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티이씨, 땡큐~ 캐터필라

[스몰벗빅]

진성티이씨는 굴삭기 하부 주행체에 장착되는 롤러(Roller)와 롤러의 핵심부품인 플로팅씰(Floating Seal)을 생산하는 업체다. 롤러는 열악한 작업환경에 노출되어 있는 링크가 원활히 회전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하부 주행체의 중요 정밀 부품이다. 씰은 롤러 내부에 장착되는 부품인데, 롤러보다도 더 정밀한 기술을 요한다.

 

 
롤러는 가운데를 중심축이 관통하는 쇠 바퀴(바디)라고 생각하면 된다. 단면도에서 바디 내부에 홈이 파여져 있는 부분이 있는데, 이 곳은 윤활유가 주입되는 곳이다. 씰은 이 윤활유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한 조의 씰을 구성하는 두 개의 링은 끊임없이 서로 마모되는데, 한 개의 링은 바디에 고정되는 반면, 다른 한 개의 링은 축과 결합되기 때문이다.

 

분리되어 있는 틈으로 윤활유가 새지 않도록 하는 것이 씰 제조의 핵심 기술이다. 즉, 씰 덕분에 롤러마다 윤활유를 계속 주입해줄 번거로움이 없게 되는 것이다. 또한 바디 내부에 흙먼지, 물 등이 유입될 경우 롤러의 회전운동에 문제가 생기게 되는데, 씰은 이런 현상을 방지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롤러는 중장비 한 대당 총 20개가 필요하고, 씰은 40개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롤러에 문제가 생길 경우 씰이 원인인 경우가 대부분이나, 수요자들은 비용 문제로 인해 씰만 교환하지 않고, 롤러를 통째로 교환한다. 중장비 수명을 10년으로 봤을 때, 최소 5번 이상은 교체해 주어야 한다. (작업 여건이 좋지 않을 경우 6개월 마다 교체하기도 한다.)

 

롤러 및 씰 시장의 특징은 자동차의 타이어처럼 주기적인 (사용정도에 따라 6개월에서 2년) 교체를 요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중장비 생산업체의 최초수요뿐만 아니라 A/S시장 수요가 지속적으로 뒤따른다는 점이 장점이라 할 수 있다.

 

 

경쟁현황

 

세계 롤러 제조업체 현황

세계적 롤러 제조업체는 이탈리아와 일본 회사가 시장을 양분하고 있었으나 양국 모두 인건비 등의 원가 압력으로 국내 업체에 점유율을 많이 빼앗긴 상태다. 이탈리아 업체인 MC.TRACT는 캐터필라의 100% 자회사로 캐터필라 해외 부품 생산기지로 전량을 캐터필라에 납품하고 있다. BERCO는 원가 상승으로 인한 채산성 악화로 모기업(중장비 부품 생산업체)에서 매각 대상 업체로 지정된 상태이고, ITM 역시 채산성 악화로 은행 관리 체제로 회사 운영될 만큼 상태가 좋지 않다. 일본업체인 태평양정기는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하고 있지만 자체설비가 없고, 최근 원가 상승으로 월 생산 능력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높은 기술력 보유

 

롤러와 씰은 (특히 씰) 높은 내마모성을 요구한다. 따라서 좋은 철강 공급원이 필요하고 고도의 열처리 기술이 필요하다. 진성티이씨는 독자적 합금을 제조하는 주조 기술과 가공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롤러의 핵심은 씰이라고 할 수 있는데, 중장비 전체로 놓고 보았을 때는 비중이 미미한 부품이라 대기업들은 전념할 수 없고, 따라서 대부분 업체는 씰을 외부 구매하여 롤러를 제조한다. 세계 1,2위 중장비 업체인 캐터필러와 KOMATSU는 씰도 제조하는데, 이것은 이들이 사업을 처음 시작할 무렵엔 외부 공급원이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자체 제조 했기 때문이다. 롤러와 씰 제조는 높은 기술장벽이 존재하는 분야이다. 히다치 공급은 5년, 캐터필러에 대한 공급은 3년 이상이 소요되었다. 대형 중장비업체는 검증 받지 않은 업체의 부품을 쓰지 않기 때문이다.

