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인에이티씨,꿈은 이루어질까?

2006년 1분기 실적 확인 필수

 

 

공장자동화 시스템 전문업체

 

화인에이티씨는 Agile System과 ATC 매출액이 96%를 차지하고 있는 공장자동화 시스템 전문업체이다.

 

 

주요 납품처는 위아(구 기아중공업), NTC(일본) 등 국내외 유명 공작기계 및 자동화시스템 전문업체, 그리고 현대차, 코다코, 우수기계, GM대우 등 대형 제조업체 및 하위 벤더 이다. 실수요 고객은 대부분 완성차 업체 내지는 자동차부품 관련사로 구성되어 있다.

 

위아와 같은 국내 공작기계업체는 고객사 공장자동화 시스템 구축을 위한 구성요소를 대부분 일본으로부터 수입해왔는데, 화인에이티씨는 이를 국산화해서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화인에이티씨 스스로가 공장자동화 시스템 구축을 핵심사업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ODM 매출은 미래의 경쟁사에게 무기를 지급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또한, 아무래도 ODM 매출이다 보니 수익성이 좋을 리 없다는 점도 문제이다.

 

따라서 화인에이티씨는 실수요자에 대한 직접 매출 확대에 주력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제품 및 품질 홍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공장자동화 시스템 관련 용어설명

 

공장자동화 시스템과 관련된 용어들은 다소 생소할 수 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이 정리해보았다.

용어 1 : Agile System

소품종대량생산만이 가능한 전용기시스템과 달리 다품종소량생산 및 다품종대량생산에 적합한 고속생산라인을 지칭하는 개념이다. 이 시스템의 이점은 적은 capex만으로도 다른 제품 생산이 가능한 라인으로 변경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대차의 예를 들면, 기존의 전용기시스템에서는 소나타 엔진 부품을 생산하던 라인을 그랜저용 라인으로 교체하기 위해서는 라인을 갈아엎는 작업이 필요하므로 높은 비용이 소요된다. 하지만, Agile System을 구축하면, 20% 정도의 비용으로 그랜저 엔진 부품 생산이 가능한 라인으로 변경할 수 있게 된다. 화인에이티씨는 최근 현대차 인도공장의 Agile System 구축을 수주한 바 있다.

 

용어 2 : Line Center

Agile System이 개념정의라면, Line Center는 제품명이라고 보면 된다.

 

 

Line Center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Unit들과 Unit을 구성하는 Cell이 필요한데(쉽게 말해 부품), 대부분 아웃소싱을 통해 조달하고 있으며, 화인에이티씨와 같은 공장자동화시스템 업체의 핵심역량은 설계 및 엔지니어링 기술이라고 보면 된다.

 

납품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으며, 최종 납품까지 규모 및 난이도에 따라 3개월~1년이 소요되나 평균 6개월 정도라고 보면 된다. [발주 ⇒ 설계 ⇒ Unit 및 Cell 아웃소싱 조달 ⇒ 화인에이티씨 부지에 설치 및 테스트 ⇒ 해체 후 고객사로 이송 및 설치]

 

용어 3 : ATC(Auto Tool Changer)

Line Center의 Cell이기도 하며, 자동회전 공구 보관함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과거 화인에이티씨의 전문분야였으나, 무차별상품의 성격 때문에 수익성 확보를 위해 중국 자회사를 통해 아웃소싱 하고 있다.

 

 

 

 

Line Center 국내 최초 국산화

 

국내 자동화시스템 시장은 연평균 10% 이상의 성장을 지속하고 있으며, Line Center는 가장 최신의 트렌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화인에이티씨만이 국산화에 성공하여 생산하고 있으며, 국내시장의 대부분은 NTC, MAKINO 등 일본 제품이 차지하고 있다. 화인에이티씨는 아직 품질 면에서 검증이 필요한 업체이기는 하지만, 25% 이상의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성장 잠재력이 풍부하다.

 

이미 위아, 대우종합기계 등 대형공작기계메이커들이 Agile System 구축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Line Center는 전량 일본으로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며, 아직까지는 일부만 화인에이티씨로부터 조달하고 있다.

 

이들 국내 공작기계메이커들 역시도 국산화 필요성을 절감하고 개발을 진행중이기 때문에 화인에이티씨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 시장은 철저한 주문생산방식의 시장으로 대기업의 생리에는 잘 맞지 않고, 동 분야 세계 최고기업인 NTC의 연간 생산규모가 300set에 불과할 정도로 대량생산을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은 어려운 아이템이다. 따라서, 화인에이티씨가 대기업의 틈바구니에서 한 판 승부를 펼칠 여지는 충분하다.

