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마지막 장을 마치고 나서 호남석유에서 장래 사업계획 공시를 하나 했습니다. 카타르의 국영석유회사와 합작으로 약 3조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기로 했다는 내용이죠. 호남석유는 석유화학 경기가 안 좋아진다는 상황에서 왜 이런 대규모투자를 결정했으며, 회사의 가치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한 번 생각해보았습니다.
고유가와 석유화학 수급 여건
석유화학은 수급여건에 따라 경기가 변동하는 산업이라고 합니다. 특히 최근 급등한 유가로 인해 사업환경이 악화되고 있다고 하는데, 그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유가상승이 단지 수요가 공급보다 많은 경우라면 석유화학기업으로서는 좋은 일이지만, 지금같이 수요외적인 원인, 즉 중동정세 불안 등으로 인한 유가상승이라면, 석유화학업계가 유가상승을 제품가격에 전가하기 어려워 진다는 것입니다. 가격전가를 할 경우에는 수요감소가 나타나기 때문이죠. 여기에 중국등에서 쏟아지는 증설물량을 고려하면 앞으로 석유화학 경기의 하강은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합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신흥석유소비국의 석유수요가 여전히 증가할 여지가 있고, 무엇보다도 개별 기업이 원료를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대체공정기술 개발 할 경우 충분히 위기를 돌파해 나갈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1)
석유화학의 글로벌 수요처와 투자환경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지역이 중요하고 어떤 원가 절감 기술이 필요한 것인가 점검해 보도록 합시다.
지역적으로 볼때, 석유화학 투자의 흐름은, 북미, 유럽 -> 일본, 한국 -> 중국, 중동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합니다. 수요가 늘어나는 지역을 중심으로 투자가 이루어진다는 이야기죠. 최근까지 석유화학 투자의 블랙홀이라고 불리던 중국의 경우, 이미 많은 투자가 이루어져 관련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하여, 자국의 자급률이 이미 60%이며, 2011년에는 80%정도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중동지역은 그동안 전쟁 등의 원인으로 석유화학 투자가 주춤하였으나. 앞으로의 수요증가 및 투자증가가 주목됩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세계의 에틸렌 생산 능력이 2004년 1.1억만톤에서 2010년 1.5억만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중 53%가 중동및 아프리카에 증설될 예정이라고 하는군요.2) 참고로, 에틸렌은 다양한 종류의 석유화학제품들을 만들기 위해 사용되는 매우 중요한 기초유분 중의 하나입니다. 즉 석유화학회사들은 먼저 에틸렌을 만들고 이를 다시 가공하여 최종제품을 만드는 거죠.
사실, 중동지역은 이러한 수요성장뿐 아니라, 원가경쟁력 측면에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2004년 기준 중동산 에틸렌의 제조원가는 톤당 79달러로 아시아산 제조원가인 톤당 288달러 대비 톤당 209달러의 원가경쟁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3) 이렇게 어마어마한 차이가 나는 이유는 중동은 저가인 천연가스에서 에틸렌을 제조하는 반면, 아시아에서는 고가인 석유에서 에틸렌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가솔린, 등유, 경유, 납사 등을 포함하는 석유중에서도 납사를 가지고 에틸렌을 만드는데, 아래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나라의 경우 100% 이 방법을 쓰고 있습니다. 한편, 천연가스를 이용해서 만드는 기술은 주로 구미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이는데, 최근 중동에서도 적용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천연가스의 주성분은 메탄이지만 에탄이라는 성분도 포함하고 있는데, 이 에탄을 통해 에틸렌을 만들고 있는거죠.