 

진성티이씨는 우선 가격경쟁력을 지니는데, 타사에 비해 원가가 20%~40% 차이 난다. 또한 6개월 정도의 타 업체 납기 기간에 비해 진성티이씨는 45일~3개월이면 납품이 가능하다. 이것은 원료(독자합금)-설계-제조설비의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며, 애초에 소형 설비로 시작했기 때문에 손익분기가 소량이다.

 

롤러나 씰은 국제적 통일 규격이 없기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500개 이상의 모델이 존재하고, 롤러, 씰 공급업체는 이에 맞는 다품종 소량 생산을 해야 한다. 진성티이씨는 중소기업의 특성을 살려 이러한 시스템에 잘 적응했다고 볼 수 있다. 생산설비마저 자체 제작 하기 때문에 생산라인 한 개를 2.5개월 만에 10억 원 정도의 비용을 증설할 수 있는 발 빠른 대응도 가능하다.

 

이러한 경쟁력 때문에 코마츠, 히다치는 자체 수요의 50% 가량을 진성티이씨에서 공급 받고 있으며, 캐터필러도 진성티이씨를 택하게 된 것이다. 국내의 경우 두산인프라코어(구 대우종기)에 100% 공급하고 있으며, 현대중공업, 볼보코리아에는 생산능력이 안되고 국내시장 마진이 해외시장보다 나쁘기 때문에 거절한 상태이다. (현대중공업은 INI스틸 / 볼보코리아는 대창단조에서 구매)

 

또한, 씰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원가비중이 20%에 불과하다. (롤러는 원자재비중이 70% / 롤러와 씰의 매출비는 8:2이지만, 이익기여도는 5.5:4.5이다.) 최근 주조에 모래를 사용하지 않는 로보트 자동화 시스템을 갖추었는데, 그 결과 원가가 20% 다운되었으며, 월 생산능력은 60만개로 늘었다. (20만개는 자동화 신설비에서 나머지는 기존 설비 이용) 따라서, 가격 경쟁력은 한층 더 강화되어 제품의 경쟁력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 실적은 좋지 않았으나.

 

2004년 상반기에는 ‘중국 특수’가 절정 이룬 시기로 설비 가동율과 생산성이 최고조에 달한 시기였다. 따라서, 금년 상반기에는 역기저 효과가 발생하였다. 특히, 영업이익률의 하락은 환율 하락에 따른 수출 채산성 악화(수출비중 52%에서 68%로 증가)와 비용 일부가 증가한 것이 주요 원인이었다. 환율 하락으로 인한 영업이익률 훼손 부문은 6%에 달한다.

환율 하락으로 인한 영업이익률 감소 효과

 

2005년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15억 원의 추가 비용이 증가하였다. 비용의 증가는 매출증가와 조직확대에 따른 장기적 투자 요인이 크며, 규모 확대에 대한 성장비용으로 판단된다.

 

- 시설 투자에 따른 4.2억 원의 감가상각비 증가(8년 정율)
- 6.8억 원의 인건비 및 복리후생비 증가: 신규 인력 80명 충원의 인적자원에 대한 투자
- 1.2억 원의 컨설팅 용역비 발생: 경영진단 및 성장 전략 수립(ERP 업그레이드)
- 3억 원의 지분법 평가손실: 중국 자회사(10년 정액 상각)감가상각비 측정을 본사 기준 8년 정율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발생

 

감가 상각액 및 일회성 비용의 증가는 영업이익률을 3% 훼손시키는 수치다.

 

종합하면, 진성티이씨의 상반기 영업이익률 하락은 환율 효과로 6%, 감가상각액 및 일회성 비용의증가로 인한 부문이 3%에 달한다. 그러나, 진성티이씨의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대비 4.8% 하락하는 수준에 머물러 오히려 선방한 수치라고 판단된다. 이는, 매출액 증가로 인한 고정비 인하효과, 신공법(주조에 모래를 사용하지 않는 로보트 자동화 시스템)으로 인한 생산성 향상, 제품 가격의 인상으로 수익성의 호조세는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경영진의 대응전략

 

1.협력 업체 관리

 

진성티이씨는 현재 생산량이 수요량에 못 미치는 실정이다. 증가하는 수요량에 생산량이 따라 가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협력업체(POSCO에서 원재료 구입 후 가공 업체)가 중소 업체로 산발해 있어 적기에 납품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영진은 협력업체를 컨서시엄 형태로 묶어 예전의 원재료 구입과 개발, 생산공정을 진성티이씨가 직접 관리하던 체제에서 협력업체 스스로가 원재료 구입 및 생산 공정을 직접 처리하는 ‘구매혁신 PROJECT’를 실시함으로써 원자재 구매 효율화에 나설 계획이다.

