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영원한 화두는 가치투자

아이투자 회원님들, 안녕하신지요.

오늘 보니까 가치투자라는 단어가 화두로 올라왔네요.
음... 우리가 화두로 삼는 것 중에 가장 빈도가 높은 것이 바로 이 가치투자라는 단어인 것 같습니다.
도데체, 가치투자만큼 우리의 투자를 명확하게 설명해 주는 단어도 없는 듯 한데, 우리는 왜 반복해서 이 가치투자라는 것을 화두로 던지는 것일까요?
가치투자라는 화두를 서로 모여앉아 곱씹고 곱씹고 또 곱씹어 보아도 왜 자꾸만 다시 곱씹게 되는 것일까요?
혹시 가치투자라는 단어에 어떤 결함이나 모호성이 있는 것일까요?
그래서, 오늘은 한번 이 가치투자라는 단어를 가지고 제 생각을 좀 적어보겠습니다.

우선, 우리가 가치투자.. 가치투자.. 할때 여기서 가치라는 것은 무엇인가요.
물론 여기서 가치란 기업의 가치를 의미하는 것 맞겠지요.
그렇다면, 가치투자의 의미를 직역하자면 기업의 가치에 투자를 한다는 것이 됩니다.

그럼, 여기서 우리는 이렇게 생각해 볼수 있겠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가치투자란 것은 기업의 가치에 투자하는 것이니까...
대한민국 증시에서 영(0) 혹은 음(-)의 가치를 가진 회사는 제외하고 양(+)의 가치를 가진 회사중에 가장 거대한 기업가치를 가진 회사에 투자하면 되는 것이군...

. . .(*_*)

위와같은 생각은 뭔가 한가지가 빠진것을 알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거대한 가치를 가진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가치투자라면 우리의 포트는 거의 삼성전자에다 SK텔레콤 한국전력등등 일색일텐데...???

여기서 우리는 결국 가치투자라는 것이 무조건 큰 가치를 가진 기업에 대한 투자는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그럼, 우리는 왜, 뭣때매 삼성전자나 SK텔레콤보다도 기업가치가 십분의,백분의,천분의,만분의일에 불과한 회사에도 서슴없이 투자를 할까요?
그보다도 더 큰 가치를 가진 기업이 수두룩... 한데도 말입니다.

간뎅이가 부었거나.. 혹은 기업가치를 잘 몰라서..???
정말 이상하지요.

이런 의문을 풀어줄 열쇠가 있는데, 그 열쇠란 바로 [가격]입니다.
우리는 보통 기업의 [가치]를 중시하기 때문에 자칫 [가격]이라는 것의 중요성을 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가치투자를 숭상하면 할수록 이 [가격]이라는 요소를 경시하고 망각하는 경향이 커집니다.

마치 일부러 돈이라는 것을 망각하려고 애쓰는 향반님들 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가치투자를 하면서 파악하고자 행하는 모든 노력들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은 바로 아래의 것입니다.

[기업의 가치와 가격간의 관계]

왜 투자라는 것이 [가치와 가격의 관계]인가를 한번 삼성전자를 예로들어 생각해 보겠습니다.

삼성전자의 주당순자산은 대략 20만원 정도 합니다.
기업의 가치를 따지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어쨌든 우리의 가치판단으로 삼성전자의 주당 가치는 20만원이라고 해 보겠습니다.

오늘 아침에 문뜩 잠에서 깨어 HTS를 열어보니... 삼성전자의 가격이 호가창에 주당 5만원으로 찍혀 있습니다.
일단 화들짝 놀랍니다.
너무 싸니깐.
자...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세상에나.. 삼성전자가 주당 5만원"밖에" 안하는데 당연히 투자를 해야 하겠지요.
아무것도 모르고 자고있는 자식놈 빤쓰까지 다 내다 팔아서 삼성전자를 당장 사야 합니다.
...???

그럼 반대로, 오늘 점심먹고 혼자 슬그머니 객장에 가 보았더니, 삼성전자의 주당 가격이 전광판에 5백만원으로 찍혀있습니다.
자... 그럼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미친눔.." 정도의 단어는 머릿속에 떠올려 주어야 하겠지요?
...???

위의 예나 아래의 예나, 우리는 가치투자에 입각해서 투자판단을 한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삼성전자의 가치는 주당 20만원으로 동일한데, 어째서 하나는 투자가 될 수 있고 하나는 투자가 될 수 없을까요?

[투자 = 기업가치 + 싼가격]

우리는 가치투자라는 것을 할때, 마음속에서 은연중에 인정하고 싶지 않기는 하지만 반드시 가격을 고려할 수 밖에는 없는 것입니다.
결국 우리의 투자결정을 위한 모든 조사와 계산과 고민은 모두 지금 이 가격이 싸냐, 비싸냐의 판단을 위한 것이라는 겁니다.