<주요 지역별 에틸렌 원료구조>
결론적으로, 수요증가나 원가절감의 기술측면에서 중동지역의 투자매력도가 상당히 높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호남석유의 저평가 근거
호남석유는 올해 기준으로 매출 2조, 영업이익 3800억, 당기순이익 6500억 정도가 예상됩니다. 참고로, 당기순이익이 월등히 많은 것은 자회산 덕이 큰데, 예를 들어 100% 자회사인 롯데대산유화(05년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690억), 32%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롯데건설 (05년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1342억원), 50%지분 보유중인 KP케미칼(시가총액 약5000억)등을 통한 지분법 평가이익이 상당합니다. 이중 롯데대산유화는 절차적인 문제로 자회사로 있을뿐, 곧 흡수합병 될 것으로 보입니다.4) 여하튼, 시가총액을 약 1조 6천억원으로 잡을 경우, P/E ratio가 2.5 수준 밖에 안되는 대표적 저평가 회사죠. 부채비율은 30%, 차입금은 제로 수준입니다. 이정도면 싸다못해, 거의 “개값”이라 할 수 있는데요, 도대체 호남석유는 왜 이런 취급을 받고 있을까요?
만족스럽지 못한 배당정책 등을 지적할 수도 있겠지만, 아마도 가장 중요한 이유는 석유화학 경기가 하강하리라는 전망과, 회사의 성장성에 대한 의문, 즉 지금이 정점이라는 견해가 반영된 것이라고 보입니다.
호남석유의 선택
이 상황에서 호남석유는 Joint Venture의 형태로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습니다. 전체사업비 약 3조원 규모중, 호남석유는 약 4000억을 투자하고 30%지분을 가진다고 합니다. 투자지역은 중동으로 정했고, 방식은 당연히 석유가 아닌 에탄을 통해 에틸렌을 만들어 내는 쪽을 선택했습니다. 사실, LG화학은 최근 천연가스 중 에탄보다 더 싸고 양이 훨씬 많은 메탄을 이용해서 에틸렌을 만드는 방식을 연구중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상용화 된다면 에탄보다 훨씬 Powerful한 방식이지만, 아직은 연구단계에 있고, 세계적으로 상용화된 예가 없습니다. 이에 비해 호남석유는 일단 검증된 방식을 택하기로 한 것으로 보입니다. 미래수급을 예측하기 대단히 어렵다는 점에서 호남석유는 Risk-taking을 하였고, 현재 상용화 되고 있는 기술을 이용하기로 했다는 점에서 호남석유는 비교적 현실적인 접근을 하였습니다. (에틸렌외에도 PP등 여러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공장도 같이 지을 예정인데, 이는 수직계열화를 위해 필요해서인지 카타르쪽의 필요에 의한 것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호남석유는 주사위를 던졌습니다. 성공을 반드시 장담할 수는 없겠지만, 향후 악화될수 있는 Business 환경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라고 보여집니다. 이제 투자자들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대규모 투자에 대한 즉각적인 거부감이 드는 사람도 있을테고, 장미빛 미래를 기대하는 사람도 있을테고, 조심스러운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30%의 지분에 대한 의미부여도 사람마다 다를 수있을 것입니다. 저는 장기적으로 볼때 상당히 긍정적이지 않나라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만, 시장은 이를 어떻게 받아 들이지, 그리고 그것보다도, 실제 호남석유의 3-4년 후 모습은 어떨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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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차홍선, "유가 시나리오에 따른 석유화학산업 대응전략," LG주간경제, 2005. 9.21.을 보세요
2) 차홍선, "중국과 중동 석유화학 투자환경 점검," LG주간경제, 2005. 6. 15.
3)ibid
4) 호남석유와 LG화학이 현대석유화학을 공동으로 인수한 후 회사를 롯데대산유화, LG대산유화, 씨텍으로 분할하여, 롯데대산유화는 호남석유가 100%, LG대산유화는 LG화학 100%, 씨텍은 50:50으로 소유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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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생산지근처에 입지하는 경우, 특히 중동입지의 경우 원료수급의 장점 외에 노동인력의 수급,제조공장운영의 편의성-산업용수,근무환경,공장준설- 및 시장판매 등의 부분에서는 단점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호남석유화학이 대산유화,kp케미칼 인수 이 후 추진했던 인천정유인수에서 sk의 공격적 매수에 부디쳐 실패한 후 대안적 정책으로 카타르 투자를 결정한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네요.
