.

 

 

한마디로 유니퀘스트가 하는 일은 비메모리반도체의 기술영업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닌데 기술영업의 경우 전체그림을 그릴 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칩셋만 가져온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직접 기판을 만들어 보고 테스트까지 거쳐서 상품화를 시킬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유니퀘스트는 직원 대부분이 삼성, LG등에서 휴대폰, PDP사업부 등에서 근무경험이 있는 엔지니어출신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러한 인력의 질이 기술영업을 영위할 수 있는 근거가 되고 있다.

 

유니퀘스트의 기술영업은 엔지니어들의 기술수준, 반도체 생산업체의 제품 판매권의 보유 정도, 사업경력 등이 다양하게 평가되는 사업으로 일정한 규모와 축적된 기술력이 없이는 신규업체의 초기 진입 장벽이 높은 사업영역이다. 고객들에게 수준 높은 기술지원을 위하여 개발업체 수준의 개발 장비와 계측기를 보유해야 하는데, 이러한 점들은 일반 도소매업과 가장 큰 차이점이다.

 

 

한편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의 핵심 경쟁요소는 미래의 기술을 예측하여 이에 대한 솔루션의 개발과 고객들에 대한 기술지원 능력 등이 핵심요소이다.

 

경쟁수단으로는 1) 해외 협력업체의 인지도 2) 전담 인력의 기술력 수준 3) 엔지니어들의 실무경험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중 협력업체의 인지도는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인데, 얼마만큼 경쟁력 있는 협력업체 및 고객을 보유하고 있느냐가 회사의 영업에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즉, 어떤 협력업체를 발굴하느냐에 따라 안정적인 품질의 부품조달이 가능해 지며, 이러한 협력업체와 어떤 제품을 만들어내느냐에 따라서 납품 여부가 결정되며, 납품물량 역시 달라진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경쟁력 있는 협력업체를 늘려나가는 것이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또한 HIT확률이 높은 제품군쪽을 집중 육성하는 것이 회사의 핵심 역량이 될 수 있다. 시장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일을 수행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표준의 개발을 통해 시장의 수요를 창출하는 역할 역시 수행하고 있다.

 

유니퀘스트의 사업구조는 어떤 대박이 날 것이다라고 섣불리 예측하기 힘든 구조이며, 꾸준히 신제품을 늘여가면서 꾸준한 성장을 추구해 나가는 구조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블록버스터 제품이 나올 경우 외형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수 있는 구조이기도 하다.

 

유니퀘스트는 현재 시가배당률이 5%를 상회하고 있어 고배당+안정+성장주로 정의할 수 있겠다.

 

 

 

이건규(bluemoon@viptooz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