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션닷컴,내수회복으로 탄력 받나?

[기업분석] 네티션닷컴

박성빈 06.01/24 08:34 조회 2137 누적점수: 0

★ 패션업황 호전세 뚜렷, 하지만 구조적으로 수익성은 낮아진 상태

상장 9개 패션사의 매출액 및 영업이익 증감율 추이를 살펴보면, 2002년 4분기부터 침체되었던 업황이 2005년 2분기부터 뚜렷한 개선 추이를 보이고 있다. 또한, 기업탐방을 통해 내수 기업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내수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 밖에 최근들어 전년 대비 신용카드 사용액이 20% 가까이 늘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이 같은 내수경기 회복에 따라, 그 동안 높아졌던 의류 할인판매비중이 개선되고, 패션업체들의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그 개선 폭은 과거 호황기 수준에는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국내 패션업계의 구조 변화 때문이다.

할인점, 상설할인점 유통망의 확대, 저가 브랜드 시장의 확대 덕분에 소비자들은 그 동안 옷을 싸게 사는데 길들여져 왔다. 때문에 내수경기 회복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소비행태는 근본적으로 바뀌기 어렵다고 판단된다. 비록, 패션업체들이 침체기 동안 구조조정을 통해 체력을 다져온 것은 사실이지만, 업종 전반의 수익성은 과거 호황기보다 낮아진 상태이다.

★ 네티션닷컴 – 침체기 동안 매장수 유지하며 세일로 버텼다

네티션닷컴의 매장수 현황은 다음과 같다. 이를 통해 침체에도 불구하고 매장철수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세일로 매출수준을 유지해왔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네티션닷컴의 이익률은 2002년 호황 이후 크게 하락한 상황이지만, 매출액은 견조하게 유지되어왔다.

경쟁사들 중 상당수가 침체기 동안 비효율매장 철수 및 재고처분 등 강도높은 체질개선을 한 반면 네티션 닷컴은 “대략 버티기” 모드를 선택했다. 이러한 보수적이지 못한 경영은 그다지 바람직하지 못하지만, 본격 내수 회복시 상대적으로 큰 폭의 수혜가 가능하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2005년 12월 들어서 네티션닷컴의 매출은 본격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는데, 한파의 영향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경기회복에 본격적으로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브랜드별로 96NY 70%, EnC 30%, A6 20% 수준의 전년동월대비 증가를 보였다고 한다. 네티션닷컴의 브랜드는 중가 브랜드이기 때문에 경기침체로 인한 양극화 소비패턴에서는 불리할 수 밖에 없지만, 경기회복에 따라 중가 브랜드에도 힘이 실리고 있는 분위기이다.

2006년 1월 들어서는 전년 12월의 폭발적인 증가를 따라가고 있지는 못하다는 후문이지만, 매출 및 수익성 측면에서 2005년 3분기에 바닥을 확고히 다진 것은 분명하다. 다만, 2005년 4분기에도 패션업체들의 세일 경쟁은 여전히 치열했기 때문에 수익성 측면의 진검승부는 2006년 SS 시즌 물량이 풀리는 2월 중순 이후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 네티션닷컴의 브랜드 – 탁월하지는 않지만 질긴 생명력 보유

네티션닷컴은 A6, 96NY, EnC라는 장수브랜드와 신규 저가브랜드 C.A.S.H를 보유한 중대형 패션업체이다. 매출구성 및 수익성 순위는 다음과 같다.

A6는 10대 중반~20대를 타깃으로 한 국내 Top 캐포츠 브랜드이다. Unisex 브랜드를 표방하지만, 여성복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으며, 20만원 이하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2002년 월드컵을 겨냥하고 출시되었으며, 국내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상표도용제품이 범람할만큼 높은 인기를 누려왔다.

A6는 2002~2003년의 캐포츠 붐을 타고 폭발적인 성장을 보였지만, 상표도용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잠재적 손실을 입어왔고, 2004년 이후 캐포츠 붐이 식고, 경쟁이 심화되면서 매출이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엔진(지엔코)의 경우 2004년 84개에 달했던 매장을 58개까지 줄이는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했으나, A6는 매장수를 줄이지 않고, 생산량 조절 및 세일로 대응했다. A6의 매출감소는 3분기 누적으로 전년동기대비 5.5% 수준에 그치고 있어 엔진에 비해 양호하지만, 브랜드 퀄리티를 희생시키는 저가 전략 덕분인 것으로 판단된다. 정상가판매율은 2002년의 78%에서 55% 수준으로 뚝 떨어진 상태이다.