물론, 대안적 투자라고 하더라도 그 의미는 폄하되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푸른제비님 분석대로 분명 긍정적인 면이 많은 투자입니다. 개인적으로도 긍정적인 면에 가산점을 주고 싶습니다. 아마 애널들도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을까 합니다. 다만 market의 평가는 잘 모르겠습니다.
최근 kp케미칼과 대산유화에 대해 컨설팅(신빙성있는 지인에 의하면 보스톤컨설팅)작업이 완료 되었다고 합니다. 삼성 못지않게 관리적인 면에서 뛰어남을 보여온 롯데그룹의 특성상 유화3사의 관리효율과 시너지는 가능하리라 봅니다.
유화업종 전체의 주가와 롯데유화3사의 주가는 느긋하게, 흥미롭게 관찰해볼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푸른제비님, 글 고맙게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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油化- 세계최강‘쾌속 순항’
2006/01/01 00:07:34 헤럴드경제 옮김
석유화학-대형ㆍ전문화로‘4강神話꿈’
“토종 ‘그린메이저(Green Major)’가 한국 석유화학산업을 세계 4강으로 끌어올린다.
”신기술ㆍ신제품의 개발, 환경 관련협약의 준수, 시장변동, 구조개혁 등 굵직굵직한 변수를 눈앞에 둔 석유화학업계의 향후 10년은 어느 업종 못지않게 거센 변화와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추세는 분명 우리에게 유리한 듯 보인다. 중동과 아시아의 생산능력이 1990년 22%였다가 지난해 39%로 도약한 데 이어 2010년 45%, 2015년 세계 석유화학제품의 절반을 담당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의 경우 현재 세계 5위의 에틸렌 생산 및 수출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우수한 조업기술, 최대수입국 중국에 인접한 점, 중동 대비 마케팅 우위, 풍부한 수출여력 등 우리의 현재 강점과 안정적인 수요성장세, 신규 및 대체수요 창출, 납사 분해설비에 대한 경쟁력 상승 등 기대감을 종합해보면 향후 10년간 먹고사는 데 큰 지장은 없어보인다.
하지만 앞으로 최대수출국 중국이 석유화학제품 자급화를 도모하는 가운데, 선진국은 대형화 전문화에 따른 시장 및 기술지배력을 강화하면서 특화제품을 앞세워 새 시장에 대비하고, 중동은 원료생산국으로서의 지위를 활용해 대규모 설비투자를 통해 시장리더의 입지를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전문가들은 구조개혁 및 전문화 대형화를 도모함으로써 석유화학단지의 생산을 효율화하고, 핵심 첨단소재 및 원천기술 개발을 선점하는 한편 생분해성 제품개발 등 환경친화성을 제고하는 등 그린 케미스트리를 구현해야만 세계 4~5권의 안정적 성장을 구가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SK㈜가 쿠웨이트 원유저장시설을 인천에 유치하고 GS칼텍스 SK㈜ 등이 해외 유전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선 점, S-Oil, 현대오일뱅크 등이 중동국과의 유대를 강화는 점 등은 원료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장기적 포석으로 평가된다. 호남석유화학,한화, LG화학, 삼성토탈 삼성석유화학 등 선도기업이 수직계열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는 점과 석유화학업계 내 구조조정 필요성이 점차 공감을 얻어가는 것은 한국형 메이저 탄생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함영훈 기자(youngfam@heraldm.com)- '대중경제문화지'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더욱 시장이 커질것 같네요. 아울러 화학업종에서 미국GDA승인을 득하고 국내유일의 이산화티타늄 생산 회사로 턴어라운드가 예상되는 GS계열의 코스모화학과 업종전환으로 꾸준한 실적을 내는 SKC도 괞잖은것 같아요.
그렇다면 대주주물량과 현재 외인지분율만 해도 100%이니 실제 시장유통주식이
1%도 안되는데요.
그렇다면 외국인이 매도를 하거나 특수관계인이 주식을 시장에 내다팔지 않는 한
소량외에는 거래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을 것 같은데요.
제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인지 아시는 분 계시면 답변 부탁드립니다.
따라서 유동되는 주식은 10~15% 내외로 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