 

 

화인에이티씨의 성장 가능성

 

화인에이티씨는 Line Center를 최초로 국산화 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아직까지는 실적 폭발로 연결시키지는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하지만, 인지도 및 신뢰도 향상을 위한 노력을 통해 꾸준히 고객사를 확대하면서 매출이 성장할 여지가 충분하고, ODM 납품이 아닌 실수요자에 대한 매출비중이 높아지면서 수익성 개선 여지가 크다. 실수요 판가는 ODM 판가에 비해 10% 정도 높다.

 

또한, 공장자동화 시스템과는 별도로, 지난 11월 8인치 웨이퍼용 산화막식각 장비 기술을 국내 A사와 공동개발에 성공해, 하이닉스의 품질 검증이 올 1분기 중에 예정되어 있다. A사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사용하고 있는 일본제 산화막식각 장비의 A/S 업체인데 자체 개발을 시도하던 중 자본부족으로 화인에이티씨가 개발에 참여했다고 한다. 이 장비는 100% 수입에 의존하던 장비이며, 보완투자가 가장 많은 전공정라인의 핵심장비이기도 하기 때문에 품질 검증 통과시 매출이 크게 발생할 여지가 있다. 화인에이티씨는 기존 수입제품의 대당 27억원 보다 저렴한 대당 20억원에 납품할 계획으로, 2006년 100억원, 2007년 160억원, 2008년 600억원 대의 매출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품질 테스트가 시작 조차 되지 않은 상황을 감안하면 지나친 낙관은 금물이다.

 

그 밖에도 화인에이티씨는 방산산업으로의 진출을 추진 중이며, 어느 정도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화인에이티씨는 지난 2004년 9월 국방벤처연구소에 기술진을 파견하여 제품개발에 나섰는데, 일부 제품개발이 완료됨에 따라 조만간 매출발생이 기대된다. 어떤 제품인지는 회사 측에서 함구하고 있으나, 5년 독점공급이 가능하다는 점, 추가적인 제품 개발 역시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에 막연한 기대감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고객에게 뿐만 아니라, 투자자에게도 아직 검증 안 된 업체

 

화인에이티씨는 2004년 12월 3일 코스닥 상장 후, 위와 같은 높은 성장 잠재력에 대해 적극적으로 IR을 펼쳐왔다. 그 때문인지 증권사 에널리스트들은 화인에이티씨에 대해 높게 평가하며 2005년 매출액 500억원, 영업이익 50억원, 순이익 40억원 정도가 기대된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이 같은 수치는 2004년 대비 매출액 67% 증가 및 순이익 74% 증가를 의미한다.

 

하지만, 실제 발표된 실적은 다음과 같다.

 

 

이와 같은 현저한 차이에 대해서 화인에이티씨 측은 ㄱ)마케팅차원에서 저가수주 빈발, ㄴ)품질실패비용 및 A/S비용 발생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7월 이후 수주분 부터는 정상 가격이 적용되고 있으며,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문제점들을 모두 해결해서 품질실패비용 역시 사라질 것이기 때문에 2005년 1분기 실적 부터는 기대할만 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화인에이티씨는 장부상에 숨겨왔던 A/S비용 등 부실을 떨구느라 2005년 4분기에도 큰 폭의 적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시인하는 등, 신뢰성 측면에서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으며, 실제로 제품의 품질 검증이 마무리된 것인지는 화인에이티씨 측의 설명만으로는 알 수가 없는 노릇이다. 이미 한 번 속은 바가 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또한, 공장부지 매입을 위해 2006년 중에 100억원~150억원 수준의 유상증자를 계획하고 있다는 점도 리스크 요인이다. 그리고 본업인 공장자동화 시스템 사업이 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한 상황에서 반도체 장비, 방산 산업 등 과도한 욕심을 부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

 

화인에이티씨는 꿈을 가진 업체이다. 계획대로 실현만 된다면 높은 성장이 가능하고, 현주가는 현저히 저평가된 수준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불확실성이 크고 신뢰도가 낮은 상황이다. 따라서 화인에이티씨 측이 말하는 2006년 1분기 실적을 확인하기까지는 망설여지는 게 사실이다.

 

박성빈 sb80@viptooz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