그럼 싸냐 비싸냐의 판단은 어떤것이 있을까요?
크게는 과거의 주가변화를 보고 판단하는 방법과 기업의 가치를 보는 방법으로 나뉘어집니다.
앞의 것은 주로 차트를 보는 일명 차트투자의 방법이고 뒤의 것은 우리가 항상 되뇌는 가치투자라는 것입니다.

자...
일단, 이제부터 하는 이야기에서 과거의 주가변화로 판단하는 방법(차트투자)는 논외로 하겠습니다.

결국 투자라는 것, 특히나 가치투자라는 것은 결국 기업의 가치와 현재 가격의 상대관계를 셈하여 결정하는 것입니다.

그럼 기업의 가치와 현재가격의 상대관계는 어떻게 셈하게 되는 것일까요?
그 대표적 셈법에는 워렌버펫의 두 스승인 벤자민그레이엄의 방법과 필립피셔의 방법이 있습니다.

그레이엄의 방법은 이런 것입니다.
1. 어떤 기업의 본질가치를(라고 생각되어지는 것을) 조사하여 결정한다.
2. 현재 가격이 기업가치보다 싸냐, 싸다면 얼마나 싸냐를 셈한다.
3. 현재 가격이 본질가치보다 엄청 싸다면 투자를 한다.
4. 이 기업의 본질가치가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는 내는 몰러.

반면, 필립피셔의 방법은 이런 것입니다.
1. 그레이엄의 방법도 맞기는 하다.
2. 그런데 지금 가격이 별로 싸지는 않더라도, 기업의 본질가치가 앞으로 줄지않고 계속 커진다면, 현재의 가격은 미래로 가면 매우 싼 가격이 된다. 따라서...
3. 어떤 기업의 향후 전망을 예측하여 가치변화를 추측한다.(향후 기업가치가 얼마나 커질지)
4. 현재 가격이 미래의 가치증가를 고려할 때 싸냐, 싸다면 얼마나 싸냐를 셈한다.
5. 현재 가격이 미래가치보다 엄청 싸다면 (비록 현재가치 보다는 싸다고 볼수 없더라도) 투자한다.

이런 겁니다.

결국, 우리의 영원한 영웅 워렌버펫이 싸부로 받드는 벤그레이엄과 필립피셔도 결국 결론은 한가지입니다.

[현재(혹은 미래의)기업가치와 비교하여 현재의 가격수준은 싼것이냐, 비싼것이냐]

여기서, 벤은 현재가치보다 엄청 싸야되.. 미래가치는 몰러. 이고, 필립은 앞으로 기업가치가 엄청시리 커져야 되.. 현재가치는 가격보다 좀 못한다손 치더라도... 라는 것이지요.

그리고 여기서 우리는 [가격]이라는 요소는 언제나 정확히 알고 있으므로 모든 조사,판단의 촛점은 결국 기업의 [가치]를 알아내는 것에 촛점이 모아지는 것입니다.

아마도 우리는 기업가치의 조사,판단에 모든 공을 들이므로, 우리의 투자를 가치투자라고 부르는 것 같습니다.

. . . . .

저는 개인적으로 가치투자라는 단어는 투자를 설명하는데 2% 부족한 단어라고 느끼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투자를 처음 시작하는 분들에게 투자라는 행위에서 한쪽면(기업가치측면)만 부각되어 보이게 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보다 저는 좀 두루뭉실한 측면은 있지만 정석투자라는 단어를 더 좋아합니다.
생각해보면 몇년 전 까지만 하더라도 적어도 우리나라에는 가치투자라는 단어가 아니라 정석투자라는 단어를 사용했드랬습니다.
제가 알기로 우리나라에 가치투자라는 단어를 퍼뜨린 장본인은 예전 뉴아이라는 사이트에서부터 활동하신 대가 두 분이시라고 알고 있습니다.

가치투자라는 단어 때문에 투자자분들, 특히나 초보투자자분들이 헷갈려하시고 고민을 하시는 것 같아서 생각을 한번 적어보았습니다.
혹시 가치투자라는 말로 고민이 많으신 분은 가치투자 대신 정석투자라는 단어를 머릿속에 떠올려보시면 훨씬 속이 편해지실 겁니다.

모름지기 투자자는 일부러 한쪽눈을 가려서는 안됩니다.

양쪽 눈을 모두 반짝반짝 뜨고, 내 앞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될수록 정확이 바라봐야만 합니다.
더불어 아래의 가치투자(정석투자) 공식을 생각하신다면 우리가 하는 투자행위가 무엇인지를 좀더 잘 이해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투자 = 기업가치 + 싼가격]

그럼, 이만 또 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