비록 [캐포츠쇠퇴+상표도용+경기침체]라는 3중고 속에서 마진이 축소된 상태이기는 하나, 최근 경기회복에 양호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브랜드가 죽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A6는 2006년 독일월드컵에 맞춰 리뉴얼을 준비중으로 있으나, 대폭적인 변화는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

96NY는 모던하고 실용적인 영 캐릭터 캐주얼이다. 도시적이고 개성이 강한 20대 초반 여성이 주 타겟이다. 가격대는 10~30만원대로 중저가에 해당하며, 가장 비싼 코트도 50만원을 넘지 않는 수준이다.

동 브랜드는 네티션닷컴의 브랜드 중 가장 경기회복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미 2005년 3분기 까지의 누적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3% 정도 증가한 바 있다.)

96NY는 20대 여성들에게 가격대비 품질, 디자인이 뛰어난 “만만하고 편한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어, 향후에도 안정적인 매출이 가능한 브랜드로 판단된다.

EnC는 96NY보다 좀 더 여성스럽고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컨셉이다. 가격대 및 타겟 연령층은 96NY와 거의 같다. EnC는 2005년 3분기 까지 전년동기대비 매출이 3% 감소하는 부진을 겪었는데, 12월 들어 30% 대의 매출 증가를 보이고 있다. 매출 증가의 이유는 96NY와 같으나, 브랜드 선호도 차이에 의해 증가 폭이 다른 것으로 판단된다. 매장 현황을 보면, 네티션닷컴의 브랜드 중에서는 가장 위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부분의 아이템이 10만원 이하이고, 가장 비싼 코트도 20만원을 넘지 않는 저가 브랜드이다. 2004년에 야심차게 런칭했었지만, 지난 1년 반 동안 경기침체 속에 기대만큼 성장을 하지 못한 상황이다.

2005년 3분기 까지 전년동기 대비 54% 성장해 120억원의 누적 매출을 기록했으나, 아직 BEP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으며, 향후 50% 이상 성장해야 BEP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네티션닷컴은 기존 브랜들를 통해 경기회복의 수혜를 받는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어, C.A.S.H를 적극적으로 육성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신성장동력의 역할을 하려면 시일이 좀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장증가 현황에서도 동사가 CASH 영업에 소극적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 관리 역량 측면의 문제는 극복해야할 과제

위 표에 나타나듯이 네티션닷컴은 국내 상장사 중 최저 수준의 재고 관리 능력을 보이고 있다. 재고자산 중 30%는 상품 가치를 거의 잃은 2년 경과 재고(상설매장을 거쳐 창고로 들어온 재고)로 추정되며, 회계감사의 요구가 있을 때마다 조금씩 폐기 혹은 초저가 처분하며 상황을 모면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지금도 150억원 이상의 재고가 언제든 재고자산관련 손실을 발생시킬 준비가 되어있다고 볼 수 있고, 경기회복으로 인해 실적이 개선될수록 그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원가절감 측면에서도 네티션닷컴은 중국생산 비중이 20%에 불과해 경쟁사에 비해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네티션닷컴은 적시성 훼손 때문에 늘리기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경쟁사들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80%까지 비중을 높이고도 아무 탈이 없다는 점에서 느끼는 바가 있어야 할 것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현재의 부족한 역량도 안타깝지만, 더욱 안타까운 점은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데 있다.

★ 경기회복의 수혜를 반영한 Valuation

그 폭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네티션닷컴이 경기회복으로 인해 수혜를 받을 것임은 분명하다. 회사 내부적인 목표는 20% 이상의 매출신장 정도로 추정되는데, 보수적으로 15% 수준으로 조정하고자 한다. 영업이익률은 할인판매 비중 축소에 의해 4% 대는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가정을 반영한 Valuation은 다음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