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 그룹의 돌격대장

[현장스케치]

최근 산은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산업 가운데 국제경쟁력이 가장 막강한 부문은 조선업종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산업은 세계시장 지배력과 가격경쟁력에서 ‘최상위’, 기술력 등 비가격 경쟁력에서 ‘상위’, 후발경쟁국의 추격속도는 ‘보통’, 경쟁력 유지 가능성(변동성)에서 ‘안정적’ 등의 평점을 얻어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

 

 

국내 조선산업의 해외시장 점유율이 2001년 30.5%에서 2005년 상반기 40.9%까지 올랐고 가격경쟁력도 일본과 중국에 비해서는 다소 우위, 유럽에 비해 절대 우위에 있다. 세계 톱10에 무려 7개사가 포진할 정도로 대한민국 조선업의 힘은 막강하다.

 

세계 7위의 조선소

 

STX조선은 1967년 대동조선으로 설립되어 2001년 STX그룹에 편입되었다. 에틸렌, 부탄, 벤젠 등을 운반하는 중형 석유제품운반선(Product Carrier Tanker)을 전문으로 건조하는 조선소다. 전세계 PC선 시장의 25%를 차지하면서 현대미포조선(M/S 45%)에 이어 세계 2위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작년 STX조선은 PC 선 37척, 컨테이너선 5척, LPG선 6척 등 총 48 척을 수주했으며 수주금액은 2004년 대비 27% 증가한 21억 달러를 기록하였다. 현재 수주 잔량은 총 141척, 36.5 억 달러에 달한다. 중소형 PC 선이 여전히 주력 수주 선종이나 최근 영업 마진이 좋은 중대형 컨테이너선 등으로 수주 선종을 다양화 하고 있다.

 

STX조선은 과거 2002년 저선가 시기의 수주 물량이 비교적 많아, 저가 물량을 2004년 3분기에 모두 반영한 현대미포조선과는 달리 2006년 하반기 경에 저선가 물량의 매출 반영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건조 선가를 감안 시 본격적인 영업상의 흑자전환은 2006년 말쯤에야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연도별 수주 현황

 

넘치는 수주잔량을 빠른 시간 내에 건조하기 위해 STX조선은 Skid공법(육상건조기법)을 통해 년 건조량을 증가시키고 있다. Skid공법이란 기존 도크에서만 블록 조립을 하던 것을 육상에서 블록 조립을 하여 진수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와 같은 육상건조량 확대를 통해 2005년 건조능력은 32척으로 전년대비 33.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2007년에는 38척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공격적 M&A로 덩치를 키우고 있는 STX그룹

 

STX그룹은 STX Pan Ocean(구 범양상선), STX조선, STX엔진, STX에너지를 소유하고 있는 지주회사이다. 쌍용중공업이 2001년 5월 1일 쌍용그룹으로부터 독립하면서 사명을 STX로 바꾸었고, 2004년 4월 1일에는 엔진사업부를 STX엔진으로 분할 독립시켰다.

 

(삼성증권 자료 인용)

 

STX 자회사들의 특징으로 주로 해상운송과 관련되어 수직계열화가 잘 이루어져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즉, STX Pan Ocean을 통한 해상운송과 물류사업, STX조선을 통한 선박건조, STX엔진과 STX중공업을 통한 선박용 엔진, STX엔파코를 통한 엔진부품, (주)포스를 통한 선박관리업 등으로 각각의 자회사가 해운관련으로 전문화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STX그룹은 2001년 이후부터 적극적인 M&A을 통해 기업가치를 증가시켜 왔는데, STX조선 (구 대동조선) 97.7% 지분을 2001년 10월 1,000억 원에 인수하였으며, 그 후 세 차례에 걸쳐 60% 지분을 1,451억원에 매각하여 대규모 차익을 얻었을 뿐만 아니라 엔진 및 엔진부품 자회사와의 시너지 효과를 구축하는 성과까지 거두었다.

 

STX PanOcean 인수 효과

 

이러한 그룹의 적극적인 M&A의 진행으로 STX조선도 2004년에 STX Pan Ocean 지분의 50.9%를 보유하게 되었다. STX Pan Ocean은 현재 57척의 사선을 보유하고 있으며 81%가 벌크선이다. 특히, 평균 연령이 15년으로 노후선 비중이 높다. STX조선의 연간 건조 능력이 32척 임을 감안하면 노후선 대체 물량만으로도 1.5년 매출이 가능하다.

 

자회사로 인한 지분법 평가 이익도 높다. 영업적자를 지분법으로 막아줘 경상이익이 높게 나타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2004년 지분법 평가 이익은 293억 원 이었고, 2005년 지분법 평가 이익은 870억 원이 예상된다. 또한, STX Pan Ocean의 싱가폴 시장 상장으로 561억 원의 유입 유입이 발생하였다.

 

STX조선 부, 그룹의 투자 재원으로.

 

앞서 언급하였듯이 STX 그룹은 M&A를 이용하여 사세를 급격히 확장시키고 있다. STX Pan Ocean 인수에서도 나타났듯이 STX조선이 수주를 통해 쌓아온 선수금을 이용하여 지분 인수에 가담시키는 등 STX 조선 자체의 의사판단과는 달리 그룹의 결정에 따라 동사의 부가 이전되고 있다. 최근, 대한통운 인수 전에서도 지분 참여 등의 방법으로 STX조선의 부가 비관계회사로 투자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김세훈(acc1@hanafo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