 

2.씰 신공정을 통한 원가 절감

 

진성티이씨는 지난 해 증설을 끝낸 원심주조방식(주조에 모래를 사용하지 않는 로보트 자동화 시스템)설비로 월 20만대를 생산할 계획이었으나, 설비 변경 시에는 납품 업체에 승인을 받아야 되는 절차 때문에 월 10만대 정도 생산에 머물렀다. 이러한 승인 절차가 마무리 되면 생산량 증대에 의한 원가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상반기에 씰 마진이 상대적으로 안 좋았는데, 그 이유는 씰의 주원료인 몰리브덴 가격이 1년 동안 무려 10배 이상 상승했기 때문이다. 진성티이씨는 몰리브덴을 텅스텐(대체제로 몰리브덴 가격이 낮을 때는 몰리브덴 사용)으로 교체 함으로써 씰 원가율 5% 감소 효과가 있다.

 

3.조직관리

 

진성티이씨는 2001년 이후 연평균 45%의 높은 성장세를 유지 중에 있다. 현재는 폭발적 성장에 맞는 시스템을 정비하는 과정 중에 있다. 신규 인력을 대거 영입하였고, ERP 시스템의 성능 향상과 구매 정보시스템을 구축하여 철저한 원가관리에 나설 예정이다. 그 동안 고정비로 묶여 있었던 임금 체계를 연봉제, 성과제로 전화하면서 인건비를 변동비로 개선할 계획이다.

 

신규 인력 영입과 시스템 안정화 작업 초기에 생산성이 하락하였으나 지속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하반기에는 정상 수익성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4.캐터필라 효과

 

진성티이씨는 지난 해 4월에 세계 최대 건설중장비 회사인 CAT에 아이들러(Idler, 하부 주행체 머리 부문)와 롤러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상반기 기준 캐터필라 향 매출은 90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2004년 100억(OEM용만)의 매출 증가가 있었고, 2005년에는 200억(예상 매출액 대비 20%, 전액 원화베이스) 가량의 매출증가가 예상된다.

 

올 12월에는 캐터필라와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하여 안정적인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 더욱이 제품 이용에 따라 2006년 이후 AFTER-MARKET 수요까지 발생하는 것을 감안한다면 케터필러 효과가 진성티이씨 성장에 핵심이 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리스크 요인 분석

 

중국 건설 경기의 악화

 

진성티이씨의 매출비중의 23%를 차지하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의 대 중국 수출비중은 70%이상이다. 또한, 진성티이씨는 진성산업(연대)유한공사(2003년 설립,26억 투자, 2005년부터 Roller 1개 라인가동)를 100%지배하고 있다. 대 중국 매출 의존가가 크게 감소(33%-19%)하였지만 여전히 작지 않은 수량이다.

 

장기적으로는 건설 경기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국 정부의 긴축 정책 기조가 확실하여 건설 경기의 침체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럴 경우 두산인프라코어의 매출 감소로 인한 생산량 감소, 중국법인의 적자 지속으로 지분법 평가 손실을 입을 수 있다.

 

지속적인 설비투자

 

2002년 이후 중국 현지법인과 씰 신공장 증설로 매년 60억 이상씩 설비투자가 투자 되었고 2005년에는 씰 공장 증설과 캐터필라 전용라인(2개) 증설로 37억 원의 자본지출이 예상된다. 2006년에는 매출 증대로 물류 기지 확충이 시급하여 평택 근처에 물류기지를 설비할 계획에 있어 추가적인 자본지출이 예상된다.

 

김세훈(acc1@hanafos.com)