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이 꾸준히 쌓이는 사업

[주주이익]미창석유

미창석유는 윤활유 전문제조업체다. 경남 부산에 본사가 위치해 있고, 안산과 울산에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다. 6.62%의 지분을 갖고 있는 신일본석유와의 기술제휴를 통해 신일본석유 제품브랜드인 “에네오스”의 상표를 사용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생산비중을 살펴보면 윤활유 부문이 약 73%, 고무배합유가 약 18%, 전기절연유가 약 6%를 차지하고 있다. 사실 이 부문의 시장은 SK, GS칼텍스 등의 대형 정유업체와 극동유화, 한국쉘석유 등의 중견업체들이 경쟁하기 때문에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유통망 자체도 SK 등의 대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미창석유는 상대적으로 열위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사실 회사도 제품의 상품성이나 브랜드 측면에서 이들 대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절대 이길 수 없다고 인정하고 있다.

 

원래 미창석유가 생산하는 윤활유 제품이나 SK 등 대기업이 생산하는 제품과의 품질차이는 거의 없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미창석유가 교통방송을 통해 라디오 광고를 한다고는 하지만 우리가 “에네오스”란 브랜드에 대해서 생소하듯이 브랜드 인지도에서 차이가 난다. 대기업들은 일반 카센터들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로비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를 통해 자사 제품을 홍보하는 경우가 많아 아무래도 소비자들에 대한 제품 노출빈도 측면에서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아무래도 전체 매출의 약 70% 이상을 윤활유 부문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 부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윤활유 부문은 주로 자동차용과 선박용으로 매출이 발생하는데 자동차용은 대부분 현대자동차의 팩토리필링으로 발생하고 있고, 선박용은 영국의 BP와 프랑스의 Total 등 세계적인 정유업체의 OEM으로 납품하고 있다. 따라서 미창석유는 국내 자동차 산업과 조선업 등 전방산업의 성장에 따라 함께 동반 성장하는 사업구조라 할 수 있다.

 

자동차용과 선박용 윤활유의 매출비중은 각각 전체 매출액의 약 30~40%로 비슷한 규모다.

 

특히, 자동차용의 경우, 대부분 오토미션 오일과 엔진 오일의 두 종류를 현대자동차에 납품하고 있는데 SK 등과 비교해봐도 그 비중이 크다고 한다. 이렇게 된 데에는 다음과 같은 내막이 있다.

 

예전에 현대자동차가 미쓰비시 자동차와 제휴하는 과정에서 미쓰비시 자동차의 엔진을 도입했는데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계열사인 미쓰비시 석유의 오일을 사용하게 됐다고 한다. 하지만 미창석유가 1986년 미쓰비시 석유와 기술제휴를 하면서 현대자동차에 엔진 오일을 납품하기 시작한 것이다. 미쓰비시 석유는 약 3년 전에 신일본석유가 인수했는데 이로써 미창석유의 기술제휴 파트너가 미쓰비시 석유에서 신일본석유로 바뀌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3분기 미창석유의 이익규모는 전분기는 물론 전년 동기에 비해서도 크게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2.8억 원으로 각각 39.8%(QoQ), 34.7%(YoY) 감소했고, 경상이익은 16.2억 원으로 각각 41.4%(QoQ), 23.9%(YoY) 감소, 그리고 당기순이익은 11.5억 원으로 각각 42.3%(QoQ), 27.1%(YoY)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유가격 상승으로 매출액이 전년 동기에 비해 약 9.0% 증가한 417억 원을 달성한 것에 비하면 마진의 급격한 하락이 눈에 띄는데 이는 이미 주지한대로 윤활유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 원가인상요인을 제품가격에 적극적으로 반영시키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제품가격을 인상하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되지만 현재로선 시장 여건상 아직까지 제품가격 인상 계획이 구체화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창석유의 주주이익은 지난 과거부터 견조하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물론 올해 이익규모 감소에 따라 어느 정도 주주이익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치열한 경쟁 속에서 이러한 주주이익 추세를 보여왔다는 점은 긍정적이라 생각된다.

 

이는 미창석유의 지속적인 CAPEX 감소 때문이다. 지난 1994년 울산공장 관련 유형자산 취득 과정에서 약 124억 원의 CAPEX가 발생한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왔다. 작년에는 단지 약 5억 원의 CAPEX가 발생했을 뿐이다.

 

이는 단순히 원료배합을 통해 윤활유 등 품목을 생산하면 되는 사업구조이므로 제품생산에 필요한 추가적인 생산라인이 불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무리 작은 이익이라도 발생하면 현금이 꾸준히 쌓이는 사업구조라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미창석유는 지난 8년 동안 순이익의 약 20%를 배당으로 지급해 왔다. 시장경쟁의 치열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느릿하지만 지속적으로 현금이 쌓이는 사업구조는 매력적이다. 물론 향후 성장성에 대해서 미창석유도 고심하는 바는 아니지만 합성유 관련 분야로 진출할 계획이다. 하지만 지금은 2005년을 기점으로 어떠한 이익성장추세를 보여줄 수 있을지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양동선 sebian523@viptooz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